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짐을 꾸린다 – <처음처럼(신영복)> 시작을 앞두고(2023.5.18.)
15년을 불러온 하하의 노래는 누가 들었을까.
하하스러운 하하는 아직 입에 머물러 있는 건 아닐까.
하하는 정녕 가 볼 수 없는 곳인가.
하하는 끝내 맛볼 수 없는 음식인가
밀도 높은 갱엿이 엉덩이를 붙들며
손해 보면 안 된다고
이것이 합리적이라고
이것이 하하스러운 것이라고 우겨댄다.
슬픔이 엄습해도 할 수 없다.
허망함이 밀려와도 별수 없다.
안타까움이 깊어도 어쩔 수 없다.
다, 다 스스로 져야 할 짐이다.
끊이지 않는 강물을 바라보며
아래로, 아래로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며
오만 잡동사니 받아들이는 강물을 바라보며
바다만을 향해 묵묵한 걸음 쉬지 않는 강물을 바라보며
아직 하하의 여행은 끝나지 않았다고
아니 하하의 여행은 시작도 안 했다고
하하스러움의 곡조는 만들어지지 않았으며
하하의 가사는 지어지지 않았으며……
그러나 하하는 언제가 불러야 할 노래
그래도 하하는 언젠가 추어야 할 춤
여전히 하하는 항시 바라보아야 할 별
결국 하하는 언젠가 이르러야 할 바다
슬픔을 삭이고
허망을 달래고
안타까움을 참고 견디며
새로운 짐을 꾸린다.
머리로 하는 여행을 시작으로
가슴으로 공감하는 터널을 지나
발로만 걸어갈 머나먼 그 하하의 나라로
다시 처음의 발을 내딛고자 신발끈을 묶는다.
첫댓글 신영복
머리 가슴 발, 발이 갖는 의미에
돌이킵니다
하하를 거쳐 가는 발 들이 있어 "출렁출렁"
하하를 지켜내지 않았을까요
그들의 '발'도 고맙습니다
머무를 님의 '발'이 있고
떠나가는 님의 '발'이 있어
고인물 부폐하지 않고 생기를
얻었기에 잠시 머물다간
그들도 하하에 기여도가
없지않다 생각합니다
지나친 완벽을 요구하는 교우가
막달라마리아를용서할수없다면?
-- 어디서 관용을
관대함을 배워갈수 있을까요?
이름도 잊혀진 하하를
떠나간 그들도 하하에
기여했음을 저는 인정합니다
하하를 묵묵히 지켜준 '발'
존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