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 먹고 더 움직여라....!
기나긴 추석 연휴....
기름진 음식들을 피하고....
게을러질 몸뚱이를 적극 움직이기....
가을을 준비하는 마라토너들에게 내려진 지상명령....
모두들 어떻게 과식에 따른 비만의 위험을 극복하실까나....?
가을을 맞이하는 마라토너의 방법론은 언제나 한결같습니다....
더 먹었으면 더 달리는 수 밖에....!
혼자 하기 힘들면 같이 달리면 되지....!
아주 특별한 한가위를 맞이하는 을미년의 가을....
나흘간의 기나긴 휴가, 첫 새벽을 장거리주로 열고....
그 끝날 밤을 인터벌 훈련으로 마무리하는 생소한 일정을 연출합니다....^^
추석 기간 첫날과 끝날에 정마사 훈련 참가가 예정되었기에....
하염없이 들어가는 음식들을 그냥 무방비로 받아들였나....?
뭐 지내고보니 그런 것 같지도 않습니다....
알아서 적절히 이건 지방, 이건 탄수화물....
몇 달 전부터 준비해오는 계획으로 인해 이제는 알아서 척척 가려지네요....
모자랐던 잠까지 충분하게 자두면서 피로물질까지 싹싹 정리해보는 연휴....^^
그런데 정마사 단체 카톡방에 특별공지가 올라왔습니다....
이날의 훈련은 시간을 조금 앞당겨 5시에 시작한다네요....!
갑작스런 변경은 명절을 맞아 훈련도 하고 회식자리도 마련하려는 뜻....
아직 해가 저물려면 한참 남았는데....
일찍 집을 나서서 잠실보조경기장으로 향합니다....
지난 주 화요일 인터벌 훈련은 서울숲에서 했는데....
잠실로 가려니까 푹신푹신하고 깔끔한 그 트랙에 미소 살짝....
그런데 추석 첫날 그 트랙을 80바퀴나 빙글빙글 돌아서 그런지....
오른쪽 발목이 약간 시큰거리네요....ㅋ
명절 연휴 끝날에 갑작스런 시간변경에도 변함없이 찾아드는 노란 물결....
햇볕 찬란한 트랙 위에서 간만에 달려보는 기분이 상쾌 뿌듯합니다....
마치 추석 명절의 가장 바람직한 모습을 선보이려는 것인가....
많이 먹었으면 그만큼 값을 치뤄 몸을 정상태로 회복시켜 일상으로 복귀....!
그 삶의 리듬을 회복시키려는 올바른 마음가짐....
아침에도 이미 새벽반 훈련을 담당하시러 서둘러 귀경하신 감독님....
스트레칭 지도를 끝내고 함께 회원들과 조깅을 하십니다....
이날은 추후 일정으로 인해 일정을 많이 단축하시려는지....
조깅은 운동장 다섯 바퀴로 줄여주시며 그 끝을 전력질주로 바로 연결해 깔끔하게 마무리....
다시 방향을 틀어 전력질주 한 번 더....!
9월 정마사의 화요일 훈련은 변함없이 2,000m 인터벌....!
이 훈련 단계의 다섯 번째이자 마지막인 날....
원래 계획보다 조별로 횟수를 1회씩 줄여주신답니다....
6시 50분까지 모든 훈련을 마무리하고 장소를 옮겨야 하기에 불가피한 조치....^^
회식이 있다니까 기쁘고, 덩달아 줄어든 훈련 횟수에 또 기쁘고....
이번 명절은 끝까지 기쁘고 기쁘게 달려달려....ㅎ
조깅후 잠시 휴식을 가진 후, 3.5조의 일원으로 올라선 트랙....
감독님의 요구사항은 112초를 시작으로 110~108초를 유지하며 나아가기....
회복조깅은 155~160초 사이로 막으면서 총 5회전....!
출발신호와 함께 그 첫 회전을 나아가는데 부담이 줄어서 몸이 가벼워졌나....
첫 리듬부터 약간 빠른 듯한 이 느낌은 뭐지....ㅋ
그런데 갑자기 어디선가 불호령, '3조가 너무 느려, 빨리빨리!'....
3조가 느린 게 아니라 3.5조가 빠른 듯한데 날벼락이 과녁을 빗나갔나....ㅎ
다시금 분위기를 재조정하면서 발맞춰 나아가는 조원들....
이날은 아직 귀경하지 못하신 회원님들 계셔서 네 명이서 지키지만....
그렇기에 더욱 사명감을 가지고 달려나갑니다....^^
2회전이 시작되었는데도 감독님께서는 출발선에 그냥 머무르십니다....
평소와 달리 아직 훤한 시간에 트랙을 돌고 있으니....
조별 흐름과 개별 움직임까지 멀리서도 꿰뚫어보실 수 있는 듯....
날카로운 시선만 주로를 따라 함께 빙글빙글 돌고 계신가 봅니다....
저야 외곽 후미에서 달려가는데 뭔가 몸에 이상 신호가 곳곳에서 들려옵니다....
오른 발목이 여전히 안 좋은데 무릎까지 찌릿찌릿, 어깨도 찌뿌둥....
아아, 그런데 왜 가슴까지 또 따꼼따꼼거리는 것이야....ㅋ
2회전을 마무리하면서 결국 웃통을 벗어버립니다....
많은 이상 징후에 어느 것 하나 재빨리 제거할 수 있는 것을 즉각즉각 해결해야....!
이날의 급수는 2회전 끝나자마자 미리미리 챙겨주시는 감독님....
물병 빨리 비워버리고, 다른 병 비우러 가야하니까?....ㅎ
회복주에 이어 3회전으로 들어서며 발놀림이 빨라집니다....
그런데 이 또 어인 어처구니없는 반응이란 말인가....
옆구리가 살짝살짝 결리기 시작하네요....ㅋ
성급히 레인 안쪽으로 옮겨붙으며 허겁지겁 뒤따라갑니다....
후미 조원께서 외곽으로 벗어나시며 저와 휘리릭 자리바꿈....
혹시나 혹시나 염려하면서 보폭을 줄이고 피치를 조정하며 따라가기 급급....
다행히 다섯 바퀴를 다 채우고 브레이크를 지긋이 밟는데....
감독님께서 다가오시더니 저한테만 또 급수....ㅎ
급수를 많이 하면 옆구리가 더 결릴지도 모르는데 살짝 한 모금만, 대신 머리에 한움큼....^^
4회전에 들어갈 무렵, 상위조 하위조의 교차가 빈번해집니다....
실력별 차이가 400m트랙에서 충분히 반영되는 시간....
추월을 할 때는 바깥 레인으로 크게, 추월 당할 때는 안쪽 레인으로 바짝....!
안전하게 서로를 배려하면서 함께 달려가는 보조경기장....
그런데 두 청춘남녀가 빼어난 스피드로 트랙을 후다닥 크게 돕니다....
오픈케어 함연식 프로와 철인 꿈나무 김규리 선수, 이날 잠보를 정마사와 함께 가르네요....^^
혼신의 힘을 토해내며 절규하는 듯한 규리 양의 거센 숨소리가 귓가에 쟁쟁....
금새라도 눈물을 쏟아낼 듯 주저앉아 쉴 때 곁을 지나며 격려인사 투척, '규리 파이팅!'....
여러 정마사 회원님들뿐 아니라 힘차게 트랙을 누비는 여러 분들과 함께 파이팅하다보니....
그 성가신 몸의 통증들은 그새 어디로 사라졌을까나....
별탈없이 4회전도 마무리하고 물찾아 마시며 회복주....^^
마지막 5회전에 들어가는데....
조장님의 지시로 역시나 제가 선두에서 이끕니다....
3회전 돌 때 같았으면 양해를 구하고 계속 뒤따라가기 급급했을텐데....
뭐 괜찮아진 이상 앞으로 치고 나가며 마지막 회전을 리드합니다....
한 바퀴 빠르게, 두 바퀴 한숨 고르고, 세 바퀴 빠르게, 네 바퀴 바짝 땡기고....
마지막 다섯 바퀴째 기어를 높이고 보폭은 짧게 피치는 빠르게 맹렬히 질주....!
롱인터벌 2,000m 훈련을 빼먹고 마라톤 풀코스 도전을 논하지 말라....!
밝을 때 시작한 마지막 2,000m 인터벌, 최종 회전은 어둠 속으로 피니쉬....^^
지난 3년간 42.195Km를 스무 번이나 넘어봤지만....
항상 뭔가를 빼먹고 덤벼들어서 그렇게도 힘들었던 걸까....
이제는 꾹꾹 채워담고 달리니까 달리 달려지겠죠....ㅎ
결좋은 바람이 이쁘게 살갗을 스치는 시간....
상위조의 마지막 질주를 바라보며 숨을 고릅니다....
최종 주자가 피니쉬를 통과하기가 무섭게 감독님의 집결 명령이 떨어집니다....
피치 없는 마무리야말로 나사 빠진 훈련....!
거칠게 돌려대고 조아대며 근육의 기억을 정렬하는 시간....
보강운동은 추가되지 않아 다행이네요....ㅎ
이상하게 조명이 들어오지 않아 너무 어두운 보조경기장....
화장실 앞 대기벤치 앞으로 장소를 옮겨 정리 스트레칭을 이어갑니다....
예고된 바처럼 정확히 6시50분에 훈련을 끝마치고....
장소를 양재동 운봉농장으로 옮겨 갖는 단체 회식....!
좋은 음식, 시원한 음료, 거기에 장뇌삼까지 꿀꺽....
훈련복을 갈아입고 식탁 앞에 마주앉아 느긋하게 담소를 나누는 시간....
이날의 훈련을 함께 복기하는 것을 필두로....
가까운 시간 마라톤 대회장 곳곳에서 있었던 소식들을 진설해놓습니다....
무더운 여름임에도 값진 성취들 가득한 반가움이 깃들지만....
이를 어쩔 전해오는 안타까운 사고 소식은 이내 마음을 숙연하게 합니다....
그래도 다시 힘차게 힘을 내며 전해듣는 정석근 감독님의 마라톤 꿀팁들....
역시 진짜배기는 예상밖의 장소, 결정적인 순간에 솟구치는 것이련가....
당장 기억창고 속에 휘리릭 감춰넣고 나도야 몰래 실행해봐야지....^^
기나긴 휴식의 나날이 다음을 기약할 때가 되었네요....ㅋ
올해는 추석이 10월이 아니라 빨리 다가와 오히려 낫다고 할까....
10월말에 펼쳐지는 진검승부 앞에 달랑 추석이 끼어버리면....
진정 몸을 만들어나가기 쉽지 않은 법....
빨리 푹 쉬고 10월의 가을 속으로 당당하게 들어섭니다....!
'마라토너'라는 수식어를 마치 훈장처럼 필명 앞에 내건지도 무려 1,000일....
정마사와 함께 달려온지도 벌써 100일이 지났네요....!
훈련일지로 가득 채운 달력을 무려 세 장이나 뜯어먹어버린 때....
또 다시 한 단계 올라서는 훈련이 기다리고 있고 주말마다 대회가 더해집니다....
다가오는 10월은 온전히 쉼없는 도전으로 계속되겠죠....
한가위 명절 큼지막 달을 올려다보며 빌었던 많은 소원들....
아주 먼훗날 10년 후의 모습도 그려보고, 내년 이맘때의 모습도 떠올려봤습니다만....
역시 다음 보름달이 뜰 때 맞이할 그 풍성한 수확, 가득찬 기쁨....
한 달 뒤 밤하늘 다시 가득 채워진 달을 올려다보며 큰 미소짓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마라토너 베르디안~
첫댓글 훈련중에 사진까지 찍으며, 누구보다도 분주하게 움직이는 시간이 되신듯 보입니다.
시간적 여유가 있으면, 뒷풀이 자리를 자주 마련하고 싶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그러지 못하고 있습니다.
늦게 훈련을 하고, 다들 집에 돌아가기도 빠듯한 시간의 연속속에서 살아가고 있으니 말이죠.
급수후에 옆구리가 아픈이유는 급수를 하면서 공기가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급수때, 종이컵을 접어서 마시는것이지요.
더불어 물을 드시고, 강제 트림을 시도하는 이유가 체내에 물과 함께 들어간 공기를 강제로 배출하기 위함입니다.
이 부분은 훈련때나 대회때에도 동일하게 진행되어야 하는 매우 중요하고 기본적인 일련의 과자입니다
문제는 이런 부분조차도 저는 선수시절에 내내 모르다가 뒤늦게 알게 되었다는 겁니다.
국내 마스터즈 러너들이 이런 행동을 하는것은 제가 급수방법과 트림하는 법을 글과 말로 옮기고나서,
많이 보급이 된 겁니다.
저역시도 급수후에 배가 아파서 레이스를 접은적이 있었습니다.
그 이후에 공부하게 되었고, 원인을 파악하게 되고, 해결하는 방법도 찾게 되었습니다.
이제 문제를 알았으니, 실전에 잘 적용하시길 바랍니다.
이미 여러번 제가 말씀 드렸지만, 챙기지 않으면, 잊어버리더군요. 습관이 되어야 합니다.
어제 마지막 질주는 매우 좋았습니다.
기량이 많이 좋아지고 있으니, 가을대회에 호기록이 기대됩니다.
아직 가다듬을 부분이 많습니다.
마라톤은 공부하고 노력하는 자만이 그 그릇의 크기많큼 결과물을 얻어갑니다.
수고많으셨고, 마지막 남은 과정까지 최선을 다해 주시길 바랍니다.
연휴중에도 멋진 훈련하심에 박수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