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TC 지원율 하락… 초급간부들의 군 생활 만족도가 원인?”
ROTC 생활에 비해 임관 후 생활, 기대와 달라…
날이 갈수록 추락하는 ROTC 지원율, ROTC 후보생들과 ROTC 출신 초급 장교들의 군 생활 만족도 역시 낮았다.
지난 7일 간 A대학교 ROTC의 60기부터 62기까지의 중위, 소위, 후보생 등 5명을 인터뷰했다. 대부분의 후보생들과 초급간부들은 하나같이 ROTC 생활과 군 생활 만족도가 낮은 이유를 ‘간부들의 처우 개선’이고 이 때문에 ROTC 지원율이 낮아지고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A대학 ROTC 60기 출신 중위인 김모씨(60기)와 나모씨(60기)는 “벽에 곰팡이가 가득하고 벌레가 기어 다니는 숙소를 지원받고 있으며, 일반 병사들보다 긴 복무와 더 높은 계급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르바이트하는 것보다 부족한 봉급에 고통받고 있다.”라고 전했다.
ROTC는 1,2학년에 ROTC 지원 과정과 기초군사훈련을 받는다. 3학년부터 후보생 신분으로 전환되어 교내 군사학 수업을 이수하고 3,4학년 여름방학을 통해 전투 지휘자 훈련을 받게 된다. 그 이후 초급간부로 임관하여 군생활을 시작한다. 대부분의 ROTC 지원자들은 리더십 함양, 자신감 배양, 애국심과 명예 등을 기대하면서 ROTC에 지원을 한다. ROTC 생활에 대한 만족도는 높았다. 좋은 동기와 자부심 등이 ROTC 생활에 대한 만족을 가져다준 것이다.
초급간부에게 제공되는 곰팡이, 물이 센 흔적 등이 있는 열악한 숙소 내부
하지만 대부분의 후보생들과 초급간부들은 ROTC 생활 자체는 만족하나, 임관 이후 불합리한 것들이 많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ROTC 활동을 마친 뒤 임관을 하면서 시작된 초급간부의 생활은 기대와 현실이 달랐다고 했다. 초급간부에 대한 처우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상당수의 ROTC 후보생들과 ROTC 출신 간부들도 많이 공감하는 바였다. 최모씨(4학년 사관후보생)는 이에 공감하며, “군인은 사명감을 갖고 하는 직업이긴 하지만 최소한의 인간다움을 보장해 줘야 사명감을 잃지 않고 국가를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병사들의 처우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데, 간부들의 처우는 몇 년째 그대로이고 오히려 더 안 좋아지는 것을 보면서 후배들에게 ROTC를 지원하라고 말을 못 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ROTC 지원율이 하락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최근 빠르게 인상하고 있는 사병 급여와, 여건 및 처우개선에 대한 관심과 논의에 상반되는 초급 간부의 열악한 현실을 사람들이 주목하지 않는 것이 요인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으며, 낙후된 관사 제공, 훈련 시 식비 공제 후 월급 제공 등 초급간부의 여건이 좋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병사들의 처우만 계속 개선하려고 하니 장교 지원율이 떨어지는 것 같다고 답했다.
초급간부들은 초급 간부의 처우개선 문제는 물론 군 조직 생활에 대한 불만도 표출했다. 그들은 “꿈꿨던 군 생활은, 좋은 환경에서 좋은 사람들과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함께 달려나가는 팀워크를 기대했는데, 현실은 개인적, 이기적이고 실속 없는 업무의 연속이었다.”, “희생하고 헌신해야 하는 것이 당연시되는 조직, 사회적 분위기와 고생한 것에 비해 적게 느껴지는 급여, 처우, 사회적 인식이 불만족스럽다.” 라며 군 생활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이에 따른, 초급 간부로 임관한 ROTC와 ROTC 후보생들의 불안감 정도는 높은 편에 속했다.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군의 위치와 지위가 점점 약해진다는 이유였다. 나모씨는 “군의 중추가 되는 초급간부의 지원율이 하락하고 중도 이탈자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점차 야전으로 배출되는 신임 간부는 급격히 줄어들 것이고, 이는 국방 안보 문제에 치명적일 것”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ROTC 지원율을 높이기 위해, 생활적인 면에서 “봉급, 주거환경, 휴가 여건 보장 등 초급 간부에 대한 확실한 처우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라고 말했으며, 금전적인 면에서는 “단기복무 장려금 인상, 군장학생 단기복무장려금 중복 수혜, 당직근무비 인상 등의 변화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교육적인 면에서는 "공수기본훈련 등 사관학교 생도들이 받는 다양한 군사교육 기획의 확대가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이제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 병사들의 처우 개선만 중심을 두는 것이 맞는지 고민해 봐야 할 때이다.
첫댓글 사진출처: A대학 ROTC 출신 김모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