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일상화 된 마스크, 숨 못 쉬는 우리 피부
피부 습도 높아지고 화장품에 마찰, 여드름·뾰루지·모낭염 등 환자 늘어
춘천 소재 H대학교에 재학 중인 김모(22)씨는 대면수업을 하랴, 사무실에서 근로장학생으로 일하랴 잠시도 마스크를 벗을 수가 없다. 어느 때부터인가, 마스크가 직접 닿는 피부가 가렵기도 하고, 마스크 끈에 쓸린 귓등이 쓰라리기도 하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되면서 김씨처럼 피부에 탈이 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춘천 아름다운피부과 원태혁 전문의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이후 ”마스크 때문에 피부가 상했다“며 진료실을 찾는 환자들이 늘었다. 이들은 입이나 턱 부위에 여드름, 뾰루지가 나거나 안면홍조, 모낭염, 각질 등의 피부질환이 생겨 이를 치료하러 병원을 찾는다는 것이다.
원 전문의는 “마스크와의 지속적인 접촉으로 피부가 습도가 높은 상태가 되고 1회용 마스크 속 폴리에스터, 폴리에틸렌 등 합성섬유나 접착제 등이 민감한 피부에 알레르기성 접촉성 피부염이나 트러블을 일으키게 된다”며 ‘마스크 피부질환’의 원인을 설명했다.
마스크를 착용하면 외부 공기가 안으로 잘 들어가지 못해 피부 내부의 온도와 습도가 높아진다. 이 때 높은 온도는 피지분비량을 증가시켜 여드름을 유발하고 높은 습도는 다른 세균 증식으로 이어져 2차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이 외에도 마스크 접촉으로 인한 자극성 접촉 피부염과 알레르기성 접촉 피부염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아토피피부염·지루성피부염 등 기존에 피부 질환이 있던 사람은 이같은 질환이 더 악화될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원 전문의는 여성의 경우, 화장에 의해 쉽게 오염될 수 있으므로 평소보다 가벼운 화장을 추천했다. 특히 “립 제품처럼 마스크에 쉽게 묻어나는 제품은 피하는 게 좋다”며 “반복되는 마찰로 인해서 더욱 자극이 될 수 있어 특별히 주의하라”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이밖에 건조한 피부 역시 트러블의 원인인 만큼, 보습에만 충실한 순한 제품을 충분히 발라줄 것을 권한다. 파운데이션은 되도록 생략하고, 자외선차단제도 마스크 착용 부위에는 바르지 않는 것이 좋다.
원 전문의는 “불가피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마스크의 연속적인 장시간 착용을 피하는 것이 가장 좋고, 마스크를 써야 한다면 최소한의 화장품만 피부에 사용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안쪽이 오염된 마스크는 재사용하지 말고 되도록 묻어나지 않는 제품을 활용하라”고 말했다. 또, 약산성 제품으로 세안, 피부에 최대한 자극을 주지 않는 것이 좋다.
김세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