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중순이라 무더위가 한풀 꺽일때가 되었다고 생각되지만, 8월 장마란놈이 상식밖의 변수다.
주중훈련과, 주말훈련을 시켜야하는 입장에서 때늦은 장맛비는 분명 반갑지않은 손님임에 틀림이 없다.
그래도, 지성이면 감천이라도, 우리가 운동을 해야하는 이유가 분명하기에, 하늘도 우리의 일투거일투족을 살피는지,
매번 우리가 훈련해야할 시간엔, 귀신같이 비가 그쳐주는 고마움을 주신다.
이번주 역시도, 화요일, 목요일 모두 비님은 우리를 피해 오셨고, 토요일 훈련에는 화창한 하늘을 보여주었다가,
오늘 일요일은 하루종일 폭우가 쏟아지고 있다.
토요일 아침훈련을 진행하고, 서둘러 광주행준비를 한다.
용산역에서 기차를 타고, 광주송정역으로 갔다.
이번에 참가하는 대회는 광주에서 약 30분 거리에 있는 화순군 너릿제 옛길마라톤이다.
대회를 3일 앞둔날, 지인의 전화가 온다. 2년넘게 연락하지않았던 지인분의 전화라, 더 많이 반가웠다.
전화내용인즉, 너릿제대회 오는데, 숙소를 잡았는지, 광주에 오면, 당연히 형집에 와야한다는 이야길 하신다.
지인분과는 마라톤인연이 참으로 오래되었고, 오히려, 나보다 더 마라톤에대한 애착과 기량까지 갖추신 분이시다.
게다가 이번에 빌라한동을 새로 지었다고하시니, 빈손으로 가기가 뭐해서, 작은선물을 챙겼다.
광주 남구에 자리한 주변경관이 수려한 신축빌라였고, 옥상엔 싱싱한 유기농 야채까지 재배하고 계셨다.
한반도 횡단, 종단에, 울트라 마라톤은 수준급 러너이시다. 이제 연세가 드시어 옛기량은 볼 수 없지만......
대회전날에 탄수화물 위주의 음식을 많이 먹는 편이지만, 특히 이날은 손에 먹을것을 달고 살았다.
광주에서 사업을 크게하시는 지인분이 전화가와서, 내가 광주에 있다고하니, 한걸음에 찾아오셨다.
짬을 내어, 월드컵 경기장 주변에있는 카페에서 키위쥬스와 빵을 하나 주문했는데, 키위쥬스잔이, 500cc 맥주잔 크기다.
이미, 이른 저녁을 먹은터라, 밥대신 시킨건데, 이역시도 포만감을 부른다.
지인의 집에 돌아와, 일 마치고 늦게 귀가하신 지인분과 늦은 저녁을 다시 먹는다.
이쯤되니, 대회전날 후식으로 늘 먹어왔던, 스위트콘은 먹을 수가 없게되었다.
나는 이번대회를 위해, 조제한 옥타코사놀 7통과 하이파이브 젤 하나를 준비해 왔다.
젤은 예비용으로 챙긴것인데, 이번대회를 치루면서, 풀코스 대회를 뛰면서, 젤은 먹지 않아도 되는 사치품인것을 확인했다.
이번대회는 옥타코사놀 3개만으로 치렀고, 그 효과는 완벽 그자체 이상이였다.이 보다 더 좋은건 있을 수 없다고 본다.
7개중에 2개는 지인에게 드렸고, 또다른 2개는 아침에 대회장에서 만날 최옥수 교수님께 드리고, 나머지 3개의 내몫이다.
바나나 3개로 아침식사를 대신하고, 대회장으로 이동한다.
너릿제 옛길은 화순군과 광주시 사이를 연결하는 옛도로 였는데, 터널이 생기면서, 기억속으로 사라진 도로이다.
이 대회는 광복절 기념으로 광주일보가 주관하여 열리는 대회로, 그 의미가 깊은 대회이다.
대회코스는 흙과 자갈로 이어진 약 2km의 주로와, 포장도로 약 2.2km로 구성된다.
이 코스를 한번왕복하면, 8.4km,5번왕복하면, 42km이며, 나머지 200m를 더 가면 골인지점이다.
주로엔 평지가 없고, 오르막과 내리막만 있는 코스로, 국내에서는 부산 태종대 혹서기 다음으로 난코스이다.
만약 울릉도 대회에 그런일은 거의 없겠지만, 태풍으로 인해, 낙석이 떨어져 대회전날에 대회취소위기에 놓이게되면,
긴급하게 급조된 코스가 아니면, 이 두곳의 코스보다 어려운 코스는 없다고 본다.
급조된 울릉도 코스는 뛸 수 없는코스이니까...2011년에 한번만 그런일이 있었슴.
현장에서 배번호를 수령하여, 분주하게 출발준비등을 하는데, 갑자기 많은비가 쏟아진다.
다행스럽게 비는 이내 그쳤지만, 습도가 상당하였다. 출발전에 가벼운 조깅을 했는데, 벌써, 땀이 흥건하다.
날씨와 코스를 생각하여, 레이스는 가방에서 꺼내지않고, 신고왔던 신발에 쿠션을 하나더 추가한 상태로 대회를 준비한다.
이 코스에서 서브3는 하늘이 내리는 것이고, 어차피 체력적이 될 것이라 생각이 되었기때문이다.
8시정각에 세종목이 동시출발하였다.
초반에 풀코스 주자는 나를 포함해, 2등하신 광주에 정헌님, 서울에서 내려오신 노명진님, 정읍출신 김성익님이 함께 달렸다.
이코스에서 서브3를 하려면, 1회전을 36분안에 뛰어야 가능하다. 특히 골인지점은 평소랩 찍는곳보다 100m정도 뒤쪽에 있어서,
그 구간까지 계산하려면, 조금 여유가 있어야 한다.
속도가 조금 빨라지면서, 대열이 깨어졌고, 내뒤엔 정헌님과 25km에 참석하신분이 몇분 뒤따라고 있다.
2회전까지는 오늘 서브3는 꿈도 꾸지 않았었고, 3회전을 마칠 즈음에, 햇살이 방긋하더니, 습도가 급격이 적어졌다.
3회전 중반 즈음에 2번째 복용했던, 옥타코사놀이 힘을 내면서, 4회전엔 과감한 모험을 시도하게 되었다.
실제로 4회전때, 승부수를 띄운것이 적중하여, 여유있는 서브3를 작성할 수 있었다.
그리고, 세번재 옥타코스놀을 29.5km에서 복용하며, 스피드를 지속적으로 이어갔던것이 그대로 맞아 떨어진것이다.
이번대회는 순전히 옥타코사놀에 의한 옥타코사놀을 위한, 우승과 기록작성이라 감히 말할 수 있다.
8.4km왕복코스라서 4.2km마다 랩을 찍었고, 페이스는 아래와 같다.
->1번랩이 4.2km라고 보시면 되고, 매 짝수랩이 포장도로이고, 오르막이 200m 더길어서, 시간이 조금 길게 나옴.
마지막8랩은 턴지점에서 골인지점까지 100m 더 내려가서 골인함->10랩은 골인지점에서 기록측정함.
1랩 17분38초 4.2km
2랩 18분24초 8.4km ->36분 02초[1회전 왕복]
3랩 18분05초 12.8km ->54분05초 -> 첫번째 옥타코사놀 복용
4랩 18분28초 17.2km ->1시간12분36초 ->서브3에 약1분이 초과됨 [36초+마지막 100m감안]
5랩 17분44초 21.4km ->1시간30분20초 ->두번째 옥타코사놀 복용하면서,페이스 올라감
6랩 17분41초 25.6km ->1시간48분02초 ->서브3에 약 30초가 초과됨
7랩 16분56초 29.8km ->2시간04분58초 ->세번째 옥타코사놀 복용+구간 최고기록으로 서브3 확신감생김
8랩 18분09초 34.0km ->2시간23분08초 ->서브3에 약 30초 여유가 생김
9랩 17분16초 38.2km ->2시간40분25초
10랩 18분00초 42.195km ->2시간58분25초 ->3회대회 연속우승과 두번의 서브3달성[1회대회와 3회대회]
쉽지 않은 코스에서 좋은기록과 후반을 빌드업으로 달릴 수 있었던것이 고무적인 것이고,금주에 술을 평소보다 적게 먹었던것이,
크게 도움이 되었던것 같다.
주로에서 응원해주시고, 내 이름 석자를 불러주신분들께 감사드리며, 이번에도 부상없이 건강히 완주할 수 있음에,
감사하는 대회로 복기하고 싶다.
즉시 시상을 해 주시어, 시상후에 다른일정을 이어갈 수 있어서 좋았다.
최옥수 교수님은 내가 생각보다 일찍 골인하는것 같아서, 뛰시던것을 멈추시고, 나를 맞아주셨다.
대회후 시원한 화채로 간단히 에너지 보충은 하였고, 최옥수교수님을따라, 화순에 유명한 한정식 집에서,
시원한 맥주와 영양가득한 한정식을 먹으며, 이야기 꽃을 피웠다.
마라톤으로 인연이 되었기에 이야기꺼리가 더 풍성하였다.
나에게 넘치는 호감과 호의를 보여주시는 교수님께 감사드리며, 이렇듯, 관심속에 인물이 되다보니, 내가 달리는동안은,
더 좋은레이스를 해야겠다는 책임감과 목표의식이 생기게 되었다.
신기하게도 교수님이 참석하신대회에서는 내가 줄곧 우승을 부르는 신비감까지 안겨주셨다.
이런면에서 최옥수교수님은 나에게 큰 귀인인듯 싶다.
식사후, 광주송정역까지 배웅해주시는 각별한 배려까지 받았고, ktx고속열차를 타고 서울로 돌아왔다.
서울에 도착하니, 새벽부터 내렸다는 비가 여지껏 내리고 있다.이제 그만내려도 되겠구만서도......
우승과 좋은기록은 언제나 기분좋은일이다.
그러나, 언제까지나 이 자리를 지킨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때가되면, 다 내려놓고, 회원들과 그리고 좋은분들과 펀런하는 날이 올것이다.
살아가면서, 좋은기록과 우승보다도 더 소중한것은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다.
특히나 좋은인연은 그 가치가 금전적으로 계산할 수없는 엄청난 것이다.
수많은 사람과 인연을 맺으면서 살아가고 있지만, 나와 맺어진 인연들이 더 특별해 졌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갈음한다.
오늘 하루도 나를 기억해주시고, 생각해주시는 분들께 감사하며, 모든분들이 진정 행복한 달리기를 이어갔으면 좋겠다.
늘 꽃을 피우는 마음으로 하루를...
저는 위대한 하루를 살아가는 정석근 이였습니다.




첫댓글 감독님 쉽지않은 코스에서 썹쓰리 우승축하드리구요!
지인들과의 좋은인연 멋지십니다!
화요일에 뵐게요!
날씨 그리고 기분등,마라톤에서 좋은인자가 시너지효과를 가져다 준것 같네요.
감독님만 보면 섭3가 옆집 거시기 같네요.
혹한기 섭3 감축드립니다.
개인적인 희망으로 언젠가는 옆에서 같이 완주해드니는
날이 오길 기대해 봅니다~^^
꾸준히 하시다보면 날렵해진 자신을 만나게 될겁니다.
풀코스는 멘탈이 중요합니다.
그 멘탈싸움에서 잘 이겨내야만이 비로소 자기만족도가 높아집니다.
축하 드립니다.
홍천생활은 잼 나는지요?
갑작스레 이별이라 아쉬웠습니다.
시간되시면 서울훈련 참석해주세요.
한번씩 서울 나들이 하실때 말이지요.
@정석근 카페 보면서 개인운동에 참조하고 있습니다.가을운동회 때문이라도 뵈어가야할것 같습니다.
@홍천 이상명 잘 됐네요.
얼굴보러오세요.
인사도 못 나누고 생이별 했잖아요.
언제나 멋진 우승후기, 행복한 마음으로 감탄하면서 읽고 있습니다.
저는 어제 저녁 먹고선 이내 잠이 들었는데, 늦은 밤까지 후기를 쓰셨군요,ㅎㅎ
저희 부부와 함께 식사하는 시간을 내어 주셔서 정말 감사했구요,ㅎ 앞으로도
각종 대회에서 뵙게되면 더욱 좋은 시간 가졌으면 합니다.
그런데 정말, 올해 제가 감독님과 만난 일곱번의 대회에서는
모조리 우승을 거머 쥐셨어요,ㅎㅎ
다시한번 우승 축하 드리고 감사드립니다.
참, 너무 풍성한 선물도 함께 감사드리구요, 옥타코사놀의 효능때문에
저도 첫바퀴 언덕길은 한걸음에 내달릴 수 있었답니다,ㅋㅋ
좋은시간 만들어주시어 감사했습니다.
옥타코사놀은 복용후 30분정도 효과가 지속되는것 같더군요.
어제 왕복 3회전이면 충분히 운동을 하신겁니다.
관심속에 더 잘 달릴 수 있었던것 같네요.
어제 대회는 왕복 코스다 보니, 오면서 가면서 감독님의 질주하시는 모습을 자주 뵐 수 있었습니다, ㅎ
그때마다 제가 가던 길을 멈추고 돌아 보며 어떻게 저렇게 잘 뛰지? ㅎ 하는 마음으로 쳐다 보았네요, ㅎㅎ
함께 기념사진 한장, 남기려다가,ㅎㅎ 감독님과 사진 찍게 되면 제가 큰바위얼굴 될 것 같아서 참았답니다. ^^*
제가 얼굴이 많이 작은편이죠.
이게 한때는 적잖은 스트레스였답니다.
맞는 모자도 없고, 친구들에게 소갈장군이라 놀림도 받기도 했지요.
뭐든 적당한게 좋지요.
@정석근 ㅎ 요즘 대세따라 좋으신거죠ㅎ
남들은 작게 만드느라 수술비용도 만만찮은데요ㅎ
@최옥수 (스위트드림) 그럼 부모님께 감사해야겠네요.
덕분에 수술비 아꼈네요.
문제는 큰건 조각할 수 있지만,작은것은 크게할 방법이 없네요.이 또한 고민이네요.
머리가 살찔일은 만무하니...
@정석근 ㅋㅋㅋ
감독님, 유머 센스 짱입니다
@최옥수 (스위트드림) 감솨~합니다.ㅋ
광주일보기사내용~
http://www.kwangju.co.kr/read.php3?aid=1503241200611613008
멋지십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그러게요.
최옥수교수님이 정마사에 애착이 대단하시네요.
회원들이 열심히 하시니 제가 힘을 얻어 대회도 잘 했던것 같아요.
낼 뵙겠습니다.
감독님^^
또 한 번의 역사를 만드신 것에 축하를 드립니다.
마라톤에 대한 사랑, 주어진 상황에 매번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참 좋습니다.^^
이렇게 인연을 맺고 함께 할 수 있음이 제게는 행운입니다. ㅎㅎㅎ
저역시 용희형님처럼 귀하신 인연을 알게되어 행운이라 생각합니다.
@정석근 예 . 감사합니다^^
많이 부족하지만 꾸준히 노력하겠습니다.
교수님 감사드립니다
정마사에 보내주싯 수박을
훈련후에 너무나 달콤하게
잘먹었습니다
늘 감사드립니다
열훈 하겠습니다
안그래도 회장님 이야기 많이 했답니다.ㅋㅋ
감독님 122번째 우승을 축하드립니다~~ 최옥수 교수님이 보내주신 수박을 훈련후 맛있게 먹었답니다~~ 정마사에 애착을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열정있게 훈련하시니 곧 고수의 범주까지 도달하실겁니다.
올 가을엔 하프 1시간 22분을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