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전주의 <풍남제>
전주라고 명명된 지 1,300여년된 고도 전주는 옛날 4대문을 가진 성곽도시였다. 전주는 삼남의 거진(巨鎭)으로서 정치?경제?문화?교육의 중심지였기에 경기전?객사?풍남문?향교 등의 문화 유산이 옛모습으로 잘 보존된 지역이다. 풍남문은 전주부성의 남문인데 풍남문이라고 명명된 것은 1767년 영조 43년부터이다. 이해 3월 전주에 남문과 서문이 불에 타고 민가 1,000여 호가 소실되는 큰 화재가 발생했다. 이에 관찰사 홍낙인은 문루를 복원하며 중국의 풍?패현을 본따 남문은 풍남문, 서문은 패서문이라 이름짓는다. 이는 전주가 조선조 임금의 본향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전주가 일제의 문화말살정책에 의해 모든 성곽과 문루가 헐린 채 오직 풍남문만이 남아 전주의 상징이 된 것이다.
전통문화와 예술, 맛과 멋의 고장인 전주는 국제영화제, 종이문화축제, 대사습놀이, 완산골 연꽃 축제, 명품 복숭아 큰잔치, 세계소리축제, 제야축제, 세계 서예 전북 비엔날레, 약령시제전 등 연중 십여 차례의 축제가 연희되는 축제의 도시로, 그 중에서도 매년 음력 5월 5일 단오를 기해 연희되는 <풍남제>가 가장 유명하다. <풍남제>는 풍남문에서 이름을 따온 것으로, 1967년 풍남문 중건 200주년을 기념하던 해에 전주에서 이루어진 행사를 통합하여 <풍남제>라 칭한 후 지역의 풍요와 안녕 그리고 국태민안을 염원하는 향토민속축제로 45년의 세월을 거치면서 전국적인 축제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으로, 전북지역의 전통문화를 한번에 확인할 수 있는 시민문화축제이다. 조선시대 전국 유일의 국악 명인 등용문인 사습청을 두어 매년 전국 대사습놀이를 주관했던 국악의 발상지에서 전통민속놀이인 기접놀이를 재현하고 연례행사인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단오난장, 전통무과급제 재현, 전통 한지공예 대전, 한시 백일장, 조선 의장대 운영 등과 각종 시민 위안공연 등 푸짐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축제가 바로 <풍남제>인 것이다.
1) <풍남제>의 역사와 기원, 발전 및 변모과정
<풍남제>의 뿌리는 단오절에서 비롯되었다. 단오절은 연중 4대 명절의 하나로 이날 전주부성 내외의 부녀자들은 덕진 연못에 모여들어 창포물에 목욕과 머리를 감고 창포뿌리로 수복(壽福)이라는 글자모양을 만들어 머리에 꽂고 비단옷을 입고 다녔다. 단오 전날 아낙네들은 덕진 연못에 모여들어 날을 세면서 약수물을 맞았는데, 속설에 의하면 이 약수물을 맞으면서 축원을 드리면 1년 내내 감기 한번 걸리지 않을뿐더러 부스럼?땀띠?두통 등도 씻은 듯이 사라진다고 알려져 있다. 이에 단오날 덕진 연못은 전주 근교는 물론이요 경상도?충청도?전라도에서 몰려든 아낙네들이 목욕하고 그네를 뛰는 모습으로 장관을 이루었다고 전해진다.
이런 자연발생적인 단오놀이도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점점 약화되었다가 1959년 전주시민의 날로 부활되기에 이른다. 1959년 시의회는 시민들의 단합을 꾀하고자 축제를 부활시키며 단오절을 전주시민의 날로 지정한다. 이로 인해 그해 단오날인 6월 10일 덕진 호반에서 제1회 전주시민의 날 선포식을 갖고 풍남문에서 남문제와 화려한 가장행렬 등의 행사를 치른다.
단오절을 시민의 날로 정하고 시민축제를 진행하던 중 1968년 5월 3일 풍남문 중건 2백주년을 맞았는데, 이때부터 시민의 날 전후에 치러지던 모든 행사를 한데 묶어 <풍남제>라 부르게 되었다. 이때부터 <풍남제>라는 축제 명칭을 처음 사용하게 되었으며 단오절 축제와 시민의 날 행사가 어우러져 향토 축제로 자리매김되기 시작했지만 진정한 의미의 시민축제라기 보다는 시가행진과 불꽃놀이가 주종을 이루는 관주도 행사에 그치는 한계점을 지니고 있었다.
1984년 제 26회 <풍남제>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끌어냈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해로 기록된다. 이해부터 <풍남제>에 전주난장을 개장한 것이다. 사실 전주의 단오난장은 강릉의 단오난장보다 더 성대하고 화려했었던 난장으로, 그 역사는 고려시대 중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고려시대 전주목사를 지냈던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에 의하면 단오절 성황제가 거행되면 인근에 있는 임실?완주?진안 지역 사람들도 전주에 몰려들어 「단오물맞이」를 즐길 정도로 성황제가 크게 열렸고, 이로 인해 난장의 규모도 클 수밖에 없었다.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았던 시절 시민들은 난장을 통해 각지의 다양한 특산물을 구할 수 있었고, 평소 집에서 먹기 힘든 귀한 먹거리를 먹을 수 있었던 곳이었다. 또한 서민들의 희로애락이 담긴 난장에서 교차되는 인정이야말로 가장 한국적이며, 이곳에서 표출되었던 놀이와 연희야말로 진정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주는 서민들의 해방구로 기능했던 것이다. 하지만 전주의 성황제는 조선시대로 내려오면서 시들해지기 시작했으며 일제의 잔악한 민족말살정책으로 완전히 고사되었다. 일제하에서 성황제가 타도된 뒤 근대화 과정에서도 성황제는 복원되지 못했고, 그로 인해 난장의 전통 또한 회복되지 못하다가 84년 <풍남제>를 통해 부활한 것이다. 이렇게 부활된 난장은 어른들에게는 향수를, 어린이들에게는 우리의 뿌리를 일깨우는 산 교육장이 된 것이다.
1986년 5월 <풍남제>는 또 한번의 발전을 이룩해 낸다. <풍남제>가 진정한 시민축제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시민들이 축제에 직접 참여하고 행정은 이를 뒷받침만 해야 한다는 여론 속에 민간인들로 구성된 <풍남제전위원회>를 구성하게 된 것이다.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 <풍남제>를 순수민간단체로 이관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이에 따라 1994년 시의회는 풍남제 조례를 제정하고 5월 25일 법인설립 총회를 거쳐 1995년 3월 19일 사단법인 허가를 취득함으로써 명실공히 <풍남제>는 민간단체로 이관하게 되었다. 법인설립 후 <풍남제>는 관주도의 천편일률적인 행사에서 탈피하여 사멸되어가던 전통민속 행사를 발굴?재현하여 시민들에게 선보이고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게 된다. 옛 전라도의 수부로서 위상을 정립키 위해 전라감사행차 및 무과급제행렬을 재현해 냈다. 또한 전국적으로 명성을 떨쳤던 전주한지의 우수성을 되찾기 위해 전국한지공예대전을 펼쳤고 전주성황제 및 전주난장을 확산하여 시민들에게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특히 1875년 이후 처음으로 조선 태조 대왕 어진 봉안행렬을 재현하여 이 고장이 조선왕조 발상지임을 만천하에 고지하였다.
개최시기를 음력 5월 5일 단오 날에서 양력 5월 1일로 변경하는 조례안이 2000년 2월 18일 시의회에서 통과되면서 <풍남제>의 컨셉은 또 한번 변모한다. 먼저 명칭에서 단오난장으로 일컬어졌던 것을 전주난장으로 바꾸게 된다. 그리고 맛과 멋이란 컨셉으로 전주 맛 음식관을 설치하여 관광객들에게 전주의 대표음식인 비빔밥?콩나물국밥?돌솥밥 등을 부각시켰으며, 전주 향토음식 조리 체험관 운영과 조리 경진대회를 개최,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했다.
2001년 43회 <풍남제>부턴 축제의 기본 방향을 전주난장으로 확정, 전주의 맛과 멋 그리고 흥(소리)이 함께 어우러지는 축제로 승화시켰다. <풍남제>의 이미지와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고려시대부터 명성을 떨쳤던 전주난장의 전통적 의미를 적극 활용키로 한 것이다.
2) 2003년도 <풍남제> 주요 프로그램(5.1-5.8)
‘온고을의 맛과 멋을 아우르며’란 슬로건 아래 진행된 제 45회 <풍남제>의 주요행사는 크게 세 가지의 취지아래 기획되었다. 첫째, 전주 역사와 문화의 대표지역인 한옥마을(교동?풍남동)과 향시(鄕市)의 시초인 남밖장(남부시장) 일대를 아우르는 핵심지역인 경기전의 수려한 민속공간에서 전주의 풍요로운 멋?맛?인심이 담긴 축제를 연희함으로써 방문객들에게 인상깊은 경험을 제공하려고 노력하였으며, 둘째 온가족이 함께 하는 축제를 구현하기 위해 전통 민속적 분위기를 조성하고, 시연 및 체험 프로그램을 적극 배치하여 흥미성과 교육적 기능을 강화시켰으며, 셋째 시민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축제를 실현하기 위해 인근 주민들이 자율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이를 날짜별로 분류해보면 다음과 같다.
5월 1일(목): 전통술시음회, 대동길놀이, 개막식
5월 2일(금): 취타대, 전주10미(味) 식품조리경진대회
5월 3일(토): 비빔밥큰잔치, 전국남녀 시조 경창 대회, 전주기접놀이, 종이축제개막식, 한지패션대전
5월 4일(일): 전국남녀 시조 경창 대회, 택견대회, 맘판1318, 한지패션대전
5월 5일(월): 전국남녀 시조 경창 대회, 전주비빔밥 조리체험, 가족 동요제, 전주역사보물찾기, 젊음의 향연, 낭만포크
5월 6일(화): 전주비빔밥 조리체험, 씨름대회, 온고을의 풍류
5월 7일(수): 전주비빔밥 조리체험, 전주의 향기, 온고을의 풍류
5월 8일(목): 전주서화백일장대회, 전주기접놀이, 소리고을 소리여행, 폐막식
이러한 주요 행사 외에도 전통 술 시음회, 취타대, 얼쑤 탈춤교실, 지화자 소리교실, 마당극, 신파극, 무성영화 등은 매일 시연되었으며, 특히 행사 기간 중에 어린이날이 끼어 있어 어린이 대상 프로그램의 개발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어린이 대상 주요 프로그램으론 고사리 손으로 장수풍뎅이, 매미, 사슴벌레 등 다양한 곤충을 아기자기하게 만들어 볼 수 있는 “나무 곤충 만들기(5.2-5.8)”, 보물찾기를 통해 전주의 역사를 깨우치는 “전주역사보물찾기(5.5)”, 반딧불이 들려주는 재미있는 입체동화 등을 들을 수 있는 “구연동화(5.3-5.5)”, 부모와 함께 해보는 딱지치기, 구슬치기 등의 “즐거운 민속놀이(5.2-5.8)”등을 열었으며, 이외에도 “거리초상화(5.2-5.8)”, “Face painting(5.2-5.8)” 등을 통해 아이들에게 즐거운 축제가 되도록 노력하였다.
3) 특징
= 전주 비빔밥 =
첫댓글 성숙이가 우리 전주 전통놀이 대회에 다녀왔답니다요, 우리 동창 심영배 (전북도의원) 의 초대로..........이몸도 가고싶었지만 조카결혼식땜시로 못갔다오, 그려서 많이 아쉬워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