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가탄신일을 맞아, 국립춘천박물관에 새로운 모습으로 전시된 한송사지 석조보살좌상
고려시대 온화한 보살의 웃음을 그대로 전해
지난달 25일, 국립춘천박물관이 석가탄신일을 맞이해, 국보 124호인 한송사지 석조보살좌상이 새로운 모습으로 전시됐다.
좌) 국립춘천박물관 본관에 걸린 한송사지 석조보살좌상의 현수막이다. 우) 개선된 전시실에 전시된 한송사지 석조보살좌상이다. 어두운 실내에 우측 대각선 조명이 보살상을 비추고 있다.
지난달 25일, 국립춘천박물관은 석가탄신일을 맞이해, 국보 124호인 한송사지 석조보살좌상의 기존 전시 방법을 개선해 새로운 전시를 시작했다. 국립춘천박물관은 "기존 전시 방법이 한송사지 석조보살좌상의 매력을 충분히 담지 못했다."고 말하며, "기존 전시 방법의 관람 동선, 조명, 음악 등을 개선했다."고 전했다.
새로운 전시실은 어두운 실내에 지속적으로 각도가 변하는 조명을 설치해, 보살상의 입체적인 흰 대리석 재질을 다채로운 각도로 보여준다. 또한 박물관측은 "해당 전시를 위해 작곡가 '카입(Kayip)'이 작곡한 곡에 파도, 비, 눈, 풀벌레 등의 소리를 입혔다."고 말하며, "보살상이 최초로 발견되었던 한송사 터의 분위기를 표현했다." 고 전했다.
한송사지 석조보살좌상의 역사
한송사지 석조보살좌상, 혹은 한송사 터 석조보살좌상은 국보 124호로, 흰 대리석으로 만든 고려시대 석조 불상이다. 19세기 중반에 한송사가 폐사하고 같은 이름의 보물 81호 불상과 함께 절터에 방치됐다. 그러던 중, 두 불상은 조선총독부관측소 소장인 '와다 유지(和田 雄治, 1859~1918)'에게 발견돼, 국보 124호 불상만이 '다라보살'이라는 이름으로 1912년에 도쿄제실박물관에 헌납되었다.
다라보살을 섬기는 다라신앙은 사실상, 인도, 티베트, 일본을 제외하면, 동아시아 지역에서 큰 유행을 불러오지 못했다. 특히 한국의 경우, 현재까지도 다라보살과 관련된 기록이나 유물에 대해 알려진 것이 없기에 국보 124호 상을 다라보살이라고 특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한 한송사의 두 불상이 언급된 사료가 국보 124호 상과 보물 81호 상을 대부분 문수와 보현이라고 말하고 있기에, 당시 일본의 '다라보살'이라는 표현은 부적절하다. 하지만 이 이름은 해방 이후에도 사용됐으며, 1965년 한일 기본조약에 의해, 1966년에 국보 제 124호 상이 55년만에 한국으로 돌아온 이후에야 점차 사라졌다.
한송사지 석조보살좌상의 아름다움
한송사지 석조보살좌상은 고려시대의 불상임에도 불구하고, 통일신라시대의 석굴암 불상들과 같이 정교하고 세밀한 특징을 갖고 있다. 고려시대의 불상들은 대부분 거대하고 투박한 것이 특징인데, 한송사지 석조보살좌상와 가까운 신복사지 석불좌상, 월정사지 석조보살좌상도 이런 특징을 가졌다. 때문에 많은 학자가 당시 인근 지역에서 유행하던 사조라고 추정한다.
좌)대표적인 고려시대 불상인 관촉사 미륵보살입상이다. 거대하고 투박한 모습이 특징이다. 가운데, 우) 왼쪽부터 각각 신복사지 석불좌상과 월정사지 석조보살좌상이다. 두 불상 모두 고려시대 불상인데도, 한송사지 석조보살좌상처럼 정교하고 입체적인 표현이 특징이다. (사진 출처:셀수스 협동조합)
한송사지 석조보살좌상은 부처의 이마 사이에 난 흰 털을 의미하는 '백호(白毫)' 부분이 훼손된 것과 부서진 목 부분을 다시 붙힌 흔적 외에는 보존 상태가 훌륭한 문화재다. 또한 장신구, 옷 주름, 손과 같은 세밀한 부분을 입체적으로 표현해, 뛰어난 고려시대의 공예 실력을 엿볼 수 있다. 더불어 와다 유지는 자신의 논문인 「江原道發見の白玉佛」에서 "또 다른 곳이 결손을 입었다고 해도 흉부의 장식과 옷주름 등을 보면 비범의 걸작으로..."라고 말하며, 한송사지 석조보살좌상을 극찬했다.
좌) 한송사지 석조보살좌상 정면, 정밀하고 입체적인 표현력을 볼 수 있다. 우) 석조보살좌상의 후면, 머리와 몸을 재접합한 흔적이 보인다.
강원의 역사를 담은 국립춘천박물관
국립춘천박물관은 한송사지 석조보살좌상외에도, 강원도의 역사와 문화재를 전시중이다. 또한 <창령사 터 오백나한 : 나에게로 가는 길> 제목으로, '창령사 터에서 발견한 오백나한'을 2층 브랜드실에 전시하고 있다. 더불어 박물관은 기획특별전으로 "오대산 월정사"을 전시하며, "강원문화 내의 불교를 다룰 것"이라고 전했다.
좌) 2층, 제3실 '강원의 중세'이다. 고려시대의 불상이 눈에 띈다. 가운데) 2층, 브랜드실에 전시중인 '창령사 터에서 발견한 오백나한'이다. 다양한 형태의 나한상이 전시되어있다. 우) 2층, 특별기획전인 '오대산 월정사'를 안내하는 글이다. 아래는 금강산 주변의 모습을 그린 "금강산도권" 중, 월정사를 그린 그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