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크로아티아 김경근 문정미 선교사입니다.
어느덧 봄이 왔나 봅니다. 이곳에서도 아침마다 시끄러운 새 소리와 함께, 따뜻하고 상쾌한 봄 바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지난 2월에 비자를 갱신한 이후, 저희들은 여전히 바쁘고 분주하게 그리고 한편으로는 좀 더 안정적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새롭게 시작된 두 번째 학기의 언어수업도 잘 진행되어 가고 있으며, 저는 오전에, 저의 아내 문정미 선교사는 오후 시간에 반 편성이 되어 학습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2010년 1월부터 현지 학교로 옮긴 상태이며, 아직까지 언어를 알아듣지 못해 그냥 학교를 다니기만 하는 정도이지만, 그래도 잘 적응하고 즐겁게 학교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원하기는 아이들의 모든 교육조건과 계획이 잘 이뤄져 학습 조건에 어려움이 없길 기도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이곳에서 언어학습과 더불어 사역에 대해 조금씩 눈을 뜨고, 또 돌리고 있습니다.
언어학습을 중심으로 집중 투자해야 하는 상황임을 잘 알지만, 이곳 환경이 그리 여유롭게 저희들을 움직이게 하지 못하므로, 가능한 서둘러, 하지만 조급함 없이 사역을 위한 소스와 정착을 위한 준비를 하려고 합니다.
이 나라는 제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비자 획득이 어렵고, 또 생활 환경이 만만하지 않습니다.
또 개신교 선교사로서의 입지는 이 나라에서 그리 견고(堅固)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종교 비자나 기타 다른 비자(학생 등)는 이곳에 안정적인 정착에 그리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또 현지교회와 연계하여 협력하는 에큐메니칼 선교도 아직까지 별 재미를 못 보고 있으며, 아무래도 긴 시간이 필요하리라 봅니다. 이들도 나를 알고, 나도 이들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 문제를 위해서 기도하고 있습니다.
먼저 알려드리는 것은, 급한 선교의 결실을 기대하지 말아 달라는 것입니다.
이 말은 제가 이곳에서 나태하게 지내겠다는 말이 아닙니다. 이곳은 유럽입니다. 그렇기에 유럽의 특유한 사고 방식과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룰(rule)이 있다는 말이지요.
그리고 적은 물질로 무엇인가를 생색(生色)내고, 할 수 있는 가난한 지역의 선교지도 아닙니다.
먹고 사는 문제를 넘어, 이곳은 진실한 신앙과 거짓된 신앙이 만나 싸우는 영적 전쟁터이기에 더욱 더 쉽지 않은 선교지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시간이 필요하고, 지혜가 필요하고, 강한 영적인 능력이 필요한 곳입니다. 인내하며 기도하여 주시고 중보 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현재 제가 적응하면서 진행하고 있는 사역의 방향은 이곳에 장기적이고 구체적이면서 동시에 영적일 뿐만 아니라 물적으로도 도움을 주는 쪽입니다. 동시에 계속 이 나라 현지 교회 및 현지인들과 관계를 가지며 협력하는 선교 방법들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현지 교회와의 관계와 협력도 현재 관점에서 본다면 저의 선교 사역의 꼭 주(主)가 되어야 할 필요는 없다고 사료됩니다. 아마 장기적인 관점에서 진행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왜냐면 아직 이 나라 교회는 거대한 가톨릭의 아래에서 모든 일을 스스로 헤쳐나갈 수 있는 강한 교회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교회만을 바라보고 정착과 사역, 그리고 관계를 지속한다는 것은 언제 끊길 지 모르는 가는 줄에 목을 메는 것과 같을 수 밖에 없다는 판단에서입니다.
또 이 나라 교회도 아직까지 한국인 선교사인 저에게 관심을 많이 없는 것 같이 보입니다. 이 말은 나름대로 처신을 할 수 있는 다른 선교 협력 루터가 있다는 말이기도 합니다.(유럽이나 미주)
그러므로 이 나라 교회를 돕고, 이 민족을 온전한 신앙으로 섬기기 위해서는 객관적이고 주체적인 사역을 통해 안정적인 정착을 이루고, 이를 통해서 동등하고 준비된 상태에서 이 나라 교회와 현지인들을 섬기는 것이 더욱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합니다. 물론 시간은 더욱 걸리겠지만 말이지요.
이러한 고민과 기도 아래 제가 생각하고 준비하는 사역 방향은 비즈니스를 중심으로 하는 선교 방향입니다.
물론 전 목사지 비즈니스맨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 나라 청년실업은 가히 우려를 낳을 정도로 높은 편이며 또 젊은이들의 대다수가 직업이 없이 놀고 있는 실정입니다. 또 정부나 기타 기업체가 이 고용창출을 할 수 있는 모체가 안 된다는데 있습니다. 그게 안타까운 실정이지요.
또 이곳은 마냥 물질을 쏟아 부을 수 있는 그런 저비용의 선교지가 아닙니다. 교회를 하나 지으려고 해도 한국보다 1.5 배의 비용이 더 들 것입니다. 또 만약 그렇게 하려고 든다면 천문학적인 선교 비용을 투자해도 만족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나라에도 도움이 되고 또 선교사역도 자체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하는 비즈니스 선교가 이 나라에 좋은 모범이 될 수 있으리라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미 몇 해전, 태국 파타야에서 열린 로잔 회의에서, 크로아티아에서 온 형제들이 ‘선교사보다 직업을 창출해 줄 수 있는 전문 사역자’ 를 요청한 것도 제가 계획하는 사역과 무관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그러므로 그런 분야를 공부하고 또 이곳에서 그런 뜻을 가진 자들과 동역하며, 일을 만들어 갈 계획에 있습니다. 이 분야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일반 비즈니스도 될 것이고, 또 스포츠를 중심으로 한 사역도 포함합니다. 이미 두 가지 방향에서 시작을 한 상태입니다.
이곳은 아직 한국에 알려지지 않은 숨겨진 진주와도 같은 곳이기에 사역의 요소들을 찾아보면 무궁무진하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단지 아직까지 그 길을 열어 줄 수 있는 비자환경이나 연결 통로가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이지, 만약 그 문이 열리기 시작한다면 더 많은 한국교회 또는 한국과의 교류를 통해서 복음사역이 이런 이차적 교량들을 통해 쏟아져 들어올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만약 그런 일들이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나더라도, 한국사회의 잘못된 병폐들이 복음과 함께 이곳에 유입되는 것을 막고, 자체 정화를 할 수 있는 역량 강화를 시키기 위해서, 이곳 현지 한인교회의 육성과 성장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는 이곳에 있는 ‘자그레브 한인교회’는 신생된 작은 공동체지만, 이 교회를 통해서 이 한인사회의 구심점을 확립하고 또 신앙공동체가 주는 신앙적, 도덕적 영향력을 통해서 이 나라 한인사회를 정화할 수 있는 장소가 되길 소망하고 있습니다. 또 한인교회는 이 나라에서 선교사 한 개인과 이 나라 교회와의 관계가 아닌, 한국교회와 현지교회라는 동등한 입장에서 이 나라를 섬기고 또 후원할 수 있는 그런 교량역할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므로 저 또한 이런 일을 실행에 옮길 계획이며 현재, 자그레브 한인교회를 통해서 올해부터 매달 700쿠나 정도(100유로) 가량의 선교헌금이 현지에 지출하려고 하는 것도 그런 목적에 의해서입니다. 현재는 적은 금액이지만 이 교회가 성장함에 따라 더 많은 부분을 후원할 수 있도록 기도하여 주시고 관심 가져 주십시오.
더 자세한 내용과 저희들의 근황에 대해서는 저희 사이트에 방문하여 주시길 바라고, 하나님의 은혜가 저희와 여러분 모두에게 있으시길 기도합니다.
살롬.
“이스라엘 족속아 진흙이 토기장이의 손에 있음 같이 너희가 내 손에 있느니라”(렘18:5)
2010년 3월 31일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김경근 문정미 선교사 올림
첫댓글 김선교사님, 선교서신을 감사하게 받았습니다. 선교 또한 관계하는 일인것 같습니다. 그 지역사람들과의 관계, 그 속에서 그들을 하나님과의 관계에 연결시키고 그와중에 선교사님 가정이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를 늘 점검하고, 주안에서 많은 영혼들과의 관계 범위를 넓혀가고... 당연히 시간이 걸리는 일입니다. 비지니스사역의 비전이 멋집니다. 그런 꿈을 주시고 이루시는 분도 주님이시니 주님만 보고 나아가십시요. 올 여름 동유럽선교사 수련회가 쟈그레브에서 열린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뵐수 있게되어 기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