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강도 삼수군에서 동계훈련 중 기계 정비 부실로 훈련에 참가한 수십 명의 군인들이 사망하거나 중상을 입은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다.
북한 양강도 소식통은 12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지난달 27일 삼수군에서 진행된 동계훈련 포사격 훈련 중 오발사고가 발생해 지휘군관 16명이 사망하고 32명이 중상을 입었다”면서 “부상당한 군인들은 현재 양강도 인민병원에 입원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혹한에 별다른 휴식 없이 훈련을 강행했고, 끝임 없는 훈련에 지쳐 포탄이나 포 상태에 대한 점검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었다”고 덧붙였다. 인명 피해 가능성에 대한 대책은 세우지 않고 성과 달성에만 관심이 있는 북한 당국 때문에 발생한 사고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영하 20도를 오르내리는 날씨에 얼굴이 퍼렇게 얼 정도로 추위에 떨고 있던 군인들은 동료들의 죽음을 바로 곁에서 지켜보면서 ‘이러다가 나도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공포에 더 떨어야 했다”고 소개했다.
또한 소식통은 혜산 인민병원에 입원해 있는 군인들 모두 팔다리가 부러지거나 복부에 깊은 상처를 입었다고 전했다. 이들에 대한 치료가 제대로 이뤄진다해도 군 복무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한 부상을 당했다는 것.
소식통은 “이들은 모두 제대명령을 받아 바로 사회로 나갈 것으로 보인다”면서 “살아서 다행이긴 하지만 당국이 제대로 된 보상을 해줄 리가 없기 때문에 앞으로 뭘 하면서 살아야 할지 생각만 해도 막막하기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민들 반응에 대해 소식통은 “‘전쟁도 아닌 평화로운 시기에, 그것도 우리 포탄에 맞아 죽었다고 하면 부모들의 심정은 어떻겠나’며 사망한 군인들의 죽음을 안타까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인근 지역 주민들 속에서는 ‘군인들에게 제대로 먹이지도 못하면서 강도 높은 훈련을 강요하는 것을 보고 누가 자식을 군대에 내보내겠나’ ‘해마다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으니 법에 걸리지만 않는다면 군대고 뭐고 다 때려 칠 판’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편 북한은 해마다 12월 1일부터 다음해 4월까지 사상무장과 육체단련을 목적으로 동계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새년도전투정치훈련’이라는 이름의 이 훈련에는 육·해·공군은 물론 예비무력인 교도대, 적위대도 참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