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마실 한바퀴 도는지라 막 아파트 입구 마트를 지나갈 무렵 제법 먼 발치에서 날 보며 중년의 남자가 고개를 까닥하며 아는 체를 한다. 딱 봐도 마트 직원분 같은데ᆢ 날 이리 챙겨 인사 나눌정도의 윗급 고객은 아닌데 아무튼 애매한 듯 스쳐 지나갔다. 순간 찌개감을 사려든 생각을 놓쳐 다시 되돌아 마트 안으로 들어갔다. 문득 예전 아파트 주위의 마트 청과 사장님 이미지를 갖고 있네 생각했다. 계산대에 줄을 서서 기다리는데 그 중년의 남자분이 어디선가 불쑥 나와 마주쳤다. 가깝게 보니 진짜 그 사장님이다. 외국서 한국인 만나면 반가운것 이상이다. 우리동네 마트서 이번 달 부터 개인 사업자로 들어 왔단다. 딱 보고 사모님 인줄 알았다며 환한 미소를 지어 보인다. 앞으로는 사장님 마트로 오겠다며 예정에도 없는 햇사과와 바나나를 들고 들어왔다. 그 뒤로 남편도 자꾸 과일 사소 소리를 자주 한다. 덕분에 거봉도 사먹고 햇 배도 맛을 본 요즘이다. 몇년을 거래해 봤지만 참 성실하고 부지런 하시고 예의가 바른 사장님이셨다. 우리동네에서 대박 나시길 바란다.
다시 처음부터 하라고 한다면 할까? 나의 버킷리스트의 한 대목 수영이다. 호기롭게 맞딱 거렸지만 하루 하루 넘어야 할 산이 만만잖았다. 뒤바뀐 호흡법으로 산소 전달이 순조롭지 않아 찾아 온 두통이며 코속으로 밀려드는 매운 물 맛을 견뎌야 했다. 일주일 달랑 두번 강습으로는 택도 없이 부족하다. 강습으로 알려 준 진도를 남은 날동안 소화해야 했다. 뒤쳐져서는 안된다는 승부욕이 열일을 제쳐두고 수영장 발걸음을 재촉했다. 이제는 신기할 정도로 호흡과 발차기에 자신감이 붙었다. 레인 처음부터 끝까지 멈추지 않고 자유수영으로 어설프지만 도착한다. 틈틈히 예습차원으로 퍼덕이던 배영이 몸뜨기가 되었다. 큰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는데 킥판을 쓰지 않고도 물에 뜨는 황홀한 맛을 보았다. 그림의 떡 처럼 보고만 있었는데ᆢ맛있는 떡을 직접 만들어 먹어 볼 생각을 내어준 하하의 새로운 나를 깨우는 가르침 덕분이다. 해질무렵 수영장 가는 즐거움이 세상 기분을 좋게한다.
잘 아는 지인으로 부터 가로 세로 손바닥 높이와 넓이를 가진 초 미니 어항 속에 아주 작은 열대어 6마리와 새끼 열대어 4마리를 선물 받았다. 초미니 산소통과 어항을 비추는 무드등도 있다. 앙증맞은 열대어들을 새 식구로 맞이했다. 오고가고 스쳐 지날 때마다 눈길이 자꾸 간다. 작은 몸 끝 꼬리가 열대어 답게 아름다운 무늬와 형광빛 색깔을 갖고 있어 신비롭다. 새끼는 아주 투명한 몸체에 티보다 작게 앞쪽에 하나 검은 점이 눈이 다는 걸 알게 해 준다. 그리고는 뱃속의 내장이 몸의 반을 이루면서 힘차게 주변의 새로운 환경을 구경하고 다닌다. 벌써 부터 남편과 소식을 접한 딸의 반응이 후끈거리는 8월의 더위 만큼이다. 앞으로 우리 가족의 많은 사랑을 받을거 같은 예감이든다.
엊그제 영풍 문구에서 마음이 차분해지고 어릴적 맑은 정신 세계에 빠지고 싶어 따라 그리는 그림책을 사왔다. 책을 열어보니 방법들이 쭈욱~~~ 권해주는 붓펜과 색연필들이 적혀있다. 함께 가서 구입한거라 이런저런 내 모습이 궁금 했던지 딸이 톡을 자주 들락거린다. 재밌고 신기에 핑퐁핑퐁하던 도중 필요한 도구들 까지 단숨에 사준다. 사랑받는 느낌이 이런걸까? 순간 어려서 손 많이 가던 딸이 벌써 다 자라 날 보살피고 챙겨주고 있다. 자잘한 것들이지만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고 엄마가 좋아라 하는 모습에 큰 기쁨을 느끼는 나윤이에게 고마움이 크게 자리잡는다.
햇 사과 맛이 새콤 달콤 이 무더위 속에 잘 자라 내 입속까지 맛을 보여주는 농부의 구슬땀에 감사함이 묻어난다. 하지만 곧 사각사각 베어물던 것도 잠시 멈춘다. 앞으로 12월 까지 내가 원하는 화훼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부득이 하하를 잠시 내려 놓는다는게 미안해졌기 때문이다. 항상 때 되면 있는 과정이 아니고 배울 수강생이 꾸려져야만 생기는 반이니 미룰 수 있는게 아니다. 8월 반찬봉사로 보람과 기쁨이 머물고 있을 때 학원 원장님이 전화를 건네 왔다. 어렵게 21일 월요일부터 개강을 하게 되었단다. 21일이면 다음 날이 산행날인데 참석도 못하겠다. 이래저래 아쉽지만 선택의 여지는 없어 보인다. 얼굴보며 전하고 싶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 아기편지에 써 본다. 마음 속 영원할 하하는 잠시내려뒀다가 하얀 눈 펑펑 내리는 날 건강히 기쁘게 만나야겠다. 하하 카페에서야 근황을 전하겠지만 여러 활동들이 멈추게 되었다. 우리 하하님들 다시 만날 때까지 늘 행복하고 건강하게 지내세요. 사랑합니다.❤️
부지런히 다양한 도전을 하고 있는 언니가 멋지네요. 화려한 손놀림을 보여주시던 반찬나눔에서 언니를 얼마간 못본다하니 언니의 빈 공간이 확~느껴질것 같아 저희 조가 쬐끔 걱정됩니다. 좀 오랫동안 언니를 못보는 건 아쉽지만 더 멋지게 변모할 언니를 위한 시간이니 보고 싶음을 꾹 참고 견디며 언니를 응원하겠습니다.
아기자기하게 예쁘게, 성실하게 살아가는 모습이 참 좋아보입니다. 새로운 일에 도전하기가 쉽지 않은데 참 대단하세요.수영도, 화훼기능사 공부도 즐겁게 잘해내시리라 믿습니다. 단아한 모습은 겨울이 와야 볼 수 있다니, 아직 땡볕인데 흰눈이 날리는 계절이라니.. 언니~ 짬짬이 시간 내서 밖에서라도 보시게요^^
첫댓글 저도 사정이있어,,
12월 26일 하하님 뵈올지?? ㅎ ㅡ
세담님 , 화훼기능사 자격증
기쁘시겠어요
근사한 도전 박수칩니다.
미리 축하합니다^^
언니도 꼭꼭 돌아오세요^^ 첫눈처럼 ♡
부지런히 다양한 도전을 하고 있는 언니가 멋지네요.
화려한 손놀림을 보여주시던 반찬나눔에서 언니를 얼마간 못본다하니 언니의 빈 공간이 확~느껴질것 같아 저희 조가 쬐끔 걱정됩니다.
좀 오랫동안 언니를 못보는 건 아쉽지만 더 멋지게 변모할 언니를 위한 시간이니 보고 싶음을 꾹 참고 견디며 언니를 응원하겠습니다.
아기자기하게 예쁘게, 성실하게 살아가는 모습이 참 좋아보입니다. 새로운 일에 도전하기가 쉽지 않은데 참 대단하세요.수영도, 화훼기능사 공부도 즐겁게 잘해내시리라 믿습니다. 단아한 모습은 겨울이 와야 볼 수 있다니, 아직 땡볕인데 흰눈이 날리는 계절이라니.. 언니~ 짬짬이 시간 내서 밖에서라도 보시게요^^
세담이 곁에 가면 늘 잔잔한 미소와 몸과 마음 꽃으로 물든 향기가 배어나왔는데 당분간 미소, 꽃향기를 못 만나니 많이 아쉽습니다. 수영도, 화훼기능사 도전의 꿈도 이루시고 눈 내리는 겨울에 눈송이처럼 만나요.근데 되게 서운하네~♡전화할게.
아기편지를 통해 아쉬운 소식을 듣다니.
자기발전을 위한거니 응원해야 마땅하지만 아쉬운건 어쩔수없으니.
이루고자 하는일 성취하고 웃으며 돌아올 날을 기다릴께요~
사랑스런 세담이~ ♡
꽃꽂이도 배우고 수영도 열심이고
부지런히 사는 모습이 좋아보였는데..
눈 내릴 때 보게 된다니😥😰😢
새로운 발 디딤은
응원하지만
얼굴은 가끔이라도 볼 수 있기를.
(겨울은 넘 멀어. 힝)
건강하게 잘 시작하길 바라고
응원할게❤️💛💜
배움의 진심, 열심인 세담!
응원 할게요 다시 만날 때까지 잘 지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