작가회의 통신 - 자유실천(민중연대/반전평화)위원회
▶ 고 김선일 씨 추모제 및 파병반대 범국민 촛불집회에 함께 해야 합니다.
꽃으로도 아이를 때리지 마라 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한 청년의 목숨이 아무런 까닭없이 베어지는 것을
넋을 잃고 기다려야 했습니다.
또 다른 목숨들이 헛되이 스러져 가는 것을, 갈 수 있는 일을
우리는 묵과할 수 없습니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은 명백한 침략전쟁이고,
한국군의 파병은 이런 수많은 생명학살에 동조하는
전범행위에 다름없습니다.
막아야 합니다.
가능한 최대한의 목소리를 끄집어내어 외쳐야 합니다.
가능한 최대한의 혼을 갈아 단 몇 줄의 항의글이라도 써야 합니다.
이에 간곡한 연대 행동을 호소합니다.
작가들의 혼을 부정하고, 참여문인들의 생명을 거세하는 일에 다름없는
이 야만의 전쟁놀음, 파병놀음을 막아야 합니다.
고 김선일 씨 사망 이후 전국민적인 애도의 물결과 반전평화를 바라는 공동행동들이 조직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민족문학작가회의 자유실천(반전평화)위원회는 아래의 규탄 성명을 긴급히 발표하고, 파병철회와 부당한 전쟁에 반대하는 전국민적 행동에 적극적으로, 지속적으로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회원 여러분들의 동참을 바랍니다.
- [실천] 먼저 작가회의는 오는 6월 27일(토) 7시 서울 광화문에서 열리는 <고 김선일 씨 추모제 및 파병반대 촛불집회>에 회원 여러분들과 함께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함께 해 주시길 바랍니다.
1. 당일 일정
26일(토) 14:00 / 작가회의 사무실 집결, 피켓 제작 등(이때 여러분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26일(토) 18:30 / 광화문 코리아나호텔 옆 동아면세점 앞(정자가 하나 있습니다.)
뒷풀이 / 21:00 세종문화회관 뒤편 분수대 앞에서 모여 이동합니다.(회비 1만원 지참요)
이라크전과 관련된 반전평화 관련 시를 보내 주십시오. 이후 시낭송회 밤과 시화 전시에 쓰이도록 하겠습니다.
시낭송회 밤은 다음 주 금요일(7월 2일) 광화문 앞 촛불시위 장소에서 작가회의가 주최해서 하는 것으로 반전평화 국민행동과 협의키로 했습니다. 느티나무 까페 등도 얘기되었지만 평범한 시민들이 촛불을 지키는 곳에서 함께 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들이었습니다. 더불어 평일에는 참여자들이 많지 않아 촛불의 힘이 작게 보일 수 있다는
생각에 힘을 보태자는 뜻들이었습니다.
이때 올해 광주 5.18 행사 시 광주전남작가회의가 했던 벽시를 본딴 거리 시화전을 하자 했고, 액자형 시화 역시 지하철노조 등과 연대하여 광화문 주변 전철역에 전시할 수 있는 방도를 찾자 했습니다.
- [촌철살인! 작가 한 마디]
파병에 반대하는 짧은 한 두 마디 상징적인 항의 및 규탄의 글들을 보내 주십시오. 당일 참여하신 분들의 한 마디들과 묶어 언론에 배포할 예정입니다.
- [좀더 여유있게 참가하시려면?]
26일 광화문에 일찍 나오셔서 오후 세 시 일민 미술관 5층에서 상영되는 팔레스타인 인권 영화를 보시면 어떨까요. 영화를 보고 교보문고에 들러 책 구경하고, 그리고 집회에 참석한다면 뜻 깊은 주말이 될 듯 합니다. 배우면서 싸우자!
- [기타 준비 사항]
그 날부터 장마랍니다. 분위기가 더욱 비장하겠죠. 우비나 우산 준비 필수. 그리고 추모의 뜻으로 검은 리본 착용하시기 바랍니다.
▶ 작가회의 성명서
이라크 파병을 철회하라
-전쟁도 테러도 우리는 싫다
이라크 추가 파병을 확정하여, 정부는 마침내 국가를 명분 없는 전쟁에 휘말려들게 하고 말았다. 이라크 저항 세력에 납치된 김선일 씨는 정부의 실책으로 인한 피해자이다. 그리고 이는 또 한 번의 사례일 뿐이요, 앞으로도 얼마든지 되풀이될 수 있다. 9.11 사태나 스페인 열차 폭파 사건이 우리나라에서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일방적으로 이런 테러를 비난할 입장이 못된다. 점령군 미군에 힘을 실어줌으로써 그 반동으로 이라크 내 과격 집단들을 강화한 죄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나라가 ꡐ실전 경험ꡑ을 위해 다른 나라에 군대를 파견할 정도로 호전적이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호전성은 반드시 대가를 치른다. 내부적으로 전쟁 태세에 돌입하여 국민의 삶을 옥죄고 경직시키며, 동시에 외부적으로 보복과 테러에 노출시킨다. 대한민국 국민들만 위태로워진 게 아니다.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해결이 차단되고 목숨 건 투쟁의 외길로 내몰린 이라크인들도 피해자다. 대한민국 정부는 국민과 이라크인 양자의 생존권과 평화 추구권을 침해하였다.
종전 선언 이후 일 년이 넘었건만 이라크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이라크에 파병된 한국군이 부딪칠 문제는 평화 유지나 재건이 아니라 바로 전쟁이다. 미군이 어느 쪽도 하지 못했던 이유는 군대가 부족해서가 아니었다. 아브 그레이브 감옥 고문 사건과 팔루자 학살에서 드러났듯이, 미군 자체가 평화의 가장 큰 위협이다. 미국은 석유 자원과 중동의 주도권 확보를 위해 군사력으로 이라크를 강압함으로써, 이라크 민중의 결사 항전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들이 이름만 다목적군으로 바꾼 점령군으로 이라크에 남아있는 한, 한국군 파병은 또 다른 침략일 뿐이다. 더구나 이라크를 위한다면서 장차 이라크인들과 내전까지 우려되는 쿠르드에 군대를 파견한다는 것은 끔찍한 모순이다. 실권 없는 이라크 임시 정부 수립이나, 미국 독주의 사후 승인 기관으로 전락한 유엔의 결의는 면죄부? ?될 수 없다.
미국 대통령 부시가 한국군 파병이 ꡐ역사적 결단ꡑ이라고 부추긴 적이 있는데, 우리는 그 역사적 의미를 실로 깨달아야 한다. 우리는 서구 대 아랍권의 대결이라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전쟁의, 미 패권주의와 극단적 아랍주의가 충돌하는 극악한 국면에 연루되었다. 미국이 발을 빼지 못하듯이 이미 한국도 아랍권의 원망을 피할 길이 없을 것이다. 아랍 세계 전체를 적으로 만드는 것이 세계화인가. 자국 안에서조차 지지를 잃고 있는 부시 보수 정권을 추종하는 것이 국익인가. 미국의 군사주의가 전 세계적 고립을 자초하였건만, 그들과 동맹하여 하물며 북한 핵 문제를 어떻게 평화롭게 해결하겠다는 말인가.
이라크 사태가 증명하는 것은, 이 지구상의 어떤 전쟁도 국지적 분란이 아니라 모든 국가와 인류 전체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전쟁 범죄라는 뼈아픈 진실이다. 우리는 이 시대 인류의 물신 체제가 연속적으로 만들어내 왔고, 앞으로도 만들어낼 이 전쟁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한국 정부가 이제 해야될 일은 추가 파병이 아니라 이미 파병된 의료. 공병대의 신속한 철수, 이라크인들과 대한민국 국민들에 대한 사과이다. 그리고 우리 사회는 국가 이기주의를 떨쳐버리고, 세계 평화를 구축함으로써 궁극적인 안보를 달성하는 현명한 방식을 찾아나가야 한다.
- 정부는 김선일 씨의 석방을 위해 최선을 다하라)
- 정부는 이라크 추가 파병을 철회하고, 이미 파병한 의료.공병대를 하루 빨리 철수시키라.
- 정부는 이라크인들과 대한민국 국민들의 생존권와 평화 추구권 침해를 사과하라.
- 미국은 군대를 이라크에서 철수시키고, 전쟁을 일으킨 대가로 이라크 전후 복구 비용을 부담하라.
- 국제 사회는 이라크 사회를 재건하기 위한 비간섭적이면서도 적극적인 노력을 다하라.
- 국내외의 모든 개인들에게 이라크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 구호 활동을 촉구한다.
- 국적과 인종을 넘어선 평화 연대 운동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촉구한다.
2004년 6월 23일 민족문학작가회의 자유실천(반전평화)위원회
▶ 파병 철회 운동 이렇게 합시다
김선일 씨 납치, 살해 사건으로 어제부터 서울 광화문에서 대규모 촛불 집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파병 반대 집회는 이 사건 이전에도 지속적으로 있었고, 정부가 파병을 철회할 때까지, 혹은 파병 이후에도 계속될 것입니다. 이것도 장기전입니다. 국민들의 분노와 흥분이 사그라든 뒤에도, 작가회의는 반대 운동의 현장에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작가만이 할 수 있고 해야만 하는 이야기가 뭔지 고민해야겠죠.
- 파병 반대 국민 행동의 반대 집회에 개인으로서, 또 작가로서 꾸준히 참가하고 보고문이나 소감문을 게시판에 올립시다.
- 어제까지는 파병 반대 여론이 높다가 오늘은 이럴수록 이라크에 전투병을 파병해서 본때를 보여줘야 한다는 말까지 나온다니까요. 협소한 민족주의를 경계합시다. 미선이, 효순이 사건 때문에는 광화문을 가득 채웠던 인파가 그동안 파병 반대 운동에는 얼마나 무관심했습니까? 작가회의 성명서에서 지적했듯이, 이라크인들도 피해자입니다. 반이라크, 반아랍 감정은 위험합니다. 김선일 씨의 희생이 진정 평화의 고귀한 거름이 될 수 있도록, 회원들이 올바른 여론 형성을 위해 최선을 다합시다.
- 이후 작가회의가 지속적으로 반전평화를 위해 해야 될 일, 할 수 있는 일 등을 말씀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