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지혜의 품에 안기려 화대종주(10) - 끝없는 대원(大源)을 향하여
어떤 사람의 로망을 현실로 이루며 살아가는 사람이라는 든든한 보양식을 밑천 삼아 이제 하산을 서둘러야 한다. 하산길은 무재치기교를 따라가는 대원사(大源寺)코스이다. 이정표에 의하면 대원사까 7.7km, 대원사 주차장까지 9.8km이다.
끝없이 이어지는 너덜길, 경사로와 계단 등이 지쳐 있는 심신을 고단하게 했다.
간간히 산악 마라톤을 하는 주자들이 바람처럼 곁을 지나친다. 들소같은 가쁜 숨을 몰아 쉬며 바쁜 걸음을 옮긴다. 곳곳에서 길을 비켜주며 그들의 놀라운 체력과 정신력에 감탄한다. 부러운 마음보다는 안쓰러운 마음과 걱정되는 마음이 앞선다. 이들의 부산한 움직임은 생면부지의 우리에게도 뭔가 새로운 에너지를 느끼게 한다. 소위 파동을 느낀다. 이름도 모르는 다른 사람으부터 생명력을 느끼면서 나도 그 누군가에게 새로운 힘을 주는 사람인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하산길이 정말 만만치 않을 거듭 느낀다. 지쳐 있는 까닭인지 모르겠으나 이정표상에 표시된 거리를 충분히 지나왔겠거니 하고 살펴보면 아직도 많이 남아있기를 몇 번이나 더하였다. 강하주 씨는 하산길에 무릎통증이 본격적으로 심해져서 절뚝거리며 앞으로 걷다가 뒤로 걷다가 몸부림을 한다. 업고 걸을 수도 없고 도울 방법이 없어 난감하기만 하다. 인생길이 어차피 나 혼자 걸어야 하는 것이라지만 옆에서 지켜보며 거들어줄 수 없는 것도 또한 견디기 쉽지 않다는 걸 느낀다.
내려오는 길에 유평마을 표시된 이정표를 보며 오래 떠났다가 고향마을을 찾은 것처럼 반가운 마음이 든다. 어서 도착했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이 빚어낸 정서적 심리적 현상이리라.
몇 번이나 쉬고 멈추고 서다 가다를 반복한 끝에 고대하던 유평마을에 들어섰다.
그 지난한 산길이 끝났다는 것을 시멘트 포장도로가 표시하고 있었다. 이럴 땐 포장도로도 반갑다. 아마 종주의 마지막임을 확인해 주고 있기에 갖는 마음이리라.
드디어 화대종주의 산길구간을 마치고 이제는 대원사까지 포장도로를 걸어가면 된다.
유평마을 입구에서 스틱을 접는다.
비로 인해 불어난 개울물에 등산화에 묻은 흙을 씻어낸다.
강하주 씨는 자기 신발보다도 아들의 신발을 먼저 씻겨준다.
싫다며 사양하는 아들에게 거의 억지를 쓰다시피 하여 발을 내밀도록 한다.
그리고 천천히 씻어낸다.
마치 무겁고 큰 배낭을 짊어진 아들의 인생고를 덜어내듯,
스틱 한 개로 힘든 하산길을 견뎌 왔을 아들의 수고를 어르고 위로하듯.
그리고 우비도 벗어버렸다.
또한 헝클어진 채 속이 난장인 배낭도 대강 정리를 하였다.
이제 발걸음도 가볍게 대원사를 향하여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 내려가기만 하면 된다.
대원사(大源寺)라.
무슨 뜻일까. 절의 기도와 법회 안내문에 쓰여진 내용이다.
「부처님께서는 "기도하는 마음은 정진(精進)하는 마음이요, 영성과 하나가되는 마음이요, 무한한 힘을 이끌어 내는 원천이 된다" 하시며 믿음이 있는 기도를 하라 가르치셨습니다.
간절히 이루고자 하는 바를 마음속에 확고하게 그린 다음 분명히 이룰 수 있다는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할 것이며, 두려움이나 부정적인 생각에서 벗어나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정진 할 것을 강조하셨습니다. 」
아마도 대원(大源)은‘무한한 힘을 이끌어내는 원천’이라는 뜻이 아닐까.
이번 나와 우리 가족의 화대종주가 ”사람이 되고자 하는 간절한 소원을 이루어내는 무한한 힘의 원천“이 되기를 소망해 보며 발걸음을 대원사로, 대원사로 옮긴다.
아직도 산악 마라톤 경기에서 뒤쳐진 주자들이 가쁜 숨을 몰아쉬며 마지막 투혼을 불사르며 결승 지점을 향해 달려오고 있다.
드디어 대원사가 눈에 들어온다.
첫댓글 산행 마라톤의 땅을 뒤흔든
파동을
그 생명력을 느끼시고
타인에게 새로운 힘을 주는
사람으로 거듭나시어
하하에서 열강해 주시군요.
저는 경비원의 분리된 폐지, 플라스틱을 다시
졍리정돈에 흥헐거리며
일의 몰두에서. 삶의 아름다움
을 느낍니다
행복에는 종착점이 있다는 것을
아는자는 "흥얼거린다'...는 듯이
그 분은 몹시 귀여운얼굴로
얼마나 훌륭하신지 ,
아마도 존경받는 아버지일듯 합니다
맑은 신록! 눈이 밝아지는 것 같습니다.
아들의 신발을 먼저 씻어주는 엄마의 마음 ❤️ 따뜻합니다. 신록 맑음만큼 아름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