修己와공자의 4敎(이진구)
인재 유형을 크게 둘로 나누자면 영어 알파벳 ‘I’자와 ‘T’자 타입으로 분류할 수 있다. 전자는 오직 한 우물만 파는 전문가 유형을 의미한다. 이에 반해 후자는 전문성(Specialty) 뿐만 아니라 다양한 관점을 갖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인재를 일컫는다. 알파벳 대문자 T 모양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T’자형 타입의 특징은 특정분야에 학식이 풍부한 것은 물론 자신과 무관한 다른 분야까지 폭넓은 지식을 보유한 인재를 말한다고 할 수 있다. 자신의 전공분야에 무한한 깊이를 가진 동시에 다른 분야까지 두루 섭렵한 ‘T’자형 인재가 우리사회에서 대접받는 것은 어찌 보면 지극히 당연하다 하겠다. 이는 기업체도 마찬가지다. 다국적 기업 제너럴 일렉트릭(GE)은 T자형 인재를 현대사회가 요구하는 인재상으로 정의한 바 있다.
‘T’자형 인재가 되기 위해선 무엇보다 부단한 배움의 자세가 필요하다. ‘불여구지호학야(不如丘之好學也).’ 나만큼 배우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는 뜻이다. 성현(聖賢) 공자가 외친 말이다. 공자는 이처럼 평생을 배움에 힘썼다고 한다. 일평생을 배움의 삶을 산 현자(賢者)가 바로 공자다. 이 가르침은 공자 당대 뿐만 아니라 현대인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21세기 정보 홍수시대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호학(好學)의 삶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매우 중요하다. 배움에 뒤쳐져서는 낙오자의 길을 걷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배움과 공부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사항이 된 셈이다.
배움과 공부는 유교사상의 핵심 가치로도 평가받고 있다. 논어 ‘위정편(爲政篇)’에 나오는 공자의 말에서 유래한 ‘옛 것을 익히고 그것을 미루어서 새 것을 안다’는 뜻의 온고지신(溫故知新)이 이를 잘 대변해준다. 이는 조선시대 선비의 삶에 가장 잘 묻어난다. 이를 철저히 실천한 위인 또한 선비다. 옛 선비는 아울러 자기수양에 투철했던 셀프리더로도 평가받고 있다. 수기치인(修己治人), 수기안인(修己安人)의 삶을 산 점은 대표적 사례다. 선비들은 자신에게 물음을 던지고 자신에게서 그 해답을 찾을 정도로 수기(修己)의 가치를 철저히 따랐다고 한다. 이 때 수기(修己)는 달리 말해 자기성찰을 의미한다. 자신의 현 위치를 정확히 깨닫고, 자신을 객관화하는 것이 자기 닦음, 곧 자기성찰이 되는 것이다. 자신의 마음과 행동을 닦아 성현에 이르고자 자기 계발에 힘쓴 삶을 산 선비정신이 자랑스러울 따름이다.
중용 첫머리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하늘이 명하는 바를 성(性)이라 하고, 성을 따르는 것을 도(道)라 하며, 도를 닦는 것을 일컬어 교(敎)라 한다. 하늘이 명하는 바는 사람이 날 때부터 지니고 있는 본연의 바탕 즉, 본성을 의미하고, 도(道)란 한마디로 인간이 걸어가야 할 길을 말하며, 이를 익히는 것이 곧 교(敎)라는 것이다. 유교에서 인간은 신(神)에게 의지하고 구원을 구하기 이전에 자기성찰을 통해 자신의 본성과 자질, 능력을 갖춘 하나의 주체자로서 자신의 가치를 깨달아야한다고 강조한다. 같은 맥락에서 공자 또한 인간의 길을 가기 위한 가르침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이를 흔히 공자의 4교(敎)라고 불린다. 그 첫째는 문(文)이다. 문이란 학문을 닦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온고지신을 통해 학문을 닦아야함을 말하는 것이다 둘째는 행(行)을 닦아야함을 말하는데, 행은 실천을 뜻한다. 교언영색(巧言令色)을 멀리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셋째는 충(忠)의 정신이다. 충이란 몸과 마음을 다해 목표에 집중하는 것을 말한다. 공자는 끝으로 자신의 삶 속에서 지속적인 신뢰가 이뤄져야함을 뜻하는 신(信)을 강조했다.
우리 국민의 행복지수는 불행히도 OECD 국가 중 하위권에 맴돌고 있다. 자살률 1위란 불명예도 안고 있다. 행복은 자기만족에서 발원하는 일종의 인간 감정의 한 종류다. 행복한 삶은 현대인 누구나 바라는 인간 내재적 소망과도 일맥 상통한다. 옛 선인들이 몸소 실천한 수기(修己)에 기초한 철저한 문(文)과 행(行), 충(忠), 신(信) 실천을 통해 행복의 상징인 ‘파랑새’를 찾으면 어떨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