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많이 내리는 오후....
그친다고 예보한 시간에 한바탕 더 내리는군요....ㅋ
할까 안할까 갈까 못갈까 고민은 전혀 없습니다....
어디서 하느냐만 궁금할 뿐입니다....
정석근마라톤사관학교에 훈련을 그르는 날은 없어요....
우천시에도 어디서 훈련할까? 장소를 바로바로 물색하시는 감독님....
이날 역시 잠실보조경기장에서는 체육대회 대관행사가 있어서 서울숲에서 모이기로 미리 약속....!
그런데 비가 너무 많이 내려서 혹시 그냥 잠실종합운동장과 사이에서 질주훈련을 하게 되지 않을까....?
해질 무렵이 되니 다행히 비는 멎었습니다....
들고갈 짐도 많아 우산까지 쓸 손이 없었는데 잘 됐네요....
그런데 장소가 긴급 변경, 다시 보조경기장....!
체육대회 행사가 비 때문에 싱겁게 끝나버렸나....ㅎ
일찍 철수를 하는 덕분에 트랙을 다시 사용가능케 되었다는 감독님의 통보....
다시 돌려받았다는 것만으로도 기쁘고 행복할 뿐, 마른들 어떠하리 젖은들 어떠하리....^^
종합운동장역을 나서는데 어두컴컴합니다....
그래도 야구장 안에서는 응원소리 요란....!
야구장은 천막을 잘 씌워뒀나 그라운드가 멀쩡한가봐....
허기사 요즘 시즌 막바지인데 왠만한 비에 경기를 거르다보면....
겨울같은 가을밤에 담요 덮어쓰고 야구 볼 수도 있겠죠....ㅎ
그런데 비내린 10월 첫날 밤 기온이 심상치 않네요....
이 밤에 야구 응원할려면 소리도 많이 지르고 맥주도 많이 마셔 열 좀 내야할 껄....
잠실에서 헉헉대던 여름의 기억은 말끔히 지웠습니다....
겉옷도 길어진지 꽤 되었는데 이날은 점퍼까지 걸치고 나왔습니다....
비에 젖은 도로를 밟아 보조경기장으로 한참 걸어가는데....
남 걱정할 때가 아니었군요!....ㅋ
탁트인 공간을 만날 때마다 바람이 거세게 머리카락을 마구 뒤적거립니다....
거센 비구름을 갑작스레 몰아낸 그 바람은 더욱 거친 녀석이었군요....!
아아~ 이날은 첫날이라도 역시나 10월이구나....
보조경기장 출입구로 모여드시는 분들....
그런데 노란 유니폼은 보기 힘듭니다....
저마다 웃도리를 꼭꼭 챙겨입으시고 몸까지 잔뜩 움츠리셨네요....ㅎ
일찌감치 도착한 저도 복장에는 손도 안 대고 큼지막한 기둥 뒤에서 바람을 피하고 섰습니다....
바람 때문에 몸이 밀리는데 예습조깅하러 트랙에 나섰다가 미리 신발까지 젖는다면?....ㅋ
그냥마냥 훈련 시작 시간만 기다리면 덜덜덜....
바지도 긴 체육복 입고 나오는 건데 후회막심....!
비 그쳤다고 안심할 일도, 잠실로 왔다고 기뻐할 일도 없다니 거참....
상황의 심각성을 깨달으신 감독님....
훈련이든 뭐든 준비와 적응할 시간이 필요한 법....
한겨울 영하10도에도 불같이 달려나가는 마라토너들이건만....
그보다 무서운 하루 일교차 10도....ㅋ
트랙으로 바로 나가지 않고....
결국 보조경기장 입구 화장실 앞 공터에서 스트레칭을 하게 되네요....
조깅 하러 나가기 직전 짐을 들고 오두막으로 이동....
일단 본훈련을 제대로 하려면 보온이 가장 중요....
조깅을 하러나가는데도 복장은 그대로인 채 뛰어갑니다....
간만에 정마사 조깅 대열에 노란빛이 듬성듬성합니다그려....^^
이날은 서서히 체온을 끌어올리기 위해서 조깅 거리가 3Km까지 이릅니다....
그리고 마지막 100m는 전력질주로 마무리....
10월 첫주말은 올해도 역시 마라톤 대회가 각지에서 즐비하게 개최됩니다....
춘마와 중마를 4주 가량 남겨둔 시점....
30Km이상의 장거리주를 꼭 해주는 것이 리듬 유지 관건이라는 건 이제 상식....
저 또한 한강변 풀코스 대회에 신청해뒀고 여러 회원님들 또한 마찬가지....
대회가 일요일이라면 목요일 지속주 훈련 10Km이상 제대로 달릴텐데....
날짜가 토요일이다보니 회복하기에 적절하도록 훈련량을 줄일 필요가 있겠죠....
이런 사정을 고려하신 감독님께서 트랙회전수를 대폭 감축해주십니다....!
이날 3.5조원의 트랙 공전주기는 113초....
본래는 112초이나 1번 트랙에 물웅덩이가 너무 많아 비워둡니다....
2번 레인을 축으로 하고 돌아야하기에 아주아주 후한 인심 1초를 덤으로 받아냅니다....ㅎ
회전수는 각자 상태에 따라서 15회 내지 20회 사이에서 적절히 선택하기....
외곽 후미에선 제 마음은 시작전부터 제일 짧은 미션을 수행하기로 결정....
풀코스 대회 이틀 전 밤에 5Km이상 조깅해본 경험이 없기에 그냥 최소한으로 낙찰....
본훈련 시작 직전에서야 겉옷을 벗고 대열에 합류합니다....ㅋ
가을 첫 풀코스를 맞이하는 긴장감에서일까 아니면 여지껏 가장 가벼운 본훈련에 신나서일까....
2레인을 타고 도는데 왜 이리도 빠르단 말인가....ㅎ
너무 추워서 몸을 더더더 빨리빨리 데우려는 것일까나....
조장님 지시로 정확하게 맞춰돌려고 숨고르기....
허나 젖은 땅이 변수가 되어서인지 뭔가 삐뚤삐뚤....
그런데 중간급수는 일체 없다고 선언하신 감독님께서는 빗자루 들고 뭐하실까....?
1번 레인에 무수히 생겨난 물들을 쓸어서 없애고 계십니다....ㅋ
잠실 보조경기장 탄생 이후 1번 레인 400m를 밟은 걸음수가 도대체 얼마일까....
아무래도 상상이 가지 않을 정도이겠으니 무수한 물웅덩이들은 당연....
그런데 그걸 일일이 빗자루 쓸어 치우고 계신 감독님을 보라....!
한 바퀴, 두 바퀴, 세 바퀴, 네 바퀴, 다섯 바퀴 끝마칠 때....
감독님의 빗질 덕분에 다시금 1번 트랙 위로 올라탑니다....^^
무급수 훈련이니 조금이라도 빨리 달려 끝내고팠을까....
조원들의 질주는 쉴새없이 이어집니다....
그런데 15바퀴의 절반을 넘어서는 그때 전열이 살짝 흐트러지네요....
외곽으로 나갔던 제가 선두를 이어받으며 리듬을 살립니다....
헛둘 헛둘 헛둘 헛둘....
간만에 습기 많은 가을밤, 맞바람까지 거세지만....
이제 달리는 속도가 맞바람과 견주어 결단코 떨어지지 않으리라....
다행히 신발도 많이 젖는 것 같지 않아 계속 쾌속질주....
어느새 마지막 15바퀴째로 들어서면서....
저는 이 바퀴가 마지막이라고 알려드린 후에 더욱 피치를 가하며 후다닥 달려봅니다....
끝까지 끝까지 끌어올려 나아가면서 피이이이~니이이이~쉬이이이....
물병 하나 집어들고 나홀로 회복조깅....
트랙 맨바깥쪽 8번으로 나아가 아주 천천히 숨을 고르며 돕니다....
다시 살짝살짝 뛰면서 물도 홀짝홀짝....
을미년 가을 풀코스 첫 도전을 위한 훈련은 잠정적으로 마무리....
회복달리기를 시작으로 이틀간 달리기를 멈추고 준비해야 할 것들을 떠올려봅니다....
복장, 간식, 신발, 모자, 파워젤, 기타 등등....
정마사와 함께 하며 추가된 꿀팁들과 준비물들....
미리미리 떠올려보면서 점검을 시작해야겠죠....
트랙 크게 두 바퀴 1Km를 달리면서 몸도 마음도 생각도 정리 끝....!
이날은 최종적인 달리기 거리가 딱 3 + 7 + 1 = 10Km....
그간 정마사와 함께한 어느 때보다도 적은 훈련량....
하지만 풀코스 이틀 전에 맛보기로는 최대 훈련량....ㅎ
멈춰서니 여전히 기세등등한 바람에 몸이 완전히 기죽어들어갑니다....
바로 가방으로 달려가서 점퍼를 꺼내입습니다....
최종 회원님 달리기 마치자마자 감독님 지시로 재빨리 트랙을 벗어납니다....
화장실 앞마당에서 바로 정리 스트레칭하시겠다네요....
놀라워라~ 정마사에 피치 훈련 없는 날도 있기는 있구나....!
우천, 바람, 대회전날, 기온급감 허다한 난관에 봉착하면 어쩔....ㅋ
각별히 체온조절을 신신당부하시는 감독님....
운동 후 어떤 일이 있어도 절대 상의는 바로 갈아입는다....!
부상보다 무서운 감기를 조심할 시기가 도래....
훈련 다 끝내놓고 쉬며 기다리다 독감이 목을 죄고 코를 막으면 끝....ㅋ
그 외에도 주말 풀코스, 그리고 그 다음주 경주동아 등등....
이제 줄줄이 이어지는 장거리 대회주를 위한 주의사항과 꿀팁정보들을 귀에 다시 담아주십니다....
할 수 있는 것은 다 시키는대로 따라해봐야겠죠....
주말에 감독님 본인의 우승을 위해 달리시기 위한 결의도 뚜렷히 보이십니다....
어느때보다 짧은 스포츠 머리로 깎으신 감독님....!
나도 이발까지 해야하나? 아니면 평소처럼 모자쓰고 달릴까나?....
10월 첫날은 그 도착을 거센 비바람으로 혹독하게 몸에 전해왔습니다....
긴장의 끈을 바짝 조으라는 신호라면 응당 그렇게 해야죠....!
얼마나 손꼽아 기다려온 가을이란 말인가....
대회마다 최선을 다하면서 다시금 자신의 한계에 부딪혀 보는 시간....
도전의 가치와 성취의 기쁨, 무한가득하길 희망하는 때....
뭐 때로는 좌절과 아픔이 다가오겠지만 크고 길게 보면 좋은 약도 되는 법....
다양한 인생의 의미와 가치를 마라톤과 함께 달리며 찾아보는 이 계절....
가을의 전설이 시작되는 10월 첫날....
훈련은 빼먹으며 짧게! 하지만 대회 준비는 길고 빠짐없이 이어지는 시간으로 들어섭니다....^^
마라토너 베르디안~
첫댓글 늦은시간에 글을 올리셨네요.
저도 잠이 오지않아 뒤척이다 댓글 남겨봅니다.
내일은 메이저대회를 목전에두고 훈련의 평가를하는 마지막 대회입니다.
강남대회는 하프와 풀코스가 정상거리보다 조금 더 길게측정되어있습니다.
그래서 그 기록보다 메이저기록이 5분~10분정도 앞당겨지는것이 일반적입니다.
대신 10km는 약 300m가 짧다는것을 아셔야합니다.ㅎㅎ
내일대회에서 330달성은 메이저 319를 거의 확정하는 기록입니다.
335만하셔도 대성공이니 최선을 다해보세요.
젖은 트렉을 힘차게 달리시는 회원님들을 보면서 흐뭇했습니다.
짧은기간에 다들 기량이 출중해지심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