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을 하루 거르면 몸이 무거워지는 걸까....?
정마사 목요일 훈련을 위해서 지하철로 가는데....
여느 때보다 힘이 듭니다....
화요일 훈련하고 수요일 쉬었다고 몸에 큰 변화가 있을라구....ㅎ
그냥 가방이 이날은 너무나도 무거워져서 그런 것뿐....^^
빨리 훈련장에 도착해서 열심히 달린 후에 돌아오노라면....
몸도 홀가분해지고 짐도 가벼워지고 룰루랄라 돌아온다나....^^
지난 화요일에 이어서 역시 선정릉역에서 환승을 합니다....
이번주 주중 훈련 2회는 모두 서울숲에서 진행됩니다....
세계적인 팝가수 '본 조비 (Bon Jovi)'가 내한공연한다는데....
하필 마스터즈 마라토너들을 몰아내고 뭔 보조경기장에 무대를 펼쳤다냐?....ㅋ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그는 수많은 유료관객을 불러모으는 프로페셔널이고, 나는야 아마추어....ㅎ
제가 훈련할 때마다 끊어주는 티켓으로는 비교할 수 없는 대관수입을 올리겠죠....
자연의 순리는 시장의 논리에 밀려난다는 말인가, 그래도 인간은 달려야만 하는 것을!....^^
서울숲 거울연못 앞에 무거운 가방을 드디어 내려놓습니다....
낯선 공간을 찾아갈 때는 번거롭기도 해서 그냥 유니폼 속에 입고 겉옷을 입습니다....
현장에서 양말 신고 마라톤화 착용한 후, 겉옷만 벗으면 준비완료....!
이틀만에 찾아간 공원에 무슨 변화가 있을라구요....
그래도 카메라 한 손에 들고 천천히 예습조깅 한 바퀴....^^
산책객의 숫자도 자전거랑 유모차의 붐빔도 다를 바 없는데 약간 주로가 밝아진 느낌....?
화요일보다 몇몇 가로등이 더 불을 밝히는지? 아니면 제 눈이 그새 익숙해진 것인지....ㅎ
여러 모로 내것같이 편안한 느낌을 발로 전달받아 온몸으로 뿌려봅니다....
명절 연휴 주말을 앞둔 시점이라도....
정마사 회원님들께서 많이들 착착 도착하십니다....
이어서 감독님 당도하시고....
훈련 제 시간도 도착하시니 스트레칭 바로 들어가주십니다....ㅎ
넓은 산책로 한켠에서 몸풀기....
오가는 방문객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모두들 주의하는 움직임....
조깅 들어가는데 이날은 네 바퀴를 선언하시는 감독님....!
1Km 순환주로 곳곳을 지날 때마다 변함없이 특이점과 위험요소를 설명해주십니다....
네 바퀴 돌아오니 네 번 거듭거듭 반복해서 알려주시는 꼼꼼하심....^^
화요일에는 인터벌, 목요일에는 지속주....
9월 훈련은 계속 한결같은 흐름으로 타고 갑니다....
지루할 법도 한 훈련인데 장소를 바꿔가며 맛보니, 간이 잘 된 요리같다고 할까나요....ㅎ
불가피한 선택이었지만 가능한 한 다양한 맛을 즐기는 것이 더욱 낫다고 좋게 해석해봅니다....^^
짧은 휴식이 있은 후 감독님의 본훈련 지시를 받는 시간....
정마사 다음 카페 홈페이지에 세세하게 적어두셨는데도....
다시금 일일이 지시해주시는 감독님의 철두철미함....
3.5조의 이날 미션은 4분45초 페이스로 1Km주로 13바퀴를 돌기....!
정마사의 조별 지정은 거듭되는 훈련에서 감독님의 관찰과 판단에 따릅니다....
큰 설정은 감독님께서 하시지만....
각자 그날의 몸상태와 실력 향상에 따라 미세한 조정도 가미됩니다....
외곽으로 달릴 것인가 안쪽에서 뛸 것인가....
순간순간 스스로의 점검으로 재깍재깍 적용해나가야 하지만....
같은 조원들에서 멀리 이탈하지는 말기를 특별히 당부하시는 감독님....^^
13바퀴를 어떻게 나눠서 살펴야 하나....?
빙글빙글 돌다보면 몇 바퀴인지 깜빡깜빡 할 때도 있는데....
주어진 숫자가 1외에는 나눠지지 않는 '솟수'라니 거참....
일단 감독님의 지시사항대로 첫 세 바퀴를 천천히 시작....
10바퀴까지 4분40초에서 4분35초까지 나아가고....
나머지 세 바퀴는 자유주로 각자 페이스에 따라 달리라시니까....
나눠 떨어지지 않는 숫자를 3+7+3으로 보기좋게 썰어서 집어 삼켜야 하는 날....ㅎ
첫 바퀴는 4분45초 페이스를 자세히 살피며 몸에 담는 시간....
조장님의 지시로 빈틈없이 정각에 틀어막고 들어가는 2회전....
그 끝자락에서 감독님 일찍 3.5조 점검 동반주에 들어오십니다....
세 달간 함께 훈련해온 시간들....
장소를 옮겨서 그런지 모두들 더욱 긴장이 되었겠죠....
근심 걱정서린 말씀은 않으시고, 좋아~좋아~쭉쭉~ 기분 좋은 감탄사만 연발....!
세 바퀴 마저 함께 돌고 맡기고 자리를 떠나십니다....
감독님 시야에서 사라지면서 외곽 라인으로 크게 타고 돌아봅니다....
할만도 하여라~ 자꾸만 욕심이 생겨나니, 자꾸 바깥으로 벗어나네요....ㅎ
4회전과 5회전을 끔지막하게 확장된 포락선을 그리며 나아가니 이내 지칩니다....ㅋ
6회전부터 그냥 제자리로 돌아왔다가 이젠 서서히 안쪽으로 기우는 몸....
그런데 절반도 채 완성 못한 순간, 이날의 급수는 너무 빨리 시작되네요....^^
다들 너무 열심히 잘 달리셔서 감독님 갑자기 하실 일이 뜸해지신 걸까....
7회전 들어갔다가 별탈없이 출발점에 다왔는데 또 다시 급수를 해주십니다....
이제 괜찮은데 제 과도한 급수의 옛기억을 감독님께서 잊지 못하시는 듯....
건네주시는 물병을 그래도 받아들고 한 모금 꼴깍꼴깍....
마신 물보다 등에 부어버린 물이 더 많네요....ㅎ
서울숲 주로를 달리면서 정말 다양한 분들을 스쳐지나갑니다....
잠실 보조경기장 트랙에서는 선두조의 추월만 기다리다 겹치면 반가울 뿐인데....
일반 공원의 비포장 산책로에서 만나뵙는 일반인들은 거참 시원섭섭합니다....
자리를 쉽게 비켜주시며 파이팅~간혹 외쳐주시는 팬들....
마라톤 하는 사람들인가 보네~하며 신기한 관심을 보여주시는 분들....
하지만 괜히 놀라시거나 불평어린 표정, 듣기 거북한 쓴소리를 뱉으시는 사람들도 있네요....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더 사랑하는 사람이 언제나 지는 것을....ㅎ
마라톤을 너무나도 사랑하기에 좋은 소리보다 궂은 소리 조금 듣는다고 괘념치 않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8회전의 끝자락에서 1조원들께서 추월해가지고....
9회전의 중간부에서 2조원들께 따라잡히니 괜시리 팔다리에 들어가는 힘....!
그러나 무의식적 오버페이스는 절대 금물, 워워워....^^
10회전을 다 마치고 출발점을 스쳐지나는데 감독님 46분 달렸어! 좋아좋아 계속 쭈욱~ 외치십니다....
조원 선두께서 앞으로 치고 나가기 시작합니다....
저는 그냥 그대로의 페이스를 유지....
그냥 이대로가 좋아^^가 아니라 왜 이것 밖에 못하지....?
물을 덜 마시고 달렸나? 서서히 허기가 져서 그런가?....
점점점점 간격이 더욱 벌어지기만 합니다....ㅋ
그래도 시야에서 조원들을 놓쳐서는 절대 안 되는 법....
꾸역꾸역 따라붙으며 11회전 완료, 재빨리 생수병 하나 낚아채고 나홀로 급수....ㅎ
여전히 마시는 것보다는 뿌리는 게 더욱 좋은 물....^^
솟수들은 자존심 강한 숫자라는데....
그중 하나인 13이라는 숫자를 짊어지고 나아가는 달리기....
그런데 마라토너 자존심은 말이 아니게 흐트러져갑니다....
억지로 13이라는 숫자를 받아들 것 같은 찝찝함이 솟아나니....
더욱더 용을 써봅니다만....
쉼없이 13바퀴를 내달린 것에 만족해야 할 때가 되었네요....
시계의 버튼을 누르니 두 다리의 회전이 삐리리리 멈춥니다....
옆으로는 2바퀴를 더 달린 1조의 에이스 선두께서 저와 동시에 피니쉬....ㅎ
빙글빙글 돌다보니 아주 옛날 어느 여가수의 노랫 선율이 맴도네요....
어떻게 하나....
우리 만남은 빙글빙글 돌고....
여울져가는 저 세월 속에....
좋아하는 우리 사이 멀어질까 두려워....
뭐 이런 가사의 대중가요였는데 이 노래는 몇 년산이었지....?
좋아하니 멀어지지 않기를 바라는데....
좋아하니까 더욱 빠르게 빠르게 주위를 돌고돌아 옭아메고 싶기도 합니다....ㅎ
팍팍 치고 나가야 하는데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도는 것만 같아 어지럽기만 한 걸까....
제 자리에서 빙글빙글 빨리 돌던 어떤 사람들은 초능력맨도 되더만....
돌고 돌아도 왜 아직 우리 사이는 이렇게 서먹서먹한지....^^
두텁던 내 몸의 보이지 않는 실을 풀어 주로 주위에 휘휘 감아 나는야 가벼워져라....!
이날의 주로 감기 놀이는 결국 내 몸만 조이는 행위같기도 합니다....
3.5조의 단합된 훈련을 특히 칭찬하시는 감독님....
칭찬은 짧고 강렬하게! 훈련은 길고 강렬하게?....
이제 기온이 땀이 갑자기 식어버릴까 염려되는 날씨....
빨리빨리 회원님들을 불러모아서 마무리 훈련 속행하십니다....
지속주 훈련이었기에 전력질주 4회가 아주 길게 이어집니다....
피치 훈련은 언제나 빠지는 적이 없죠....
그런데 감독님 깜빡하셨나 보강운동 1번 지시가 없으시니 흐뭇....ㅎ
몸풀기 스트레칭했던 그 자리에 그대로 모여 마무리 스트레칭을 합니다....
바로 그때....
자전거 한 대가 다가오더니 노란 유니폼들 앞에 멈춰섭니다....
보아하니 공원 관리담당자....ㅎ
넓은 공간 많은데 이렇게 길을 막고 훈련하면 민원 들어온다고 호통....?
별로 막지도 않았고 보행자들을 위한 틈을 충분히 뒀는데 뭥미....ㅋ
늦은 밤 업무에 충실하려는 것은 십분 이해가 가옵니다만....
주의만 주고 떠나면 될 것을 길게길게 사설이 이어지니 괜히 짜증이 납니다....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더 사랑하는 사람이 언제나 많이 양보하는 법인 것을....^^
이날 훈련을 끝으로 다시 보조경기장으로 점프해 빙글빙글 돌텐데....
그 끝자락에 눈치없이 좋은 뒷끝을 보여주지 못하는 서울숲공원이 야속합니다....ㅎ
올해도 추석이 달려왔습니다....
여름부터 성큼성큼 뛰고 있으니 더 빨리 다가온 느낌....
정마사 노란 유니폼마냥 들판의 벼들이 노랗게 물들었을까나....?
고향길 가는 길에 확인해봐야겠는데 올 추석은 추분에 가까와 좀 빠른 편....ㅋ
지난 화요일에는 여러 회원님들께 선물을 베푸신 감독님....
이날은 회원님들의 선물을 받으시고 듬뿍 활짝 머금으신 만면의 미소....ㅎ
풍성한 한가위 넉넉한 인심을 나누며 기뻐하듯....
진정 기다리는 마라토너의 가을 명절 잔치에서도....
알곡 가득 들어찬 수확 거두기를 다짐해봅니다....^^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
다시금 무거운 가방을 짊어지고 가면 너무 힘들겠죠....
아이스박스와 가방에 담아 들고간 이날의 특별 간식을 베풉니다....
막걸리와 두부김치....^^
갑작스런 깜짝 반전에 여러 회원님들 깜놀하셨을래나....ㅎ
이날은 명절이라고 제가 좀 색다른 도전을 감행....^^
훈련 후 맥주는 종종 함께 나눴는데....
마라토너의 음료 막걸리, 정마사 훈련 직후에 처음으로 마셔보는 곡차....ㅋ
마라토너는 몸에 일기를 쓰는 사람들일까나요....
그 일기장에 쓸 가장 소중한 글귀는 오늘도 다시 고쳐 쓰는 법....?
일기쓰기를 며칠 거르다보면....
더욱 쓰기 싫어지고 기억도 가물해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어느새 곧 괴리된 자신을 대면....ㅋ
어제의 나와 내일의 내가 낯설지 않게 만나기....
언제나 꾸준히 써내려가야 할 몸의 일기....
일기장 검사 맡는 것은 언제나 괴롭지만 피할 수도 없답니다....
가을의 그날은 점점 다가오니까요....ㅎ
을미년 중추절....
몸의 本고향으로 향하는 출발시간....
각지에서 알차게 보내시고....
기쁨과 행복 한아름 담아....
멋지게 다음주 화요일 저녁....
정마사의 고향, 잠실 보조경기장에서 멋진 명절 피니쉬 완성....
함께 달려 마무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모두들 편안하고 안전한 귀향길 되시길....!
마라토너 베르디안~
첫댓글 ㅋㅋㅋ 노란 셔츠의 사나이는 오늘도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고 민원처리를 하죠. 감독님의 프로그램은 선두조와 후미조의 골인 시간과 페이스를 안배하기에 거의 끝나는 시간이 비슷하게 1시간 내에 마치게 됩니다. 늦은조나 농땡이 조들은 골인시간 랩으로 보면 탄로나는거죠. 개인 몸상태에 따른 페이스안배와 훈련강도를 낮춰주기도 합니다. 그런 세심함이 정마사의 자랑과 코칭 능력의 탁월성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런 정성을 봐서라도 이를 악물고 뛰어야죠.
늘 신선함을 주는분이시라 인기가 아주 좋습니다.
사관학교의 진정한 분위기 메이크로 앞으로도 많은활약해주시고 그 열정만큼 기량도 일취월장하는 가을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보기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