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때 흐지부지 된 ‘옵티머스’ 재수사...라임·디스커버리도 다시 본다
피해액 5000억 대형 금융범죄
검찰, 돈세탁 정황 녹취록 입수
검찰이 문재인 정부 당시 ‘부실 수사’ 논란에 휩싸였던 ‘옵티머스 펀드 사기’ 사건의 재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16일 전해졌다. 옵티머스 사건은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면서 3200여 명으로부터 1조3500억원을 끌어모은 뒤 부실 채권을 인수하거나 펀드 돌려 막기에 사용해 1000여 명에게 5000억원대의 피해를 입힌 대형 금융 사기 사건이다.
지난 2020년 6월 서울중앙지검이 이 사건 수사에 착수한 지 넉 달 뒤에 청와대와 민주당, 법조계 인사 등 20여 명이 거론된 옵티머스 내부 문건이 공개되고 로비 의혹이 불거졌지만 수사는 흐지부지 끝났다.
이와 관련, 서울남부지검의 금융·증권 범죄 합동수사단은 최근 서울중앙지검으로부터 옵티머스 사건 수사 자료 일체를 넘겨받고 재수사를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합수단은 과거 ‘여의도 저승사자’로 불리며 금융·증권 범죄를 전담했지만, 추미애 전 법무장관이 폐지했다가 작년 5월 한동훈 법무장관이 부활시켰다.
합수단이 재수사에 나선 것은 새로운 단서가 포착됐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은 합수단에 자료를 넘기기에 앞서 작년 말부터 사건 관계자들을 불러 기존 수사팀의 수사 내용을 점검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비자금 조성 및 돈세탁 정황이 담긴 새로운 녹취록을 입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2020년 중앙지검 수사팀은 옵티머스 사건 수사 과정에서 당시 청와대와 민주당 인사들의 이름이 적힌 ‘펀드 하자(瑕疵) 치유 관련’이라는 문건을 확보했다. 옵티머스가 채동욱 전 검찰총장, 양호 전 나라은행장 등을 고문으로 두고 있었고 그들이 어떻게 활동했는지가 담겼다.
검찰은 수사 착수 1년 2개월이 지난 2021년 8월 사건을 사실상 마무리하면서 이 문건에 적힌 각종 의혹들을 모두 무혐의 처분했다고 밝혔다. 가령, ‘문건’에는 채 전 총장이 옵티머스가 추진하던 경기 광주 봉현물류단지 사업 인허가와 관련해 2020년 5월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를 만났다는 내용도 있었다. 검찰은 이를 무혐의 처분하면서 “두 사람이 식사를 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청탁 사실은 부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옵티머스 이사 윤모(징역 15년 확정)씨의 아내인 이모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행정관에 대해서도 여러 의혹이 제기됐었다. 이씨는 옵티머스 관계사에서 사외이사로 재직하며 옵티머스 사업에 관여하다가 청와대 행정관에 발탁됐고 청와대 재직 중에 뇌물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당시 이씨는 입건됐지만 아직 아무런 처분이 내려지지 않고 있다.
수사 과정에서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실 부실장 이모씨가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일도 있었다. 당시 이모씨는 ‘옵티머스 로비스트’로 알려진 연예기획사 대표 신모씨로부터 사무실 임차보증금과 가구·사무기기 임차료를 받은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
또 로비스트 신씨가 김진국 청와대 민정수석으로부터 현직 부장판사를 소개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 역시 “신씨를 상대로 경위를 확인했지만 의혹이 있다고 보기 어려웠다”고 했다.
반면 옵티머스 김재현 대표는 사기 혐의로 기소돼 징역 40년에 벌금 5억원, 추징금 751억7500만원이 확정됐다. 옵티머스 2대 주주인 이모씨도 징역 20년에 벌금 5억원을 확정받았다.
한편, 서울남부지검은 이번에 넘겨받은 옵티머스 사건뿐만 아니라, 지난 2020년 남부지검이 수사하다가 역시 흐지부지된 ‘라임 펀드 사기’ 사건 수사도 재개할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경찰이 수사했던 ‘디스커버리 펀드 사기’ 사건에 대해서도 재수사를 검토 중이라고 한다.
라임 사건에서는 4000여 명 개인 투자자가 1조6000억원의 피해를 봤다. 2020년 1월 남부지검은 라임 펀드의 전주(錢主)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민주당 전·현직 의원들에게 금품을 제공하고 ‘해외 리조트’ 접대를 했다는 녹취록 내용에 대해 수사했지만, 지금까지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
검찰 수사가 진행되던 2020년 10월 구속 중이던 김봉현씨가 이른바 ‘검사 술접대 의혹’ 등이 담긴 ‘옥중 편지’를 공개하면서 당시 수사팀이 사실상 해체됐고 그로 인해 민주당 쪽 수사는 멈춘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여권 인사인 윤갑근 전 고검장은 다른 옵티머스 관계자로부터 자문료 명목으로 돈을 받고 은행에 로비를 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가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상태다.
김봉현씨는 최근 재판을 받던 중 도주했다가 48일 만에 붙잡혔다. 16일 검찰은 김씨의 횡령 사건 재판에서 징역 40년을 구형했다. 그러나 이 사건 ‘몸통’으로 불리는 김영홍 메트로폴리탄 회장은 2019년 10월 해외 도피 후 아직 붙잡히지 않고 있다.
디스커버리 펀드에서는 투자자들이 2500억원대의 피해를 입었다. 경찰은 2021년 5월 내사를 시작했지만 1년이 지나서야 장하원 대표의 구속영장을 신청해 부실 수사 비판을 받았다. 다만, 사기 혐의 등으로 기소된 장 대표는 지난달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디스커버리 펀드에 투자했다가 환매 중단 사태 당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있었던 장하성 전 주중대사와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을 경찰이 입건하지 않은 것도 논란이 됐다.
표태준 기자 pyotaejun@chosun.com
https://n.news.naver.com/article/023/0003740935?sid=102
‘옵티머스 사태’ 상자 다시 열린다…검찰 재수사 돌입
합동수사단, 중앙지검으로부터 자료 전달받아…라임·디스커버리도 들여다 볼 듯
https://www.kukinews.com/newsView/kuk202301170054
검찰, 文때 종결안된 '옵티머스 펀드' 재수사 나선다
http://www.nb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7322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