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소설!
바람이 세차게 불고 몸을 움츠릴만큼 날이 찹니다.
사랑어린 김장 시작의 날을 하늘이 아시는 듯 하네요.
아침산책길에 두꺼운 옷을 입은 동무들이 종종 걸음으로 걷다가 점점 얼굴도 몸도 환하게 펴집니다.
몸을 많이 움직이는 것이 추운날과 동행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란 것을 늘 걸으면서 터득하네요.
오늘부터 울산에서 온 이든이가 한주동안 배움터에서 살게되었습니다.
초등 3학년이며 엄마와 둘이서 좋은 시간을 보내게 되었네요.
아침 열기를 마치고 말씀과 밥의 집에 모여 마음모으고 푸른솔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무우와 대파를 뽑고 옮기는 사람들, 배추를 자르고 옮기는 사람들, 김장한 것을 담을 콘테이너 박스를 씻는 사람들, 갓을 캐는 사람들, 마늘과 멸치등을 까고 준비할 사람들 등으로 역할을 나누어 시작합니다.
여울이 엄마, 이든이 엄마, 태율맘, 고슴도치, 재민엄마, 푸른솔, 재민파, 오하이네 가족, 이장로님등 밥상 식구들과 함께 하는 고마운 분들 덕분에 일이 훨씬 즐겁고 수월함을 느낍니다.
관율이도 앞치마 차려입고 출동 준비를 합니다.
안동에서 아영이와 아영엄마도 일손을 보태고 아이짱도 엄마 옆에서 손을 보탭니다.
세살 아이들부터 일흔 넘은 할머니까지 모두의 손들이 보태고 보태지는 멋진 시간들이지요.
이렇게 버무려진 김치이니 그 맛이 어떠하겠습니까?
함께 어울려 사는 연습을 이렇게 합니다.
앵무산을 오를때는 언님들이 동생들의 가방을 들어주고 운동장에서 축구를 할 때도 나이에 상관없이 어울려 노는데
일을 할 때도 나이와 상관없이 이렇게 도와가며 일을 할 줄 안답니다.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살다보니 이렇게 힘을 맞대어 일을 할 수 있음을 몸을 배우는 것이겠지요.
갓은 따로 사지않고 배움터 곳곳에 야생으로 자란 것을 채취해서 쓴답니다.
알이 찬 배추를 찾아내어 뽑기 시작합니다.
뽑은 배추는 진잎을 떼어내고 차곡차곡 쟁겨서 옮깁니다.
진잎들은 모두 닭 모이로 쓰기위해 깨끗이 챙겨서 나무 아래에 쟁겨두구요.
우리 7학년 아낙들은 찬물로 콘티를 씻어서 엎어두고 말리는 작업을 합니다.
콘티를 씻고 말리는 동안 밭에서는 무우와 배추가 도착하기 시작하네요.
내일 절이기 위해 날이 차니 잘 덮어두었습니다.
초등 막내들은 대파뽑기 일꾼들로 하나씩 뽑아내며 재미있어 합니다.
뽑은 대파를 말씀과 밥의 집으로 옮기는 과정까지가 그들의 임무였는데 잘 수행하여 합격!
이렇게 안과 밖으로 몸과 마음을 모아 1차 김장준비는 마무리 하였습니다.
내일은 배추 절이는 과정과 양념 만들기 위한 대장정이 펼쳐집니다.
이렇게 사랑어린 아이들은 오전 작업을 마무리 하고 오후에는 수업을 이어갔습니다.
몽피선생님, 연극선생님 오셔서 미술과 연극 연습의 시간이 이어졌구요.
마을인생학교 동무들은 생명의 정원을 읽는 시간을 가졌네요.
이렇게 한숨을 돌리고 다시 밭일을 시작합니다.
한옥현 선생님 오시어 마늘밭 풀매기와 겨 덮어주기를 하고 마침 오신 한돌, 김용우 선생님과 함께 새참 시간을 즐겁게 가졌지요.
한해를 갈무리 하는 일들 중 밭일도 거의 마무리 단계에 들어선 듯 합니다.
선생님 말씀 중에 자주 이제 당신의 할 일은 다했다 하시니 더욱 그런 느낌을 받게 됩니다.
내가 할 일은 다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참 지혜로운 사람인 듯 하네요.
그만큼 최선을 다했다 하는 마음이 느껴집니다.
요즘 감기로 고생하는 벗들이 많이 있습니다.
모두 애쓰신 하루...
잘 쉬시다 내일 만나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