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퀴어문화축제 장소 사용 불허, 그 이유는?
차별적 행정인가, 공익을 위한 불허인가.
올해 춘천시가 춘천퀴어문화축제를 위한 의암공원 사용에 대해 녹지공원법과 민원을 이유로 불허한 가운데. 해당 축제 준비 위원회의 반발이 이어졌다.
올해 춘천시는 녹지 공원법과 주변 민원을 이유로 재작년부터 이어진 춘천퀴어문화축제의 의암공원 사용을 불허했다. 춘천시는 유독 올해에만 거부 결정을 내린 것은 아니었다. 의암공원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녹지공원과와 여성가족과의 허가가 필요한데, 각각 재작년에는 녹지공원과가, 작년에는 여성가족과가 장소 사용 거부를 내렸다. 때문에 해당 부서의 거부 사유를 피해 축제를 진행할 수 있던 것이다. 하지만 올해에는 녹지공원과와 여성가족과가 함께 장소 사용 거부를 내린 것이다.
녹지공원과는 녹지공원법 제49조, “행상 또는 노점에 의한 상행위”를 금지한다는 항목을 들며, "작년, 축제에서 상행위가 적발된 바가 있기에, 이를 이유로 거부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또한 "해당 축제가 주변 주민, 특히 청소년의 정서를 해칠 염려가 있다는 민원이 제기되었다."고 말하며 거부 이유를 밝혔다.
또한 여성가족과는 의암공원의 야외무대 사용을 불허한 사유에 대해 민원과 더불어 "해당 무대는 공익, 특히 청소년들을 위한 시설인데, 축제는 이러한 목적과 부합하지 않기에 장소 사용을 거부했다."라고 말했다.
퀴어문화 지지자들의 반응은?
장소 사용 거부에 대해 퀴어문화 지지자들은 부당하다고 말하고 있다. 춘천 한림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재학중이며, 일명 '마이농'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구민영(23)씨는 교내 성소수자와 앨라이 소모임 '이웃'의 모임장이다. 구민영씨는 대학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을 통해 이번 장소 사용 불허를 규탄하는 연대발언문을 공유했다.
구민영씨는 춘천시의 장소 사용 거부에 대해 "단순 민원 등을 이유로 장소 사용을 거부하는 것은 차별적 행정이다."라고 말하며, "1년 중 단 하루, 자신들의 성정체성을 자유로이 표현하는 날인데, 이것이 어떻게 일반 시민들의 정서를 해칠 수 있는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소모임 이웃을 만든 이유인 "교내 성소수자들과 그 지지자가 차별받지 않고, 그들이 쉴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을 언급하며, "이러한 행정적 차별에 대
해 교내의 성소수자와 그 지지자들이 혼자가 아니라 연대하는 이들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라고 말하며 연대발언문 작성 이유를 밝혔다.
퀴어문화에 대한 무조건적 혐오
더불어 이번 장소 사용 불허와 더불어, 성소수자에 대한 대중들의 무조건적인 혐오도 엿볼 수 있었다. 실제 춘천퀴어문화축제의 장소 사용 거부에 대한 기사에선 "퀴어 축제는 축제가 아니라 성중독자 만들자는 행사나 다름없다.", "더 이상 동성애와 에이즈로 고통 받는 사람이 없길 간절히 바랍니다."등의 무조건적인 혐오 발언을 볼 수 있었다.
소모임 '이웃'의 '에브리타임'에 공유한 연대발언문의 댓글 반응이다. 좌) 성소수자에게 '불량품'이라고 말하는 등, 무조건적인 혐오 발언을 하고 있다. 우) 성소수자들의 의견에 존중을 표하며, 연대발언문을 지지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소모임 '이웃'의 연대발언문도 예외는 아니었다. '에브리타임'에 공유한 '이웃'의 연대발언문에는 성소수자들을 불량품으로 간주하는 등, 무조건적 혐오의 댓글이 눈에 띄었다. 하지만 성소수자들의 의견에 대해 존중을 표하며 연대발언문을 지지하는 반응도 존재했다. 구민영씨는 이러한 반응들에 대해 "이미 기존에 수많은 방법을 통해 오해나 편견, 그리고 혐오에 대해 올바른 정보를 제공해왔다."고 말하며, "하지만 여전히 무조건적인 혐오를 표현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하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하지만 "이런 노력을 통해 연대와 지지를 표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모습도 보인다."고 말하며, "공개적으로 연대나 지지를 보내기 힘든 것을 알고 있지만, 작은 지지의 댓글, 더 나아가 퀴어문화를 존중하는 마음을 갖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