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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각종 언론 매체에서 빈번하게 등장하는 아동 학대 사례를 보면서, 부모 혹은 기성세대로써 어떻게 연약한 아동을 방치 혹은 학대할 수 있는가 하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었다. 그동안 많은 이들이 그들의 현실을 자세히 들여다 볼 생각을 하지 않아서 그렇지, 실제로 우리 사회에서는 아동 학대 사례가 적지 않다고 보고되고 있다. 이 책은 일본의 사례를 통해서, 아동상담사의 역할과 학대를 받는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노력하는 아동상담사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동 상담소의 역할과 의미에 대해서 잘 몰랐지만, 이 책을 통해서 보다 구체적으로 그곳에서 활동하는 이들의 노력과 헌신을 알게 되었다. 일반 행정직 공무원에서 아동상담소로 옮겨 근무하면서 겪었던 저자의 상황이 소설의 등장인물인 사토자키의 스토리로 그려지고 있다. 처음에는 전혀 원하지 않은 부서로 이동하면서 당황하기도 했지만, 그곳에서 근무하는 동안 아동 학대를 당하는 아이들이 적지 않고 또 그들을 어려운 현실에서 구하기 위해 노력하는 상담사들의 업무를 이해하는 과정에 제시되어 있다.
아동상담소의 케이스워커란 아동상담사를 지칭하는 용어이며, 그들은 구체적인 아동 학대의 구체적인 사례를 이해하고 그에 관한 적절한 케이스를 찾아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한다. 케이스워커는 단순한 상담 업무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상담을 토대로 현장을 방문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역할을 한다. 방문한 가정의 환경을 면밀히 관찰하고 조사하여, 필요한 경우 부모로부터 아이들을 강제로 격리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그 과정에서 부모들의 격력한 저항에 직면하기도 하고, 부모와 떨어지지 않으려는 아이들의 정서적 안정도 고려해야만 한다. 그래서 아동상담사는 구체적인 아동 학대의 케이스를 면밀하게 살피며 일해야 하는 ‘케이스워커’가 되어야만 하는 것이다.
저자는 ‘참혹한 아동 학대 뉴스가 매스컴에서 흘러나올 때마다’ 아동 상담소라는 이름이 등장하지만, 대중들은 실제로 그곳이 ‘어떤 기관인지, 어떤 일을 하는지 제대로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강조한다. 현장에서 그들을 만나면서 ‘어려운 상황에도 굴하지 않고 상담자를 돕고자 하는 신념’을 지니고 있으며, 그들 대부분은 아동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아동 학대라는 현실과 치열하게 맞서고 있다고 강조한다. 소설 형식으로 되어 있지만, 아동상담소의 케이스워커로 활동하는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아동 학대의 심각성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대부분의 아동 학대는 부모들에 의해 발생하게 되는데, 많은 경우 부모들조차 그것이 학대인줄 모르고 행해지고 있다고 한다. 아이들을 훈육의 대상으로만 여기고, 그들을 하나의 인격체로 여기지 않는 기성세대의 인식이 문제라고 하겠다. 따라서 아동 학대의 현장에서 아동들을 구하는 것이 선결 과제이지만, 부모들에 대한 적절한 교육과 조치 역시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책에서도 부모들의 자각과 노력으로 상황을 극복하여 재결합하는 사례도 있지만, 끔찍한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부모와 분리를 원하는 아이도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케이스워커는 학대를 당하는 어린이뿐만 아니라 학대를 한 보호자까지 구해야 한다’는 사명을 지닐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이 책에서는 비록 일본의 상황을 제시하고 있지만, 최근의 언론 보도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듯이 한국의 현실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여겨진다. 결국 ‘사회의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아동 학대를 자신의 문제로 인식하’면서, 자신의 주변에서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겠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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