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사는 언제 지내는 것이 맞는가?
제사를 기제(忌祭)라하는데, 기제(忌祭)라는 이 말은 기일제사(忌日祭祀)라는 말로서 돌아가신 날짜에 지낸다는 뜻이다.
이전에는 이것이 잘 지켜져 돌아가신 날의 첫째 시(時)인 자시(子時. 대략 밤 12시경)에 제사를 지냈다. 예를 들어 음력 9월 10일 날 돌아 가셨다면 9월 9일 밤 12시에, 시간으로 봐서는 9월 10일이 시작되는 시간이 되는 것이다. 이 시간에 제사를 지내는 이유인 즉, 고요한 밤중에 제사를 모시는 것은 신위(귀신)가 음도를 따르므로 이른 시간에 오시기 좋다는 의미도 있고, 또 하루 중 가장 이른 시간의 맑은 기운에 조상을 모신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 그런데 이런 밤중의 제사는 옛날 농경사회에서는 가능 했지만 요즘 같이 먹고 살기 바쁜 세상에서는 하루를 걸쳐 제사를 모시기가 힘들어졌고, 또 다음 날의 업무와 일상의 여건 등으로 이 시간이 자꾸 당겨져 날짜가 하루 전날의 저녁에 지내게 되어 버린 것이다. 만약 저녁 제사를 모신다면 음력 9월 10일 날 저녁에 지내는 것이 맞는 것이다.
제례는 옛날부터 가가례(家家禮)라 하여 지내는 방법과 절차가 각 지방마다, 각 집안마다 조금씩 다를 수는 있으나 돌아가신 전날 즉 살아계신 날 지내는 것은 전해 내려오는 우리의 전통과는 약간 어긋나고 제사를 지내는 의미와도 거리가 있다.
결론적으로 제사를 모시는 날과 시간은 돌아가신 날 가장 이른 시간(전날 밤 12시경)에 모시는 것이 원칙이나 형편상 곤란하여 초저녁에 지내야 할 경우 돌아가신 날 저녁 시간에 지내는 것이 맞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