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청사 이전은 찬성하지만 ‘캠프페이지’ 부지는 글쎄…
도민 89명에 물어보니 “이전 찬성” 압도적…부지 문제는 표본오차 커 ‘불확실’
출처: 강원도청
지난 1월4일,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강원도 청사를 ‘춘천 옛 미군 부대 캠프페이지’로 이전한다고 확정 발표했다.
내진성능평가 붕괴위험 가능성과 정밀안전진단 C~D등급을 받는 등 안전성 문제가 제기돼온 청사 건물에 대해 여러 방안을 두고 검토한 결과 ‘캠프페이지 부지’에 도청사를 신축키로 최종 확정한 것이다.
정작 발표 당시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청사 이전이 6.1 지방선거가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도지사 예비후보들이 공론화하면서 ‘청와대 집무실 이전’ 논란의 축소판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등 이슈로 떠올랐다.
도는 확정 발표 당시, 춘천시민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65.5%가 이전에 찬성한다는 결과를 제시했지만 한림대학교 미디어스쿨 <한림미디어랩>은 도 전체 지역민들의 의견을 들어보고자 도내 18개 시군에 거주하는 89명을 대상으로 오프라인 대인면접 설문조사를 진행하였다.
조사 결과, ‘강원도청사 캠프페이지 이전’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49.4%로 가장 많았고, ‘찬성한다’는 의견이 43.8%, ‘잘 모르겠다’는 응답이 6.8%로 나타났다.
출처: 한림대학교 미디어스쿨
그러나, 캠프페이지로 청사 이전 반대 의견을 “이유”에 따라 구분해보면, 청사 이전 자체에는 다수가 동의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전에는 찬성하지만 결정된 부지를 반대’하는 의견이 반대 응답자중 65.9%로 가장 많았고 ‘시설보수에는 찬성하지만 이전은 반대’ 22.7%, ‘시설보수와 이전에 모두 반대’ 6.8%, ‘현상유지’가 4.5%로 뒤를 이었다.
이를 반대 응답자가 아닌 전체 응답자로 산정하면 청사 이전은 찬성하지만 부지를 반대하는 응답이 32.6%, 이전 반대가 16.8%인 것으로 분류된다. 이는 결국, 전체 응답자 중 청사 이전 자체에는 찬성하는 사람이 76.4%에 달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찬성 그룹 76.4%를 세분하면 도의 방침인 캠프페이지 이전에 찬성하는 응답(43.8%)와 이전은 찬성하지만 그 부지는 반대하는 의견(32.6%)으로 나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조사의 한계는 샘플수가 89명이기 때문에 강원도 유권자수 132만여명을 모집단으로 보면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혹은 신뢰구간이 ±10.5% 수준으로 커진다는 것이다. 이를 감안하더라도, 청사 이전 자체에 찬성하는 응답자는 최고 적게 잡아도 66% 수준은 된다고 할 수 있다. 다수 의견이 이전 찬성인 것이다.
그러나, 캠프페이지 이전에 대한 찬반은 표본오차가 크기 때문에 이 조사 결과를 신뢰하기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구체적인 답변들을 살펴보면, 이전에 반대한 한 응답자는 “확실한 도민들의 의견 수렴도 없이 60년 이상 유지돼오던 청사를 옮긴다는 것이 말이 되냐”며 “차기 도정에서 도민들의 의견을 모아 부지를 선정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른 응답자는 “왜 하필 캠프페이지 부지인지도 설득력이 떨어지고 도지사 임기가 반년도 채 안 남은 상태에서 이런 결정을 내려야하는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청사 이전에 찬성한 한 응답자는 “이전 대신 리모델링 의견도 있던데 그러려면 리모델링 기간 동안 또 다른 장소로 이전해야 하지 않냐”며 “강원도 청사도 춘천 시청 건물처럼 하루 빨리 쾌적한 시설로 탈바꿈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찬성 응답자는 “캠프페이지 부지에 신청사가 들어오면 춘천역 앞뒤로 레고랜드와 청사 건물이 있는 것 아니냐”며 “춘천이 관광객이 많은 지역인데 춘천역에서부터 좋은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출처: 한림대학교 미디어스쿨
강원도는 청사 이전 기본계획 수립 등 행정절차 이행을 3년 이내 마치고 2025년 1월 공사에 착공, 2027년 6월 준공한다는 계획이다.
권대근 대학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