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안하시죠? 한국은 가을이 한창일까요, 아니면 가을은 생략된 채 이미 겨울 초입으로 접어들었을까요?
한국에서 돌아온 후 한동안 몽롱한 날들을 지냈는데요, 지금은 다시 예전의 리듬을 회복했습니다. 부정맥 발견으로 인해 전에 없이 맥박을 체크하는 습관이 생긴 것이 개인적인 변화라면 변화입니다. 약을 복용하며 잘 지내고 있습니다. 건강을 위해 기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부보이에 대한 반가운 소식이 있어서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8개월 전인 2월 20일, 벧엘 의료봉사가 시작하던 날 산마리노 농구장에서 중 2인 부보이를 만났습니다.
씨앗처럼 뿌려진 말씀에 반응하던 부보이의 눈빛이 생각납니다. 주님께서 그만큼 가난한 심령을 주셨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리더인 제리도 함께 있었는데요, 부보이는 바로 그 때로부터 예배에 빠짐없이 참석하며 교회와 걸음을 함께 했습니다.
7월 6일, 부보이는 교회와 함께 제리의 유피 졸업식에 참석했고, 자신도 유피에서 공부하고 싶다는 갈망을 표현했습니다. 친구들을 모두 부보이 안에 씨앗처럼 꿈이 심겨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요셉의 경우처럼 꿈의 모양으로 심겨진 말씀이었습니다.
8월 말 수련회 때, 부보이는 영어로 말하겠다고 했습니다. 꿈을 향해 실제적인 걸음을 떼는 모습이었는데요, 그때도 제리와 함께 그 모습을 지켜보며 놀라워했던 일이 생생합니다.
엊그제 10월 25일, 제리의 초청으로 친구들과 함께 그가 일하는 라쌀대학을 방문했습니다. 한 빈강의실에 들렀을 때, 부보이는 일일 교수가 되었고 친구들은 수업을 받는 학생들처럼 각자의 책상에 앉았습니다. 강단에 선 부보이가 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었을 때 모두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바로 그날, 엄마가 준 아빠의 페이스북 아이디로 아버지에게 연락해서 영상 통화를 했다고 했습니다. 엄마의 태중에 있을 때 아버지로부터 버림받은 부보이가 막연히 상상만 하던 아버지의 얼굴을 처음으로 본 것이니 얼마나 흥분되고 놀라웠을지 상상조차 어렵습니다.
아버지는 자신을 두고 떠난 것에 대해 부끄러워하며 진심어린 사과를 하며 울었고, 할머니도 마찬가지였다고 했습니다. 비록 새 가정을 이루어 살고 있었지만 부보이가 자신의 뿌리를 본 일이었으니 그 시간을 주신 아버지께 감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슬프기도 하고 기쁘기도 한 그의 이야기를 들은 친구들은 박수를 치기도 하며 엄지 손가락을 들어보이기도 하며 하나님께서 부으신 은혜에 감사하며 감동했습니다.
놀라운 것은 부보이가 이 일을 독자적으로 한 것입니다. 8개월 전, 얼굴도 들지 못하고, 목소리도 내지 못하던 부보이가 믿기 어려운 용기를 낸 것입니다. 자신의 뿌리를 스스로 찾아낸 부보이의 그 용기는 어디에서 왔을까요? 부보이 안에 심겨진 말씀이 싹을 내어 자라나는 증거처럼 보입니다.
제리가 학생의 입장에서 교수인 부보이에게 손을 들고 질문했습니다.
“선생님,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
그가 대답했습니다.
“교수입니다.”
이전에는 교사였는데, 이제는 교수가 꿈이라고 말하는 부보이입니다. 제리를 보며 꿈이 커지고 있는 것입니다. ^^
다시 제리가 물었습니다.
“그렇다면 라쌀과 유피 중 어떤 대학에 진학하길 원하십니까?”
그가 대답했습니다.
“UP(필리핀 국립대학교)입니다.”
뿌려진 말씀이 교수라는 꿈, 유피라는 꿈으로 더욱 깊이 뿌리내리는 시간이었습니다. 20분 가량 토론 중심의 수업을 진행한 부보이가 마침 기도를 했습니다.
“아버지, 이 시간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친아버지와 친할머니를 보게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게 꿈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꿈을 위해 유피에 갈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제가 교수가 되도록 도와주세요.”
강의를 훌륭하게 마친 우리의 일일 교수인 부보이와 함께 기념 사진을 찍었습니다.그렇게 2025년 10월 25일은 잊지 못할 날로 부보이와 우리의 마음에 남았습니다.
이 일을 행하신 아버지께 감사합니다. 부보이의 삶에 이미 선한 일을 시작하신 하나님께서 더한 일을 계속해서 행하실 것입니다. “네가 이미 들었으니 이것을 다 보라 너희가 선전치 아니하겠느뇨 이제부터 내가 새 일 곧 네가 알지 못하던 은비한 일을 네게 보이노니”(사 48:6)
부보이를 믿음 안에서 요셉처럼 키워주시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이 세상 가운데서 다니엘처럼 순전한 하나님의 사람으로 세워주시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지혜 있는 자는 궁창의 빛과 같이 빛날 것이요 많은 사람을 옳은데로 돌아오게 한 자는 별과 같이 영원토록 비취리라”(단 12:3)
우리 친구들과 함께 하나님께서 그 마음에 주신 꿈을 향해 믿음의 걸음을 걸어갈 수 있도록 기도 중에 기억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