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 구조 차이가 만든 격차, 보육교사 처우 개선 필요
아파도 쉴 수 없는 보육교사의 근무 환경은 국공립과 민간 어린이집의 공통된 문제로 드러나고 있다. 경기도 하남시 한 국공립 어린이집에서 근무 중인 보육교사 A씨는 “대체 인력이 대부분 없어 몸이 아파도 출근해야 하는 구조로 아이들을 두고 자리를 비우기 어렵다.”고 말했다.
최근 온라인에서도 이 같은 현실은 공감을 얻고 있다. 개그우먼 이수지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핫이슈지’에 ‘유치원 교사 이민지 씨의 끝나지 않는 24시간 – 휴먼다큐 진짜 극한직업’을 게시해 공감을 얻고 있다. 영상에는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는 보육교사의 일상이 담겼고, 해당 영상 댓글에는 ‘현실을 제대로 반영했다’, ‘어린이집 교사 처우가 열악하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보육교사의 노동 강도와 처우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실제 현장에서는 안타까운 사건도 발생했다. 지난 2월 부천의 한 어린이집에서는 고열 상태에서도 출근한 보육교사가 숨지는 일이 있었다. 이 사건은 보육교사의 근무 환경이 얼마나 열악한지 보여준다.
이러한 어려움은 민간 어린이집에서 더 체감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충북 청주시에서 민간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원장 B씨는 “국공립 중심의 지원 구조로 인해 민간 어린이집은 교사 교육이나 처우 개선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돼 있다. 그 부담이 교사 개인에게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교사들이 느끼는 큰 차이는 지원 구조이다. 국공립 어린이집의 경우 교사의 인건비와 운영비 등이 정부와 지자체에서 지원되지만, 민간 어린이집은 인건비와 운영비를 자체적으로 감당해야 한다. 민간 어린이집에서도 근무 경험이 있는 A씨는 “연차가 쌓여도 급여가 크게 오르지 않는 경우가 많고, 국공립으로 이직한 이유에 급여도 한몫한다. 교사 교육을 받으려 해도 비용 부담 때문에 개인적으로 신청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고 전했다.
A씨 급여의 경우 현재 재직 중인 국공립 어린이집과 과거 재직 시 받은 민간 어린이집의 급여는 약 50만 원 차이가 난다. 민간 어린이집은 연차가 쌓여도 최저 임금을 받지만, 국공립 어린이집의 경우 보건복지부의 보육교직원 인건비인 호봉제로 연차가 쌓일수록 더 많은 급여를 받는다. 국공립 어린이집은 행정 업무와 행사 준비 등으로 초과근무 시 수당이 지급되지만 민간 어린이집은 유사한 상황에서도 별도의 초과근무수당 없이 저녁식사 제공에 그치는 현실이다.
행사나 프로그램 운영에서도 두 어린이집 사이에서 체감 차이가 존재한다. 국공립 어린이집은 교사 연수 교육으로 외부 강사 초빙이나 대규모 행사가 자유롭지만, 민간 어린이집은 예산 제약으로 인해 어린이집 내부 행사 위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왼쪽은 리버스위트 칸타빌 아파트 커뮤니티 공간을 대여한 하남시립 리버스위트 칸타빌 국공립 어린이집의 학부모 참관 행사, 오른쪽은 충북 청주시 민간 해담어린이집 교실에서 진행된 소규모 행사 모습이다. 출처 : 각 어린이집 교사 및 원장
이러한 차이는 학부모 선택에도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경기도 하남시 한 국공립 어린이집 대기자는 3월 입학 기준 약 80여 명으로 대기자가 많지만, 안정적인 운영과 학부모의 비교적 낮은 비용 부담으로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민간 어린이집은 상대적으로 입소가 수월하다. 다채로운 활동을 이유로 민간 어린이집을 선호하는 학부모도 일부 존재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국공립 어린이집의 수는 약 1,000곳이 증가했으나 민간 어린이집은 약 2,000곳이 문을 닫으며 감소세를 보인다. 보육아동 수 또한 국공립은 약 3만 명이 늘고 민간은 약 16만 명이 줄어드는 추세다. 해당 통계 역시 학부모 선호 흐름을 반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현장에서는 이러한 구조가 장기적으로 보육 환경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하남시립 리버스위트 칸타빌 국공립 어린이집 원장은 “기관 유형보다 교사의 질이 보육의 질을 결정한다. 기관 유형에 상관없이 동일한 노동에 대해 동일 임금 적용이 실현돼야 교사들이 자부심을 느끼고 현장에 오래 머물 수 있다. 또한, 보육교사의 권익 보호와 교권 보호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장의 목소리는 분명하다. 보육교사들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지 않으면 인력 공백으로 인한 돌봄의 질 저하가 아이들에게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