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의 침묵 속에서 들리는 소리: 우리와 함께 고통당하시는 하나님
인생의 거센 풍랑과 억울한 고난을 마주할 때, 우리는 종종 하늘을 향해 부르짖곤 합니다. “하나님, 지금 어디 계십니까? 왜 보고만 계십니까? 어째서 침묵하고 계십니까?” 눈앞의 시련은 너무나 가혹한데 하나님의 도우심이 당장 눈에 보이지 않을 때, 하나님의 정적은 마치 우리를 버리신 것 같은 깊은 절망감으로 다가옵니다.
일본의 위대한 기독교 작가 엔도 슈사쿠의 소설 《침묵》에는 이 영적 몸부림이 깊이 그려져 있습니다. 박해 시절, 끝까지 믿음을 지키던 두 신앙인이 십자가 형틀에 매여 밀물이 밀려오는 바닷가에 박힙니다. 물이 허리에서 어깨로, 목으로 차오르는 절박한 순간에도 신자들은 주님을 찬양하며 감사의 기도를 올려드렸습니다. 이 처참한 광경을 지켜보던 목사는 견딜 수 없는 괴로움에 울부짖었습니다.
“하나님이여, 능력을 나타내시옵소서! 어찌하여 그저 침묵하고 계십니까!”
그때, 통곡하는 목사의 귓가에 하늘로부터 나지막하지만 강력한 음성이 들려왔습니다.
“나는 침묵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저들과 함께 고통을 나누고 있느니라.”
하나님은 저 멀리 보좌 위에 앉아 인간의 비극을 방관하시는 분이 아니었습니다. 밀물이 목까지 차오르는 그 참혹한 현장 한가운데서, 순교 당하는 신자들과 함께 눈물 흘리시고 함께 고통을 겪고 계셨던 것입니다.
성경은 역시 신실한 자들이 풀무불과 같은 고난을 통과할 때, 하나님께서 그 고통을 그대로 함께 짊어지신다는 거룩한 신비를 전합니다.
“그들의 모든 환난에 동참하사 자기 앞의 사자로 하여금 그들을 구원하시며 그의 사랑과 그의 자비로 그들을 구원하시고 옛적 모든 날에 그들을 드시며 안으셨으나”(사63:9)
하나님의 응답이 더디게 느껴지고 세상이 온통 정적 속에 갇힌 것 같을 때에도, 주님은 결코 우리를 홀로 두지 않으십니다. 내가 흘리는 눈물의 자리에 함께 누우시고, 내 가슴이 찢어지는 비통함 속에 함께 계시며, 마침내 그 고난을 넘어 영원한 구원과 영광으로 인도하십니다.
오늘 당신의 삶에 가혹한 밀물이 차올라 하나님의 침묵이 야속하게 느껴지십니까? 눈에 보이는 기적이 당장 나타나지 않는다 해서 낙심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주님은 지금 당신이 지나고 있는 그 어두운 터널 한복판에서 당신의 손을 잡고 함께 울고 계십니다. 함께 고통당하시는 주님의 은혜를 신뢰할 때, 당신은 어떠한 시련 속에서도 끝까지 승리하는 거룩한 믿음을 지켜내게 될 것입니다.
https://youtu.be/YxVP-oe3kY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