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독도문예대전 / 김선자
[대상] 섬의 뿌리 / 김선자
해 뜨는 모퉁이에 섬 하나 가진 집을 생각한다
한 발 올려 대륙으로 나가는 길목엔 때 없는 바람 불고 바다살 오른 남방의 살쾡이 야행성이 섬돌을 맴돌았다
어둠을 부수는 파도의 등뼈가 흘러내린 하지정맥류를 본다
물은 출렁거리면서 길을 낸다
섬, 뒤꿈치를 들고 깨금발을 한 아이가 강풍에 마주 선다
결연히 일어나는 맨몸
신물을 탐하는 자는 해적의 유전자를 가졌다, 기름진 눈길에선 금속성 소리가 났다, 흐물거리는 웃음이 미세먼지처럼 들어찼다, 숨 막히는 밤
섬에도 뿌리가 있어 형제섬이 있고 삼 형제 굴바위가 있다, 속이 허할수록 깍지 낀 손마디에 힘이 들어가고
'밤이 끝나 간다, 밤이 끝나 간다' 해무의 귓속말을 떠올렸다, 얼어터진 맨살에 빙하가 녹은 물을 발랐다
해 뜨는 모퉁이의 사랑은 넘어지지 않는다, 섬은 외롭기에 무너지지 않는다
섬의 뿌리가 지심으로 내리뻗는 백두대간, 자정 지난 먼 돛단배를
스캔하면 그렁그렁한 눈으로 강치가 펄쩍 튀어 오른다
관심만큼 자유인 섬, 자유는 눈물이 지킨다.
[당선소감] “중년의 삶이 무거울 즈음 쓰기 시작한 詩”
황송하고 고맙습니다. 중년의 어느 날 삶이 무거울 즈음에 시를 시작했습니다. 또 다른 어느 힘에 겨운 날 당선 소식을 접했습니다.
동해와 독도는 해 뜨는 곳에 있습니다. 해 뜨는 곳은 아침이며 시작입니다. 살아간다는 것이 무언가와 맞서는 일이겠지만 지킬 사랑과 의미 때문에 그것은 가능할 것입니다. 아침 해를 바라볼 수 있는 한 동해는 늘 거기에 있고 하루치 희망의 출발점이 됩니다.
“글 쓰는 욕심을 가지라”는 말이 저를 여기까지 끌고 왔습니다. 시의 문을 열어주고 자양분을 준 ‘언령’ 도반님들 덕분입니다. 지도교수님과 회장님, 초야에서 묵묵하게 격려해 주시는 부운 선생님께 감사합니다. 언제나 “어머니 파이팅”을 외쳐주는 큰아들 지윤, 며느리 우리, 서울에서 최선을 다해 공부하는 지성, 부산에 떨어져 야무지게 공부하는 딸 나경, 든든하게 지켜주는 남편에게 사랑을 전합니다
* 가져온 곳 : .권수진 시인의 놀이터
첫댓글 독도에 대한 애정어린 관심이
다양한 이미지로 그려졌네요.
수상을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