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는 대학별 고사 못 본다"...계속되는 불안
대학별로 확진자에게 논술·면접 응시 제한해
교육부 “국가 단위 시험 아니라 관리 불가피”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끝나고 4일부터 본격적으로 ‘대학별 고사 시즌’이 다가왔다. 논술과 면접 전형이 줄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각 대학이 확진 학생의 대학별 고사를 사실상 제한해 확진 학생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자가격리 수험생들과 확진 학생들이 별도의 분리된 공간에서 응시할 수 있었던 수능과 달리 서울 소재 주요 대학이 대부분 확진자의 논술 및 면접 시험을 전면 제한하고 있다. 주말인 6일까지 고려대‧연세대‧서강대‧성균관대‧경희대‧건국대‧숙명여대 등 서울 소재 주요 대학에서 수시 논술고사와 면접고사를 실시하지만, 이 가운데 확진자가 시험을 볼 수 있는 대학은 없다. 병원과 생활치료센터에서 어렵게 수능을 치른 45명의 확진 수험생들이 ‘강제 재수’ 위기에 처한 것이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달 26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및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회장단과 영상회의에서 “수능 이후 치러질 대학별 고사를 가급적 비대면으로 전환하고 논술고사 등은 별도 시험실을 마련하는 등 코로나19 방역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교육부는 8월 초 ‘코로나19 대응 2021학년 대입 관리방향’을 통해 별도 시험장을 설치해 자가격리자들이 시험을 볼 수 있도록 권고했다. 하지만 강제성이 없어 별도로 대책을 마련한 대학 수는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교육부는 “국가 단위 시험이 아니라 관리가 불가피하다”며 사실상 구체적인 방안이 없다는 뜻을 밝혔다.
유 부총리는 4일 수능 이후 대학별 평가 관련 브리핑에서 자가격리 학생들에 관해 "수능이 끝난 이번 주말인 5~6일에는 20만7000명, 다음 주말인 12~13일에는 19만2000명의 수험생이 대학별 전형에 응시하기 위해 이동할 예정"이라며 "3일 0시를 기준으로 자가격리 시험장 이용이 필요한 전형 건수는 38개 대학의 117건"이라고 말했다. 또한 "지금까지 확보한 348개 시험실로 현재 자가격리 수험생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으며, 수도권에는 그중 113개를 배치했다"면서 "자가격리 수험생 수가 늘어나더라도 충분히 수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 소재 대학 관계자는 “모든 수험생들에게 최대한 좋은 환경을 제공해 주고 싶지만 대학 차원에서 확진 학생들을 위한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방안이 없는 게 사실”이라며 “대학별 고사를 못 보게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참 애석한 현실”이라고 안타까움을 내비췄다.
이예솔 대학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