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의 자살만은 막아야 한다
이 철 웅
의정부용현초등학교 교장/ 교육학박사
아침이면 남들보다 일찍 출근하여 학교를 한 바퀴 돌아보고 조간신문을 흩어보는 것이 나의 일과의 시작이다.
교사들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아 그들이 출근하지 않았을 때 학교 사정을 알아보는 것이고, 세상이 돌아가는 상황을 보고자 조간신문을 보는 것이다.
그런데 이제는 조간신문을 보는 것이 겁이 난다.
한참 성장하여야 하고 가장 행복해야할 우리의 청소년들이 자살이 너무 많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아버지와 진로문제를 가지고 다투다가 부모 앞에서 투신해 버리는 안타까운 사연이며, 가해자는 장난으로 친구를 때렸는데 그 친구는 죽음을 생각하며 혼자 흘쩍이는 사진이 교육자이자 교육학자라고 자부하는 필자의 마음을 너무 아프게 한다.
현대는 인권이 주된 이슈이다. 인권의 기본은 생활인권인 것이다.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면서 타인에게 상처는 주는 상황은 절대 인권으로 보호될 수 없는 상황이다.
언론에 따라서는 현실을 교사의 무관심으로 돌리는 논조는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교육현장에 있는 필자로서는 현실이 너무 답답하다.
법적 및 상황적 준비도 안 된 상태에서 주5일제를 도입하는 바람에 교사들은 교육상담은 커녕 아이들의 얼굴조차 대면하기 어렵게 업무에 매달리고 있다. 초등학교의 경우는 주5일제 시행을 위한 시간조정이나 교육과정의 조정 없이 시행되는 까닭에 저학년까지 오후 수업이 증가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왜들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주지 않고 정책시행을 조급하게 진행하는지 알 수 없다.
학교폭력 문제도 교사들의 무관심을 질타하는 언론에게 정말 실정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생각이다.
교사들에게 대화로 현실을 타개해야 하지 않겠냐고 물어보면 우선 정책입안자들이 일선학교 현장에 1개월이라도 근무해 보고 정책을 입안해 보라고 이구동성으로 성토하는 것이 교육현장의 실상이다.
청소년기는 성장기이다. 이들에게 적용하는 교육정책은 이들의 성장을 조력해 주는 교사의 입장에서 접근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교육현장은 이렇게 숨 가쁘게 돌아가고 있다. 주5일제, 방과 후 활동, 특기적성 교육, 생활지도, 학력평가 대비 등 실로 교사들에게 무엇을 지시하기가 걱정되는 실상이다. 교사는 교육에만 전념할 수 있게 군덕이 시책은 없었으면 좋겠다.
국가의 교육통제는 필요하다. 이는 국민교육의 근본은 국가의 시책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시책은 국가와 사회의 미래를 향한 판단에서 진행되어야지 대 국민 홍보용이나 비전문가들의 섣부른 판단에 맡겨서는 절대 안 되는 것이다.
아이들이 반항을 하는 것이 성장시기의 필수 과정이다. 부모나 기성세대에 반항해 보고 싶은 자신의 덜 성숙된 판단수준으로 세상을 보기 때문이다. 이는 독립을 향한 성장통일 수 도 있다.
이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유도하는 길은 교원들의 능력에 맡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탈하는 아이들의 환경을 보면 가정문제와 사회 문제의 희생양이다. 그러나 이를 학교에서 이를 이끌어야 할 교원들이 무장해제를 한 상태에서 접근하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우선 급한 것이 우리 아이들의 자살만은 막아야 한다.
얼마나 귀한 생명인데 이대로 보낼 수는 없는 것이다, 세상의 풍파와도 견디어 보게 하고, 따스한 햇볕에 자신의 영양분을 섭취할 수 있는 환경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교사들에게 절대권위를 주어야 한다. 학교에 와서 교사를 폭행하는 학부모나 아이들은 법적인 제제가 가해져야 한다. 교육을 망치는 자는 교육현장에 혜택을 받을 자격이 없는 것이다.
초등학교 아동들에게 일기지도를 못하게 하는 발상도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 그런 부류들이 정책을 입안하니 문제인 것이다. 초등학생 시기의 일기지도는 절대 일기 검사가 아니다. 지적 정서적 성장기의 아이들의 생활패턴 조성을 조력해 주는 교육활동인 것이다.
필자도 초등학생들의 일기지도를 하면서 아이들의 마음을 읽고 일기장에서 서로 대화를 나누던 기억이 새롭다.
자신 만의 마음을 선생님에게 열어 보이는 수줍은 동심을 이해하는지 묻고 싶다. 일기장을 통해 어려운 상황을 이해하게 되고 가식적인 내용이 있더라도 그 마음을 알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일기 쓰는 것만큼 문장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교육활동이 또 있던가?
우리 아이들의 자살은 아이들의 언로가 없기 때문이다. 교사가 진정으로 접근한다면 분명 아이들은 마음의 문을 열 것이다. 아니 마음의 문을 열게 하는 것이 진정한 교사의 역할이다.
그리고 성인의 눈높이로 아이들을 보지 말고 제발 그 들의 마음속에 들어가 이해하는 감정이입적 이해가 필요한 것이다.
아무리 좋은 교육청사진도 아이들의 생명보다 앞 설 수 없다. 가정과 사회에서 문제가 있어 이탈하는 아이들의 마음의 어버이가 되기기 간곡히 당부하고 싶다.
이는 사회구성원들의 도와주어야 하겠지만 절대적인 것은 교사의 권위이다.
이런 교사의 권위는 누가 만들어 주는 것 보다는 우리 교원 스스로 만들어 가야할 것이다. 이를 위하여 자신의 전문성을 길러 가면서 작은 생명을 귀히 여기는 참 스승으로 거듭나자고 당부하고 싶다.
그리하여 우리 아이들의 따스한 마음의 보금자리를 만드는 교육풍토가 곧 자살과 학교폭력을 막는 길이라고 주장하는 바이다.
세상 사람들이여! 자녀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교육을 이해해 주기 바란다.
첫댓글 아이가 지나가는 말로 '자살하고 싶다' 얘기했어요. 들은 부모는 놀라 그런 말 안 좋다며 쓰지 말라고 했어요. 자살하고 싶다는 말은 대화하고 싶다, 도와달라는 말입니다. 그런 말 말라면 도와달라는 말 하지 말라는 거죠. 그럼 아이의 선택은 하나일 뿐. -소아정신과 전문의 서천석 Suh Cheonseok (@suhcs)
트위터에서 공유합니다.
한형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