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카페는 ‘매장 식사’ 가능, 카페는 ‘포장·배달’만?
식사류 기준 모호, 매장 영업하려 일부 카페 와플 기계 도입…카페업주간 고발 사례도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으로 카페의 매장 이용이 금지된 가운데 춘천지역 브런치 카페에서는 매장 식사가 가능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모호한 방역지침에 대한 카페 점주들의 불만이 늘고 있다.
최근 춘천 시내 한 카페에 와플 기계가 새롭게 들어왔다. 사장인 A씨는 “브런치 카페는 홀 영업이 가능하다던데, 와플과 같은 메뉴를 함께 판매하면 우리도 괜찮지 않을까 싶어 와플 기계를 들였다”고 말했다.
지난 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3차 유행이 장기화됨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가 수도권 2.5단계, 비수도권 2단계로 격상됐다. 거리두기가 2단계 이상이 되면 카페에서의 음식 섭취가 금지되지만 ‘브런치 카페’의 경우 매장 이용이 허용되기 때문에 ‘회색지대’를 찾아 홀 영업을 하려는 카페들이 생겨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춘천 시내 한 카폐 매장에 “좌석 이용이 불가”하고 포장만 가능하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식사류를 함께 판매하는 브런치 카페의 경우에만 매장 이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식사류와 단순 디저트 간의 구분이 모호해 지자체와 일선 카페 현장에서는 혼선이 빚어지기도 한다.
방역당국에서 명확한 기준을 세우지 않아 지자체마다 카페를 제재하는 기준도 제각각이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매장에서 불을 사용해 직접 조리한 파스타나 오믈렛 등’을 식사류로 보는 반면 서울시의 경우 ‘메뉴의 80% 이상이 식사류’일 때 매장 취식을 허용한다.
명료하게 확립되지 않은 기준이 그 기준에 따라 매장 영업이 금지되는 카페 업주에게는 더욱 기가 찰 노릇이다. 프랜차이즈 카페 직원인 지모(21)씨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실시된 후 인건비만 간신히 나올 정도로 매출이 줄었다”며 “홀 매출이 전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타격이 크다”고 호소했다.
이에 반해, 브런치 카페의 상황은 조금 나은 편이다. 춘천 시내 브런치 카페 사장 장모(38)씨는 “거리두기 2단계 이후 매출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나 일반 카페들에 비해서는 피해가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한편, 급격한 매출 감소로 늦게나마 배달을 실시하려는 카페가 늘고 있다. 배달앱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거리두기 2단계 격상 이후 카페의 입점 문의가 다소 증가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매장 운영만 하던 점주들이 갑자기 배달을 시행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게다가 배달앱 입점 대기시간이 길어진 현재로서는 “입점 신청을 하더라도 방역 강화 조치가 해제된 이후에나 승인될 것”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매장 운영과 배달 모두 어렵게 되다보니 카페 사장들이 서로를 신고하는 아이러니한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된 이후 카페업계 종사자 관련 온라인 카페에서는 브런치 카페를 비난하는 글이나 매장 영업 카페를 신고했다는 글들이 수차례 올라왔다. 이 온라인카페에는
‘방역당국의 정책으로 카페만 일방적으로 손해를 보는 것 같다“는 카페 점주들의 억울함이 절절이 묻어나고 있다. 동혜연 대학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