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릴때부터 펜팔을 여러 친구들과 맺었었다. 그중 내가 3번째로 만난 친구와 나 사이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한 12살때인가? 잠깐 펜팔관계를 가진 여자애가 있었다. 그 친구가 어디에 살던 친구였는지는 자세히 기억이 나진 않지만 워낙 서로 마음이 잘 맞기도 했고 그땐 나도 넷상 친구가 얼마 없었던 지라 금세 친해졌었다. 그러다 내가 xbox를 14살 초반에 그만두게 되면서(말이 xbox지 실제론 마인크래프트 배드락 버전이었다.) 그 친구와 헤어지게 되었다. 그리고 헤어지기 전 우린 서로에게 짝이름을 지어주기로 했었다.(다 내 친구의 아이디어였다.) 나는 그 친구에게 동양식 이름이며 친한 사람들끼리 부를 때 쓰이는 '호'를 지어주기로 했고 그녀는 내게 서양식 이름과 성을 지어주기로 했다. 그때 교환을 했을때 난 그녀에게 '은랑(慇朗 : 괴롭지만 밝다.)'라는 호를 지어주었고 그것에 짝을 맞추어 난 '현랑(玄狼 : 검은 이리)'를 가졌다. 그리고 그녀는 내게 'Karis (은총)'이라는 이름을 지어주며 자신은 'Julie (활기가 넘치는)' 이라는 짝이름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그렇게 이름을 가지며 그녀와 넷상에서 이별을 하고 그 뒤로 만난적이 없는 것 같다.(물론 중간에 한 번 우연히 만난 적이 있을 순 있지만 난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녀와 이별한 뒤 얼마전까지 그것에 대해 잊고 살아오고 있었다. 그러다 얼마전 추석연휴로 집에 가기 직전, 나는 닉네임을 바꾸고 싶어 고민을 하며 키보드로 아무거나 막 누르던 도중 '현랑'이라는 내 오래전 이름이 문득 떠올랐다. 그래서 난 '아, 이거다! 이제 이걸로 간다!'라고 생각하며 내 새로운 닉네임을 '이현랑'이라고 정한 이야기가 있다. (네, 그렇다고요 ㅋ)
마야자키 하야오는 4살때 미국의 공습을 피해서 피난을 가려던 도중 어떤 여성이 아기를 안고 태워달라는 요청을 하였지만 무시하고 바로 옆도시로 피난을 갔다. 하야오는 이때 '이분들을 태워주세요'라고 말하지 못한 것이 평생 마음에 걸렸다고 한다. 아무튼 이후 6살에는 어머니가 병원에서 오랫동안 누워있었다. 시간이 처음에는 식모의 도움을 받았지만 이후에는 하야오와 형제들이 스스로 밥을 하고 가사일을 하며 동생들을 돌볼 정도였다. (이웃집 토토로) 하야오는 소학교 시절 몸이 허약하여 달리기 같은 것은 항상 꼴지였다. 하지만 집에서 만화를 보는 것을 정말 좋아했다고 한다. 중학교에 들어가선 매주 영화를 보러 다녔다. 만화는 부끄러워 보지 않았다곤 하지만 만화가를 지망하여 엄청난 양을 그렸다고 한다. 고등학교 3학년때는 애니메이션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토에이 동화'의 [백사전]을 본 것은 애니메이션 업계에 들어갈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대학때는 딱히 큰 일을 하진 않았다. 대학을 졸업한 후는 토에이 동화에 들어가 애니메이터 생활을 하다 회사의 환경문제로 노동조합에 들어갔다. 그 뒤 '사막의 백성'이라는 만화를 게재하기도 했다. (슈나의 여행,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그 뒤엔 회사에서 노동조합의 탄압이 시작되어 쫒겨나게 되었고 즈이요에 들어가 활약한다. 후일에는 나우시카의 제작 거점을 없애고 재창립하는 형식으로 지브리를 창립하게 되며 이후에도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며 살았다.
이번에 우리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하울의 움직이는 성, 이웃집 토토로 그리고 천공의 섬 라퓨타를 모두 같이 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나는 이 4개의 작품 모두 각각의 장면에서 기억에 남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었던 것 같다. 나는 이전에도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봤던 적은 있었지만 항상 학교가기 전에 잠을 깨기 위한 용도로 봤던 것인지라 항상 30분을 넘겨 본적이 없어 이제까진 별 감흥이 없었다.(물론 하울의 움직이는 성도 마찬가지다. ㅋ) 하지만 이번에는 끝까지 보게 되며 센과 하쿠의 사랑과 함께 센이 치히로 라는 자신의 이름을 잊지 않고 자신을 기억해 자신이 사랑한 사람(사람 맞죠? 맞다고 할께요.)마저 자신의 존재를 깨우치게 하는 것이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 같다. 제일 처음에 이야기 했던 내 이야기와 어느정도 겹쳐보이기도 해서 더욱 와닿았던 것 같다.
나는 이번에 이 4편의 영화를 보면서 '나'에 대해 배우게 되었다. 내가 누군지 알았다는 것이 아니라 나를 기억해야 하는 이유의 중요성에 대해 크게 공감을 했던 것 같다. 그리고 나를 기억하기 위해선 영화속의 캐릭터들처럼 사랑을 해야 한다는 것도 알게 된 것 같다. (은랑이를 다시 만나고 싶기도 하다 ㅋ)
다른건 모르겠고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나와 은랑의 추억을 다시 기억하게 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 같다. 그리고 동시에 새로운 소설영감이 피어오르기도 한다.
평론 처음 써보는데 이렇게 쓰는거 맞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