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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내 아이들에게
회갑 후 20년이 흘렀다.
이제 생일을 양력으로 쇠기로 하니 2023년 8월 12일(음 7월 12일)이면 만 80세.
회갑 때 너희들에게 했던 당부의 말 중에 상황의 변화에 따라 다시 살을 보태려 한다.
1. 가계의 번창과 화합을 위한 제안
우리 부부가 사랑스런 4남매를 두어 모두 가정을 이루었으니 10명(1,2대), 우리 손자녀 7명, 현재 17명이다. 일곱 손자녀들이 장성하여 결혼 후 남매를 두면 21명이라 증손자녀 시대는 모두 38명이 된다. 이렇듯 우리 가계는 눈덩이처럼 불어나야 하고 그들의 우애는 강물처럼 흘러야 한다는 것이 나와 엄마의 첫 번째 바람이다.
2. 조상에 대한 예절과 친족 사랑에 대한 당부
조상이라면 시조할아버지부터 따져야 하지만, 당대의 할아버님 내외, 백부님, 고모님 가족이 가까운 친족에 속한다. 나로서는 종형, 종제가 계시니 그분들의 가족과도 끊임없는 교분이 이어지기를 바란다. 어려운 일이 아니다. 기쁠 때 같이 웃고 슬플 때 같이 울어주는 만남이 곧 교분이요 우애이다. 금전으로 인사를 때우는 간편한 방식은 형식적 우애이지만, 금전과 참례가 병행하면 깊고 충만한 우애이다. 어려운 일에는 모두 달려가도록 하자. 기쁨도 함께 모여 나누기로 하자. 물리적으로 만나기 어려우면 사이버 공간에서라도 자주 만나야 한다,
3. 노후의 우리 두 사람의 생활에 대한 견해와 당부
-공직퇴임 이후의 생활
우리 내외는 퇴임 이후 조그만 놀이실(남곡한실)을 만들어 일상의 무료함에서 벗어나고 있다. 또 도시 근교에 조그만 농토를 마련하였으니, 채소와 과일도 가꾸고 맑은 공기와 호흡하면서 유유자적 사유하고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살다가 가는 것이 소망이다.
손자들이 싫어하지 않는다면 자주 만나고 싶다. 지금으로서는 자식들과 함께 사는 것보다는 가끔씩 방문하고 돕는 일이 있었으면 싶다.
-독신이 되었을 때의 생활
두 사람 중 하나는 먼저 세상을 뜰 것이다. 물론 내가 먼저 가게 되겠지만, 독신이 되었을 때는 여러 가지를 상정할 수 있다.
<내가 먼저 세상을 등졌을 경우>
아내는 자식들 곁에서 지내도 무방할 일이다. 자식이 이를 싫어한다면 나의 퇴직연금을 이어받아 혼자서 생활할 수도 있다. 신병이 있다면 간병인을 들여야 한다.
<아내가 먼저 세상을 등졌을 경우>
이런 일은 없겠지만 만에 하나 이런 불행이 온다면 나는 혼자 살 것이다. 나의 여력(재산 등)이 있는 한, 생활하는 데 불편이 있으면 파출부를, 신병이 있다면 간병인을 둘 것이다.
-치매나 노인성 질환이 심할 때의 처방
치매나 노인성 질환으로 고통을 받는다면 개인적으로 불행한 일이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니 자식들이 책임진다는 건 무리일 것이다. 치매안심보험에 들어 약간의 보험금이 나오겠지만 이때는 우리의 재산을 처분하여 병원비로 충당해 주어야 한다. 최근에는 일정액의 부부간병보험에 들어 놓았으니 이를 활용함직도 하다.
한 사람이라도 고통을 받는다면 남은 재산을 처분하여 지출하여야 하고 재산이 없을 때, 자식들이 동정하여야 할 것이다.
-인사불성 시의 당부
혹시라도 교통사고나 뇌출혈 등으로 인사불성이 되었을 때 과도하게 생명을 연장시키기 위하여 노력하지 말라. 조상신이 우리를 불러들이려는 정한 운명을 바꾸지 말라는 말이다.
인생을 생각해 보자, 80년. 90년을 산들 억겁의 세월에 비긴다면 하나의 점에 불과 한 시간이다. 10년 더 살아서 세상의 빛이 된다면 모르겠다. 그러나 그런 사람은 지금까지 단 한 사람도 없었다고 생각한다.
80년을 살았다면 많이 산 셈이다. 오래 살려고 발버둥을 치는 무리들을 보라. 더러운 인생을 만들고 있는 모습들이다. 따라서 효심을 발휘하여 지나치게 목숨을 연장시키는(인공호흡 등) 행위는 용납하지 않겠다.
2022년 우리 내외는 건강보험공단에 사전의료의향서를 제출했다.
4. 앞으로 행하고자하는 일들
-심리교육 디오라마 연재, 독서
2003년에 60년 동안 살아온 나의 작은 삶을 조명했던 걸 기초로 하여, 2008년 정년퇴임 시 평생 교육 종사자로서의 비판적 교육수상록을 만들어 제공했다. 계속해서 인터넷 매체(카페 또는 블로그)를 활용하여 너희들, 가까운 동료 또는 친지들에게 심리교육을 이어가고 싶다.
-남평문씨 남산파 가계의 흐름과 최근 인물사 정리
남산파 가계(파보)는 출간하여 배부하였으니 우리 남산파 문씨 1900년대 생존하신 분들에 대한 인물사를 정리하여 우리 자손들에게 나누어주고자 한다.
-조부모님 및 부모님 산소 관리
나의 형제들, 그리고 너희들과 의논하여 파조 희자설 할아버님(9대조) 내외분 시제묘를 정비하고 나의 조부모님과 부모님의 산소를 후손들이 찾아뵙기 쉽도록 정비하였으니 조상의 숭고한 친족 사랑의 뜻을 고이 간직하고 실천하려고 한다.
-손자녀들과 친하게 지내기
우리 내외의 바람이 있다면 자식들과 손자녀들이 건강하게 자라는 일이다. 가끔씩 만나더라도 친하기 지낼 궁리를 하고 있다.
-가구 및 생활용품, 서적 등 정리
퇴임 후에는 집 안에 있는 쓸데없는 물건을 없애기로 약속을 해 두었다. 그동안 많은 살림을 버렸다. 그래도 간직하고 싶은 서적이나 가구, 기기 등은 남곡한실에 비치했다. 너희들 중 나에게 있는 고풍 나는 물건 중에 혹시라도 쓸모가 있다면 허가를 받아 가져가거라. 가져가서 잘 쓴다면 모두의 기쁨이 될 것이다.
-남은 재산의 처분
작은 집 한 채, 적은 농토가 재산의 전부인 셈이니 사후 상속의 가치도 미미하다. 우리의 간병비에 충당하고도 남는다면 상속법에 따라 처분하여라.
중요한 문서(가옥등기, 토지등기, 공원묘원등기, 한화생명보험, 동부생명보험, 메리츠화재보험증권 등)는 붙박이장 문서보관함에 들어있다.
5. 비망록의 작성과 비치
80이면 극노년이라고는 해도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 그러나, 세계를 여행하거나 집을 떠나게 되면 중요한 문서나 약속, 심지어는 유언이 되는 글까지도 남기고 떠난다는 지혜로운 이야기를 들었다.
나의 비망록은 1999년 이후 23년간 씌어 있다.(네이버mybox)
나는 나의 모든 것과 자식들에 대하여 남기고 싶은 말을 개인용 컴퓨터에 기록하고 있다. 나의 유고 시에는 우선 내가 사용하는 컴퓨터를 열고 무슨 말을 써 놓았는지, 무슨 생각을 가지고 살았는지를 살펴주기 바란다. 주로 ‘다음’ 가페 ‘문기정의 심리교육디오라마’나 ‘네이버’ 카페 ‘문림기행’ 등을 참고하여라.(다음과 네이버의 ID, PW는 책상 위 작은 수첩에 기록됨)
너희들이 이만큼 자라서 자신의 일을 개척하고 성실하게 살아가고 있어서 마음이 든든하고 대견하다. 우리들의 웃음소리가 길게 이어지기를 바란다. 그러면서도 우울한 그늘 속에 있는 친지를 동정하고 힘과 용기를 주도록 노력하여라.
독불장군이 없다고 한다. 이 세상은 더불어 사는 공동체이니 만큼 남을 먼저 배려하고 자신도 고려하는 아량과 인류애가 필요하다. 자기 자식만 사랑하지 말아라. 남의 자식도 다 귀하다. 서로 안으며 어우르며 북돋으며 사랑하며 사는 모습이 아름답다.
(20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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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60번째 생일에 남긴 글
내가 인생 60을 되돌아보는 해가 되었다.
2003년 계미년(금년)이 주갑(周甲)이 된 셈인데, 지난 삶 속에서 상당한 보람과 행복한 일들이 있었으니 행갑(幸甲)이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행갑을 맞아 내 인생의 작은 삶을 조명하여 책자로 내었으니 꼭 한번은 읽어주기 바란다.
지난 세월은 이제 어찌할 수 없으나, 앞으로 예측되는 일들을 미리 얘기해 두는 것도 무방하리라는 생각을 갖게 되어 이 자리를 마련하였다.
1. 형제간의 우애와 화합을 위한 제안
우리 집 4남매가 모여 현재 우리 가족은 13명이다. 앞으로 원태가 한 아이, 희경이가 한 아이, 인태가 그의 처와 두 아이를 갖는다면 모두 18명이 된다. 손자녀들이 성혼하여 남매를 두면 증손자녀 시대는 모두 42명이 된다. 이렇듯 우리 가계는 눈덩이처럼 불어나야 하고 그들의 우애는 강물처럼 흘러야 한다는 것이 나와 엄마의 첫 번째 바람이다.
2. 조상에 대한 예절과 친족 사랑에 대한 당부
조상이라면 시조할아버지부터 따져야 하지만, 당대의 할아버님 내외, 백부님, 고모님 가족이 가까운 친족에 속한다. 나로서는 종형, 종제가 계시니 그분들의 가족과도 끊임없는 교분이 이어지기를 바란다. 어려운 일이 아니다. 기쁠 때 같이 웃고 슬플 때 같이 울어주는 만남이 곧 교분이요 우애이다. 금전으로 인사를 때우는 간편한 방식은 형식적 우애이지만, 금전과 참례가 병행하면 깊고 충만한 우애이다. 어려운 일에는 모두 달려가도록 하자. 기쁨도 함께 모여 나누기로 하자. 물리적으로 만나기 어려우면 사이버 공간에서도 자주 만나야 한다,
3. 노후의 우리 두 사람의 생활에 대한 견해와 당부
-정년퇴임 이후의 생활
우리 내외는 퇴임 이후에는 도시를 벗어나고 싶다. 도시 근교에 살면서 유유자적 사유하고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살다가 가는 것이 소망이다. 손자들이 싫어하지 않는다면 자주 만나고 싶다. 지금으로서는 자식들과 함께 사는 것보다는 가끔씩 방문하고 돕는 일이 있었으면 싶다.
-독신이 되었을 때의 생활
두 사람 중 하나는 먼저 세상을 뜰 것이다. 물론 내가 먼저 가게 되겠지만, 독신이 되었을 때는 여러 가지를 상정할 수 있다.
<내가 먼저 세상을 등졌을 경우>
아내는 자식들 곁에서 지내도 무방할 일이다. 자식이 이를 싫어한다면 나의 퇴직연금을 이어받아 혼자서 생활할 수도 있다. 신병이 있다면 간병인을 들여야 한다.
<아내가 먼저 세상을 등졌을 경우>
이런 일은 없겠지만 만에 하나 이런 불행이 온다면 나는 혼자 살 것이다. 나의 여력(재산 등)이 있는 한, 생활하는 데 불편이 있으면 파출부를, 신병이 있다면 간병인을 둘 것이다.
-치매나 노인성 질환이 심할 때의 처방
치매나 노인성 질환으로 고통을 받는다면 개인적으로 불행한 일이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니 자식들이 책임진다는 건 무리일 것이다. 이 때는 우리의 재산을 처분하여 병원비로 충당해 주어야 한다. 한 사람이라도 고통을 받는다면 이는 남은 재산을 처분하여 지출하여야 하고 재산이 없을 때, 자식들이 동정하여야 할 것이다.
-인사불성 시의 당부
혹시라도 교통사고나 뇌출혈 등으로 인사불성이 되었을 때 과도하게 생명을 연장시키기 위하여 노력하지 말라. 조상신이 우리를 불러들이려는 정한 운명을 바꾸지 말라는 말이다.
인생을 생각해 보자, 80년. 90년을 산들 억겁의 세월에 비긴다면 하나의 점에 불과 한 시간이다. 10년 더 살아서 세상의 빛이 된다면 모르겠다. 그러나 그런 사람은 지금까지 단 한사람도 없었다고 생각한다.
60년을 살았다면 많이 산 셈이다. 오래 살려고 발버둥을 치는 무리들을 보라. 더러운 인생을 만들고 있는 모습들이다. 따라서 효심을 발휘하여 지나치게 목숨을 연장시키는(인공호흡 등) 행위는 용납하지 않겠다.
4. 앞으로 행하고자하는 일들
-정년퇴임 준비
이번에 60년 동안 살아온 나의 작은 삶을 조명했던 걸 기초로 하여, 생을 통해 겪은 시련과 보람, 평생 교육 종사자로서의 비판적 교육수상록을 만들어 보고자 한다. 책자이든 CD이든 만들어 너희들과 가까운 동료 또는 친지들에게 지나온 인생사를 보고하고 싶다.
-남평문씨 남산파 가계의 흐름과 최근 인물사 정리
퇴임 후의 일로 생각하고 있다. 우리 남산파 문씨들의 가계와 1900년대 생존하신 분들에 대한 인물사를 정리하여 우리 자손들에게 나누어주고자 한다.
-조부모님 및 부모님 산소 정비
나의 형제들, 그리고 너희들과 의논하여 나의 조부모님과 부모님의 산소를 후손들이 찾아뵙기 쉽도록 정비하고자 한다. 큰 경비는 들지 않을 것이다. 다만 뜻을 고이 간직하고 실천하는 일이 어려운 일일뿐이다.
-손자녀들과 친하게 지내기
우리 내외의 바람이 있다면 자식들과 손자녀들이 건강하게 자라는 일이다. 가끔씩 만나더라도 친하기 지낼 궁리를 하고 있다.
-가구 및 생활용품, 서적 등 정리
퇴임 후에는 집안에 있는 쓸데없는 물건을 없애기로 약속을 해 두었다. 너희들 중 나에게 있는 고풍나는 물건 중에 혹시라도 쓸모가 있다면 허가를 받아 가져가거라. 가져가서 잘 쓴다면 모두의 기쁨이 될 것이다.
5. 비망록(문기정, 임경임의 바람)의 작성과 비치
60이면 노년이라고는 해도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 그러나, 세계를 여행하거나 집을 떠나게 되면 중요한 문서나 약속, 심지어는 유언이 되는 글까지도 남기고 떠난다는 지혜로운 이야기를 들었다.
나는 나의 모든 것과 자식들에 대하여 남기고 싶은 말을 개인용 컴퓨터에 기록하려고 한다. 나의 유고 시에는 우선 내가 사용하는 컴퓨터를 열고 무슨 말을 써 놓았는지, 무슨 생각을 가지고 살았는지를 살펴주기 바란다. 디렉토리는 [문기정] [비망록] [문기정의 기록] 등을 참고하여라.
너희들이 이만큼 자라서 자신의 일을 개척하고 성실하게 살아가고 있어서 마음이 든든하고 대견하다. 우리들의 웃음소리가 길게 이어지기를 바란다. 그러면서도 우울한 그늘 속에 있는 친지를 동정하고 힘과 용기를 주도록 노력하여라.
독불장군이 없다고 한다. 이 세상은 더불어 사는 공동체이니 만큼 남을 먼저 배려하고 자신도 고려하는 아량과 인류애가 필요하다. 자기 자식만 사랑하지 말아라. 남의 자식도 다 귀하다. 서로 안으며 어우르며 북돋으며 사랑하며 사는 모습이 아름답다.
지금까지 했던 이 말을 오래 기억해 주기 바란다. 이것이 나와 너희들과의 약속이 된다면 이 보다 귀한 회갑 선물은 없을 것이다.
들어주어 고맙다.
2003년 음력 7월 12일 엄마 아빠
<이글로 유언장을 대신함>
첫댓글 <80에 다시 쓰는 당부의 말> 감동입니다.
자녀들에게 부끄럽지 않는 부모, 노후의 생활, 그리고 Well- Dying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