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물을 파는 물장수가 됩시다"
사막의 성자라고 불리는 위대한 성인 한 분이 계십니다. 누구인지 아십니까? 그분은 바로 샤를르 드 푸코 신부님이십니다. 이분이 바로 '예수의 작은 형제회'의 창설자이십니다. 푸코 신부님이 사하라 사막 한가운데에서 은둔 생활을 하시면서 그곳 사막의 원주민들에게 복음을 전하시던 때였습니다. 어느 날 원주민 추장이 푸코 신부님에게 "이보시오, 파란 눈을 가진 사람. 당신은 왜 이곳 사막 한가운데 와서 우리에게 예수라는 사람에 대해 이야기하는 겁니까?"라고 물었습니다.
푸코 신부님은 "잘 들어보십시오. 당신들은 자주 사막을 횡단합니다. 더군다나 낙타 등에 짐을 잔뜩 싣고 거센 모래 언덕을 넘어갑니다. 낮에는 살갗을 태우는 더위와 모래 바람과 싸우고, 밤에는 사나운 맹수들과 싸우면서 사막을 횡단합니다. 그런데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사막을 횡단하다가 가지고 있는 물이 바닥나고 그래서 목이 타들어 가는 경험을 해 본 적이 있지요? 그럴 때 여러분들은 어떻게 합니까? 참고 또 참다가 결국에는 낙타를 죽이고 낙타가 간직하고 있는 물을 나누어 마시지요. 그래도 사막의 끝이 나타나지 않으면 어떻게 합니까? 결국 타는 목을 적시기 위해 뿔뿔이 흩어져서 물을 찾아 나섭니다. 이리저리 생명의 물을 찾아 헤맵니다. 그러다가 혹여 누군가가 물줄기를 발견하고 모래를 파헤쳐 물을 발견하면 어떻게 합니까? 혼자서 물을 독차지하려고 동료들에게 물이 있는 곳을 알리지 않습니까? 그렇지는 않지요. 당연히 목이 타는 동료들에게 달려가 '여기 물이 있다! 여기 생명의 물이 있다!' 하고 고함칠 것입니다. 그래서 동료들을 데리고 가서 함께 그 물을 나누어 마실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바로 이 사막 한가운데에서 물을 발견한 사람입니다. 생명의 물을 찾은 사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여러분에게 달려왔습니다. 그 생명의 물을 여러분에게 나누어 주기 위해 이렇게 지체하지 않고 달려 왔습니다. 생명의 물을 발견한 제가 어떻게 혼자서 그 물을 마실 수 있겠습니까?"라고 답변하였습니다.
원주민 추장은 긴장하면서 다시 "도대체 그 생명의 물이 어디에 있단 말입니까?" 하고 물었습니다. 푸코 신부님은 확신에 찬 어조로 "제가 지금 전하고 있는 예수 그리스도, 그분 안에 있습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우리는 누구입니까?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무엇입니까?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메마른 사막과 같지 않습니까? 영원히 목마르지 않을 물을 찾아 사막을 헤매는 사람처럼, 기쁨과 행복의 물을 찾아 헤매는 사람들이 여기저기 바삐 살아가는 세상, 하지만 어느 것 하나 타는 목마름을 채우지 못해 지쳐 쓰러지고 희망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 돈이다, 재산이다, 명예다, 쾌락이다 하면서 그것이 타는 목마름을 해소해 줄줄 알고 헛된 것을 찾아 헤매는 수많은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영원을 갈구하며 헤매다가 죽어 가는 세상, 그러한 세상은 사막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진정 누구입니까? 세상이라는 사막에서 영원히 목마르지 않을, 펑펑 솟구치는 생명의 물을 발견한 사막의 성자 푸코 신부님과 같은 사람이 아닙니까? 마셔도 마셔도 목이 마르는 소금물이 아니라 영원히 목마르지 않을 물, 우리를 영원한 생명에 젖어 들게 하는 물, 우리의 삶을 기쁨과 행복으로 흠뻑 적셔 주는 물, 바로 예수 그리스도를 맛본 사람이 아닙니까?
그렇다면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그 물을 욕심쟁이처럼 혼자서 다 마시겠습니까? 혼자만 살겠다고 아무에게도 그 물을 주지 않겠습니까? 아니면 그 물을 발견한 기쁨과 행복으로 "생명의 물이 여기 있다! 영원히 목마르지 않을 생명의 샘이 여기 있다!" 하고 외치면서 함께 나누어 마시겠습니까?
오늘은 전교주일입니다. 모든 이들의 복음화를 위한 전교주일입니다. 전교한다는 것은 한마디로 우리가 맛본 영원한 생명의 물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다른 사람들에게 맛보이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왜 다른 사람들에게 쉽게 다가가지 못합니까? 생명의 물을 발견했으면서도 왜 이웃 사람들에게 외치지 못합니까? 용기가 없습니까? 무엇이 두렵습니까? 아니면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것이 부끄럽습니까?
거기에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자기만 목마름을 해결하려는 욕심이 있기 때문입니다. 자기만 살겠다고, 자기만 구원받겠다고 물을 움켜쥐고 몰래 혼자서 마시겠다는 욕심 때문입니다.
둘째, 물의 참 맛을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썩은 물인지, 흙탕 물인지, 아니면 얼마나 시원하고 맛 좋은 물인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예수 그리스도께서 어떤 분이신지를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분께서 얼마나 좋으신 분이신지, 그분께서 얼마나 시원하고 맛있는 분이신지 맛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 물의 참 맛을 모르는데 어찌 다른 사람에게 가서 그 물을 맛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셋째, 내 주위에 있는 사람이 자기와 함께 삶을 나누는 참 동료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진실로 내 주위에 있는 이웃이 나와 같이 뜨거운 사막을 횡단해야 할 운명을 나누는 동료라고 생각한다면 우리는 발견한 물을 그들에게 알리고 또 그들을 물이 있는 데로 인도할 것입니다.
우리는 도대체 왜 다른 사람에게 가지 못합니까?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10%도 안 되는 신자 수, 그나마 신자 중 30%가 냉담자입니다. 주일미사에 꼬박꼬박 참여하는 신자 수도 30% 내외, 이것이 우리가 서 있는 현실의 자리입니다.
복음 선포의 사명을 부여받은 형제 자매 여러분!
사막에서 물을 발견한 사람은 얼굴에 기쁨을 가득 싣고 동료들에게 달려갑니다. 그를 기다리던 동료들은 자기들을 향해 달려오는 그 사람의 기쁨이 가득 실린 얼굴을 보고 '아, 저 사람이 드디어 생명의 물을 발견했구나!'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달려오는 그 사람에게 뛰어가서 "물을 발견했습니까? 그 생명의 물이 어디에 있습니까?"라고 묻습니다.
생명의 물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찾은 우리가, 그 물의 맛을 본 우리가 기쁨이 실린 생활로 세상의 사막으로 나간다면 사람들이 우리를 보고 "아, 저 사람은 생명의 물을 찾았구나!"라고 말할 것입니다. 그러고는 우리에게 달려올 것입니다. "그 물이 어디 있소? 제발 함께 나누어 마십시다!" 따라서 우리는 무엇보다도 먼저 생명의 물을 발견한 사람답게, 그 물의 맛을 본 사람답게 기쁨이 넘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생명의 물을 발견한 사람이, 생명의 물을 맛본 사람이 우거지상이 되어 산다면, 다툼과 짜증과 미움과 욕심으로 가득 찬 삶을 산다면 그래서 아직도 세상 것에 목말라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어찌 세상 사람들이 우리에게 "물이 어디 있소? 당신이 맛본 물을 우리도 한번 맛보게 해 주시오!" 하고 물어 보겠습니까?
물맛에 취해 사는 생활, 복음적 향기를 풍기는 생활, 이렇게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은 바로 사람들을 생명의 물이신 예수님께 안내하는 표지판입니다. 세상은 점점 더 메말라 가고 생명의 물을 찾는 사람은 자꾸만 지쳐서 쓰러져 갑니다. 사막의 성자 푸코 신부님은 "나는 사막 한가운데에서 물을 발견한 사람입니다. 생명의 물을 발견한 사람입니다. 이 물을 어찌 혼자 마시겠습니까?"라고 말합니다.
여러분이 맛본 생명의 물은 어떤 것입니까? 그 물의 맛은 어떻습니까? 요즈음 물장수가 부쩍 많아졌습니다. 그래서 봉이 김선달이 대동강 물을 팔아먹었다는 이야기가 그저 허황된 이야기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누구나 수돗물보다 더 맛있고 달콤한 물을 찾습니다. 그래서 생수를 파는 사람들이 더욱 많아졌습니다. 모두들 맛이 좋은 물, 생명의 물을 찾고 거기에 목말라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우리 모두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물장수 한번 해 보시지 않겠습니까?(사목지 10월호에서)
▣ 주요 행사 계획
10월 26일(화) : 마산교구 성령쇄신대회/
진해실내체육관/09:30-18:00/교우 여러분의 많은 참석 바랍니다.
10월 28일(木) : 예비신자교리/오전 10시/교리실
견진성사교리/저녁 8시부터/박인수 요한 신부님/성사편
이미 견진을 받으신 분들도 참석해 주십시오.
10월 31일(主日) : 연령회/교중미사 후
사목협의회/ 새 사목협의회임원들과 현 사목협의회 임원 합동회의입니다.
※ 청년선택주말안내
우리 교구내에 청년들을 위한 선택주말이란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알고 나누고 사랑하기 위하여 ”라는 주제로 11월 12일(金) 저녁 7시 30분부터 시작되는 이 주말프로그램에 우리 본당 미혼 남녀 청년들이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부모님들의 관심과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2박 3일의 일정으로, 참가비는 본당에서 지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