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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학자 가운데 한 사람으로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을 꼽는데, 누구라도 크게 이견을 달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18세기 후반 조정에서는 관리로서 개혁 정책을 시행하는데 밑받침이 되는 역할을 담당했지만, 정조의 죽음 이후 그의 형제와 친지들이 서학(천주교)에 연루되었다는 이유로 기나긴 세월을 유배지에서 보내야만 했다. 18년에 걸친 정약용의 유배 생활은 개인적으로는 불행이었을지 모르나, 유배지에서 쏟아낸 방대한 저술과 문학 작품들은 그를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문인이자 사상가라는 평가를 가능하게 만든 업적이라고 하겠다.
정약용이 남긴 방대한 저술을 통해서 그의 사상이 지닌 깊이를 가늠해 볼 수 있으며, <목민심서>를 비롯한 다양한 문헌과 당시 각종 세금과 관리들의 가혹한 탄압에 시달리던 농민들의 힘겨운 삶을 형상화한 한시 작품들도 문학사에서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내용이라고 하겠다. 이 책은 그동안 연구자들의 시선에 포착되지 않았던 정약용의 기록들을 소개하는 내용으로서, 그가 ‘제자들에게 증언(贈言) 형식으로 건넨 가르침을 모아 갈래별로 엮었’음을 밝히고 있다. 저자는 정약용이 제자들에게 건넨 글들을 수집하면서, 그의 글을 모아 엮은 문집(여유당전서)에도 수록되지 않은 것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정약용이 제자들에게 건넨 글들의 성격은 주로 제자 교육법이라고 할 수 있는데, ‘제자 눈높이에서 그때그때 필요한 가르침’을 전하는 내용의 ‘가장 특색 있는 맞춤형 교육’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때로는 따끔하게 한편으로 깊은 애정을 담아 건네진 이들 글’을 통해, 정약용이 제자와 교류하고 어떻게 왕래했는지에 대한 실상이 잘 드러나고 있다고 하겠다. 이 책에서는 새롭게 수집된 정약용의 가르침을 담은 글들을 모두 5개의 주제로 나누어, 원문과 번역문을 수록하고 저자의 간략한 해설을 덧붙이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각각의 항목들은 ‘사물에서 읽는 재미’와 ‘산거 생활과 이상 주거’, ‘학문을 해야 하는 까닭’과 ‘공부법’ 그리고 마지막으로 공직에 나아가는 제자에게 건네는 ‘공직자의 마음가짐’이라는 제목으로 분류하고 있다. 원문의 말미에 기재된 제목을 통해서, 하나의 글을 편의상 여러 개의 소항목으로 나누어 제시한 것도 적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다.아마도 저자가 하나의 글에서도 다양한 가르침을 제시한 것으로 파악했기 때문으로 이해된다. 머리말에서도 밝히고 있듯이, ‘저마다의 개성과 놓인 환경에 따라 꼭 맞게 처방한 훈계는 제자들의 가슴에 깊이 스며 평생 잊지 못할 가르침으로 각인되었’을 것이라 생각된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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