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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정서를 담아낸 시를 일컬어 동시라고 하는데, 동시의 작가들은 대체로 어른들이다. 최근에는 어린이들이 쓴 시를 모아 엮은 책들도 출판되기는 하지만, 결국 아이들의 감성과 정서를 얼마만큼 작품에 잘 담아내느냐가 동시의 핵심이라고 하겠다. 물론 일부에서는 아이들이 쓴 시를 ‘아동시’라고 하여, 성인들이 쓴 ‘동시’와 구별하는 주장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누가 썼는가의 문제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작품을 읽고 공감할 수 있는가의 여부에 달려잇다고 하겠다.
이 책의 저자 역시 동시 작가로 활동하면서, 아이들의 정서를 ‘알아채고 기억하기에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고백하고 있다. 누구나 어린 시절을 지나왔지만, 성인이 되어 살다보면 그 시절이 까마득하게 잊혀지기 마련이다.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 한다’라는 속담도 있듯이, 대체로 사람들은 자신의 현재의 처지를 지키거나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려고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동심의 회복’이 쉽지 않고, 동시를 쓴다는 것은 시인이 ‘한 아이의 마음’을 절실하게 느껴야만 가능하다고 생각된다.
모두 4부로 구성된 시집에 수록된 작품들을 읽으면서, 저자 역시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보려고 노력했음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성인의 시각에서 아이의 감성에 접근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이 문득 드러난 작품들도 발견할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 짧지만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시어들로 구성된 작품은 아이들의 입장에서도 어렵지 않게 읽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하겠다.
유리창에 떨어지는 빗방울은
뱀이 되었어
유리창을 타고 내려가는 뱀은
몸이 길어지고
대가리가 커졌어
하지만
아무리 길어지고 커지더라도
사막에서는 무서운 방울뱀은 될 수 없어
빗방울뱀은
빗방울로 만들어졌으니까
원래는 구름이었으니까
<빗방울뱀> 전문
비가 오는 날 버스를 타고 가다보면 유리창을 타고 흐르는 빗방울에 한참 시선을 빼앗기곤 한다. 안쪽에서 빗방울을 따라 손가락으로 따라가기도 하며, 연신 새롭게 생기는 빗방울에 집중하다 보면 어느새 목적지에 도착하였던 경험이 떠오른다. 시인은 누구나 마주쳤을 법한 경험을 이처럼 작품으로 형상화하고 있다고 하겠다. 물론 그것을 뱀으로 그려내는 것은 시인의 감각이지만, 다른 이들은 빗방울을 보면서 또 다른 상상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시인이 마주친 세상의 모습들을 이처럼 쉽게 표현해내고 있다는 것이 이 시집이 지닌 미덕이라고 할 수 있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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