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지방’과 ‘무지출 챌린지’로 극단적인 소비 절약, 그러나 ‘명품’, ‘해외여행’에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MZ세대의 아이러니한 소비 행태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극단적 절약을 목표로 한 ‘거지방’과 ‘무지출 챌린지’가 등장했다. 치솟은 물가와 경기 불황으로 인한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명품과 해외여행, 오마카세 등의 플렉스(flex, 자신의 성공이나 부를 뽐내거나 과시하는) 소비도 끊이지 않고 있다.
고물가로 인한 MZ세대의 새로운 절약법인 ‘거지방’이 등장해 화제다. 거지방은 익명 채팅방을 통해 각자의 지출 내역을 공유하고 평가하며 절약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거지방에 참여한 사람들은 합리적인 지출을 하지 못했을 경우 비판과 잔소리를 들으며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게 된다. 또한 소비하기 전 사람들에게 허락을 맡는 등의 행위로 최소한의 지출만을 하게 된다. 이른바 ‘짠테크’의 방식으로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낭비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짠테크의 또 다른 방식인 ‘무지출 챌린지’와 ‘앱테크’ 또한 인기를 끌고 있다. 무지출 챌린지는 치솟은 물가에 생활비를 줄이기 위해 ‘지출 제로(0)’를 실천하는 움직임으로, MZ세대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챌린지다. 주로 냉장고 파먹기와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해 현금성 포인트를 얻는 '앱테크'를 이용해 무지출을 달성한다. 이런 MZ세대들의 새로운 소비 방식은 고물가를 극복하고자 하는 새로운 트랜드로 자리잡고 있다.
반면 거지방과는 상반되는 플렉스 소비 또한 끊이지 않고 있다. 회계법인 삼정 KPMP가 지난해 발간한 ‘럭셔리 시장을 이끄는 뉴럭셔리 비즈니스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백화점 럭셔리 제품 판매 중 2030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 가까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롯데 백화점 45.4%, 신세계 백화점 50.5%, 현대백화점 48.7% 등 2021년 기준 백화점 명품 매출의 절반을 MZ세대가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MZ세대는 극단적 절약을 반복하면서도 플렉스 소비를 놓치지 않고 있다. 앰비슈머(ambisumer)의 소비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앰비슈머란 소비자 한 사람 안에서 고가품과 저가품의 상반된 소비행태가 동시에 일어나는 것을 말한다.
대학생 김모(24)씨는 대표적인 MZ세대이자 앰비슈머다. 김씨는 “평소에는 무지출 챌린지를 하면서 불필요한 소비를 최대한 줄이려고 한다”며 “아르바이트하면서 번 돈이기 때문에 100원이라도 더 아끼려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힘들게 일한 나에게 주는 선물이라는 명목하에 큰 지출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학생 이모(23)씨는 “소비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핸드폰 요금도 알뜰폰 요금제로 바꿨다”며 “요즘 만보 걷기를 하면 100원을 주는 어플들도 있어 그런 어플을 많이 이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절약을 하는 이유에 대해 “해외여행을 가기 위해 절약을 하고 있다”며 “최근에 한 큰 소비는 없지만 해외여행에 큰 소비를 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반면 MZ세대의 앰비슈머 소비 행태에 대해 대학생 윤모(23)씨는 “나와는 거리가 먼 얘기”라며 “뉴스에 나오는 MZ세대의 명품소비가 나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MZ세대인 것은 맞으나 명품을 산다거나 오마카세 등의 비싼 식사를 할 경제적 여유가 없다”며 “뉴스를 보면서 소득격차에 대해 조금 실감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