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벚꽃이 지고 형형색색 철쭉이 만발하더니 이젠 힘겨운 듯하다.
여기저기 피웠던 민들레도 하얀 눈이 쌓이듯 흩날린다.
쑥캐는 여인들의 모습도 옹기종기, 산에는 연두가 초록으로 옷을 갈아 입고
벌써 더운 날의 그늘을 드리운다.
인간의 어떤 조형물도 자연이 펼쳐 놓은 이 아름다움을 따를 수 있으리오.
전원생활을 꿈꿔보면서 작은 텃밭을 가꾸고 있다.
수확량에 크게 신경쓰지 않지만
그래도 풀이나면 안 뽑을 수 없는 노릇이다.
작년에 고구마와 고구마 줄기, 마늘은 비교적 양호하게 선방했지만 고추와
서리테콩은 실패했다.
올해도 마늘, 양파를 조금 심고 시금치,상추를 심어 식탁에 올렸는데,
이제 고추를 심고 고구마를 심으려 땅을 파놓았다.
손바닥만한 땅이다 보니 기계를 댈수도 없고 직접 땅을 파서 비닐을 씌우는 일이
여간 힘든게 아니다. 어렸을적 부모님들은 얼마나 힘드셨을지 체험한다.
날마다 조금씩 하는 일이면 좀 쉬울텐데. (너무 힘들어!)
다들 차라리 사먹는게 낫다는데, 주말 오전에 주로 하다 보니 녹녹치 않다.
어쩔땐 주말농장에 매어 있는 듯해 약간에 스트레스도 생긴다.
모임에 갔더니 어떤 친구는 시골에 이미 집을 짓고 있거나 농막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나이 먹을수록 도시에 살아야 한다는 사람들도 많다. 누구나 전원생활을 꿈꾸
기만 할뿐 실제 살거나 살려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담쟁이 넝쿨이 흙담을 타고 오르는 시골, 소나무 향기를 맡으며 호미질을 하고
있으면 아픈 곳도 걱정도 어디론가 사라진다.
자연과 있으면 내 모습도 치장하지 않고 그대로다. 작업복에 모자를 쓰고 장화를
신고 그야말로 농촌 스타일!
구멍 뚫린 장갑 사이에 손가락이 풀물이 들어 며칠은 간다.
비가 내리면 대지는 촉촉해 지고 자연은 순화된다.
나무는 새가지를 내놓고, 잠자고 있던 씨앗은 눈을 뜨기 시작한다.
채소들도 싱싱하고 부드러운 잎을 우리에게 제공한다.
이처럼 자연은 순결함을 간직하고 우리에게 새로운 에너지를 준다.
자연은 순수함과 순리를 따르고 있는데 인간들은 왜 그토록 순수함을 잃어가는 걸까?
개똥보다 못한 인간들이 너무 많다. 그야말로 두엄썩는 냄새보다 더 악취가 풍긴다.
지금의 우리 사회는 서로가 반목하고 장점보다는 단점만을 파헤치며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이 부족하다.
물흐르듯 위에서 아래로 자연스럽게 흘러가면 좋으련만.
누군가 정치는 다 그런다고들 하지만 순진한 국민을 보살피고, 순결한 자연을 아끼고
보전해야 하지 않을까.
시골은 화려하지 않지만 있는 그대로 참 편안한 풍경이 정겹고 행복하다.
싱그러운 봄날의 별빛 속에 행복한 잠을 청한다.
첫댓글 하하님들 무탈하시지요?
가정의 달 5월~
가정에 행복과 건강을 기원드립니다.
5월의 싱그러움을 담은
소식이 왔군요^^
텃밭이 주는 즐거움을
저도 조금은 알고 있지요.
모기에 물어뜯기는
괴로움도요 ㅎ
자연이 저희에게 알려주는 순리.
그렇게만 세상 일이 흘러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바래봅니다.
편지 감사드려요
감동있는 5월 보내시길 바래요💐☘️
저도 요즘 화순에 있기에 마이프렌드 님의 자연예찬에 공감합니다. 텃밭의 상추 쑥갓 부추 뜯으며 함께 묻어나는 흙들. 강아지똥 아닌 개똥 치우는데 익숙해진 자연인이 되갑니다. 민들레를 피워낸 쓸모있는 강아지똥. 이 세상은 쓸모있는 것으로 가득하네요. 새벽 산등성이로 뿌옇게 타오르는 물안개에 빠져듭니다. 마이프렌드 님, 농부아저씨가 다 되신 듯. 넓직한 밀집모자, 목에 두른 수건, 땀방울 뚝뚝^^ 수확량이 아닌 가치를 생산하십니다. 건강하세요.
사람들이 힘들고 아프면 왜 자연을 찾는 지 이제는 알게 됐어요.
힘들기 전에 아프기 전에 자연을 보고 배워야해요.
myfrend 님, 자연을 일구며 더 건강해지시길 바랍니다.
오랫동안 자연인으로 살아보신듯
예사롭지않은 자연 찬미 글에
놀랍니다. 소나무 향기에 호미질^^
피톤치드향이 여기까지
정화되는 글들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