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을 돌아다보면, 상처뿐인 영광이였지만, 그래도 행복하였다.
풀코스 서브3 100회를 7전8기끝에, 야반도주하여, 겨우겨우 옥천에서 달성할 수 있었다.
상반기 우승이라고는 4월초에 있었던 영주마라톤 한번 뿐이였다.
부상 치료를 위해서, 할 수 있는 모든일을 다 했다. 그러나, 호전되지 않고, 더 악화만 되었다.
전국에 좋다는 약은 모두 사용해 봤고, 좋다는 병원도 여러곳 기웃거려 보았지만, 정답은 없었다.
2013년 8월에 다친 아킬레스부상을 1년넘게 달고 다니며, 내 인생 마라톤은 마침표를 찍는듯 보였다.
모든분들이 정석근이는 끝났다고 이구동성으로 이야기 하였고, 실제로 대회장에 나타나도 경쟁자로 생각도 않았다.
자존심이 상했지만, 현실이였고,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이였다.
그러나, 기적적으로 부상치료는 2014년 하반기부터 호전을 보이기 시작하였고, 지금에 와서는 거의 90% 정도의
완치율을 보이고 있다.
하반기 부터 풀코스 우승사냥에 나서게 되었다.이 당시에는 아픈것을 참으며 대회에 참석하였다.무모하게도...
그렇게 이어가던 우승횟수가 12월4주차에 9회가 되었다.
물론, 4년연속 229달성은 물건너 갔지만, 앞으로의 가능성에 큰 위안이 되었다.
그래도 매년 두자리수 풀코스 우승은 욕심이 났는데, 마땅히 대회가 없었다.참으로 난감하였다.
고심끝에 지방교육이 있는 마산을 거쳐, 대구 금호강 마라톤에서 10회 우승에 도전하게 되었다.
이 대회 최고기록은 242였고, 나는 당연히 이 기록은 가뿐하게 넘어설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얼마나 뛰실것이냐고 묻는 질문에 그냥 서브3만 하겠다고 대답했지만, 사실 마음은 239를 생각하고 있었다.
지금 베스트로 대회를 뛰면, 232~234는 충분히 뛸 만큼 몸이 만들어져 있었기에, 여유가 있었다.
훈련이 잘 되어 있는것이 아니라, 부상이 그만큼 호전되었기에, 자신감이 있었다.
2015년에는 다시 229 멤버에 가입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든다.
날씨가 다행히 많이 춥지않아서, 다행이였다.
이 대회는 편도 5.275km,왕복 10.55km를 4회전하는 코스이다.
239를 위해서는 어떻게 달려야 하는지 그림이 나온다.
배번을 수령하고, 출발선상에서 혼자서 외롭게 달려나간다. 다른분들은 즐런하는 분위기다.
앞에 자건거가 페메를 해주는데, 아무래도 거리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낀다.
그렇게 힘차게 달렸는데, 첫구간 5.275km 기록이 21분47초이다.헐~~
다시 돌아오는 길은 더 열심히 뛰어보지만, 맞바람이 조금있다보니, 역시나 비슷한 21분 45초가 나온다.
운영본부에 거리가 이상하다, 정확하게 실측을 하였냐고 물어보니, 그렇다고 한다.젠장~~
그래서 나는 정확한 나의 피치수를 체크해 보았다.각 1KM당 나의 피치수[발자국수]를 측정해 보니,
완전히 엉터리라는 결론이 나온다.1km 통과도 5분30초가 나온다. 미친거리다.[이때는 이미 마음을내려놓은 상황이라...]
2km 이후부터는 속도를 줄이고,투덜거리며, 달리게 된다. 그리고, 반환점에서 물을 주는 사람에게 다시한번
물어본다. 서브3주자가 이곳에서 나온적이 있냐고???
이곳에서 서브3하는 사람은 틀림없이 239주자이고, 내가 목표한 239를 하는 사람은 국가대표 감이다.
순 엉터리 코스라서, 화가 났지만, 그래도 완주는 해야하므로, 그냥 달려본다.
목표가 사라지자, 페이스가 뚝 떨어진다. 하프지점 2회전 부근에서 다시 운영본부에 이건 순 엉터리 코스라고
따지니, 절대 아니라고 한다. 그래서, 내가 피치수와 거리에 대해,1km 까지 거리가 1.3km정도의 거리라고 하니,
그분은 1.275km라고 궁색한 변명을 하신다. 그리고, 나머지 구간은 모두 맞다고 하니, 다시한번 펄쩍 뛸 일이다.
기록욕심도 서브3도 포기해 버렸다. 이곳에서 사력을 다한다면 서브3는 할 수 있다.
그러나, 메이저대회도 아닌 대회에서 사력을 다하고 싶지는 않았다.
참가비 2만원이 아까웠지만,내 운동한다는 생각으로 다시 달려간다.
소변이 마려워 소변도 두번이나 보고, 쉬고 싶으면 잠시 쉬고 달린다.
금호강의 운치와 정말 달리기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이 대회에 참석하셨다.
그분들께 손을 들어 화이팅을 외쳐 주었다.
거리만 정확했더라면,얼마나 좋은 대회일까?
게다가 대회를 주최하시는 분이 마라톤을 정말로 좋아하시는 분이시고, 개인적으로도 내가 존경하는 분이시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 주로가 바뀌고 좋은기록이 나오지 않았고, 고수들이 이 대회를 참석하지 않는다고 하신다.
3회전을 마치고 나니, 달리기가 싫어진다. 3회전을 하시는 분을 만나서, 그분과 동반주를 하게 된다.
대전에서 오신분이시다. 김수용 아우님을 잘 아시는 분이시고,나를 잘 아시고 계셨다.
함께 달리면서, 자세도 잡아주고, 즐겁게 완주하게 된다. 최고기록은 330주자라고 하셨다.
물론 금호강에서는 서브4도 어렵다고 하신다.ㅎㅎㅎ 그럴수 밖에...
골인지점 100m 앞에 대구 최고의 고수이신 이수복형님이 마중나와 계신다.
이분도 이곳에서 서브3도전하다가 3회전후에 기록이 나오지 않아서, 포기하셨다고 하신다.
역시나 하시는 말씀이 거리가 많이 이상하다였다.ㅋㅋㅋ
239주자로 한때, 10km와 하프는 수준급의 실력을 갖추신 분이시다.
중학교 3학년때, 10km를 30분대에 달려서, 고등학교를 제치고, 경부역전대 마라톤대회에 참석하셨던 실력자다.
아마도 중학생이 경부역전을 달린사람은 이분이 최초일 것이다. 물론 대회측 눈속임으로 참가했다.
내가 받아든 성적표는 3시간 24분15초이다. 헐~~~ 풀코스 신기록이다.
환복을 하고, 지인과 식사를 하면서, 소주잔을 기울인다.
그렇게 나의 2014년 풀코스 10승이 달성되었다.
서브3 한번이 못내 아쉬웠지만, 그래도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여 다행이다.
이번을 계기로 거리측정이 다시 이루어지고, 정확한 거리에서 달리고, 기분좋은 기록증을 받아들이는
대회로 거듭나기를 기원해 본다.
대부분의 주자들이 공감하는 부분이므로, 거리측정을 서둘러 다시 해야할 것이다.
늘 꽃을 피우는 마음으로 하루를...
저는 위대한 하루를 사는 정석근 이였습니다.
첫댓글 수고하셨습니다
신기록?
별일도 다 있네요
올해가 기대됩니다
감사합니다.
그래서 검증된 공인코스를 달려야 확실하지요.ㅎ
올 한해 열심히 해 보겠습니다.
그래도 우승하고
풀코스 신기록이니 위안을? ㅋㅋ
10회 우승을 축하 합니다.
아...늘 그러려니.. 하고뛰었는데
딱 레이스가시작되면 계측이 자동으로되는군요
역기록이지만 두자리수우승은 축하드립니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