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손녀의 이름, 담이(潭怡)!
세월이 참 빠르다. 내가 할아버지가 되었으니 말이다. 사실은 다른 친구들에 비해 결혼이 늦었기에 할아버지가 된 것도 늦었지만 그래도 막상 할아버지가 되었다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는다. 문득이라고 여겨질만큼 빠르다 싶을 뿐이다. 그것을 아이가 알았음인지 예정된 날보다 한 달 이상 빨리 세상에 나와 애숭이 부모를 비롯한 초자 할아버지 할머니의 애를 태웠다.
아이는 엄마 뱃속에 있을 때 태명(胎名)을 무무라 했다. ‘무사무탈 무럭무럭 자라라’는 부모의 마음을 담았다고 했다.
어쨌든 2023.10.12. 19:34에 무무라는 태명을 가진 아이가 태어났다. 그것도 부모의 바람대로 딸로 말이다. 예정과 달리 일찍 태어났기에 걱정과 염려로 기도의 마음을 모았다.
세상에 태어났으니 이제 이름이 있어야 하리라.
최명희의 소설 《혼불 8》중에 나오는 말이 생각난다.
“세상의 삼라만상 모양 가진 것 중에 혹 이름이 있는 것도 있고 이름이 없는 것도 있지마는, 역할이 분명한 것 치고 이름이 없는 것은 없다. 또 그 이름에는 분명한 뜻이 있다. 정명(正名)으로, 바로 붙은 이름을 바로 쓸 때 사물은 줄기가 바르게 잡히는 법이다.”
이미 사위와 딸이 임신 사실을 내게 알려줄 때부터 내게 작명을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자녀의 이름을 부모가 직접 짓기를 바라며 기도하는 중에 예정보다 빨리 이름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부모들이 더 절실했으리라.
가족들이 추천한 이름들이 하나같이 상서롭다. ‘하온, 서하, 주하, 담, 담이, 윤, 새윤, 하윤, 지음, 유하, 신향, 이경, 경, 향, 향기’ 등에서 가족들의 새 생명을 향한 열망들이 춤춘다. 여기에서 ‘하온, 서하, 담이, 지음’으로 압축했다가 다시 ‘해담(해를 담은/품은 연못), 지담(뜻/지혜를 담은/품은 연못), 이담(기쁘고 온화하여 화기 있는 연못), 해봄(무슨 일을 해 보다. 해를 보다. 바다를 보다. 봄날의 해), 지빈(빛나는 지혜)’을 거쳐 ’지음(지혜를 읊조리다 / -을 짓다), 담이(‘이담'과 뜻이 같음), 해담, 해봄 등으로 좁혀졌다. 뜻은 ’해담‘, ’해봄‘이 예쁜데, 이름 자체는 ’담이‘가 제일 예쁘다는 의견이 우세하더니 결국 부모인 사위 김국인과 딸 이새움의 최종 선택은 담이(潭怡)였다.
담(潭)은 ‘물 수氵’(水)와 ’깊을 담 覃‘이 합쳐진 말이다. 담(潭)은 고요할, 연못, 깊을, 물가, 소(沼) 담으로 쓰인다. 연못의 물은 해가 서쪽으로 사라지는 시간과 이른 아침 해뜨기 전에 고요하다(潭~고요할 담). 또 담(覃)은 깊을 담, 고요할 담의 뜻이다.
이(怡)는 마음(忄)이 점차 나(台)와 같아져서 '기뻐할 이(怡)', ‘마음(忄)이 서서히 유입(流入)되어 나(台)와 같으니 기뻐하다(怡)'는 뜻이다. 이(台)자는 '기뻐할 이(怡)'자의 본의(本意)를 담고 있다. 이(台)자는 본디 탯줄(δ→厶)과 입(口)을 그려 '삼태성(台)'을 뜻하여 별 태라고도 한다. 별 이름 태, 기쁠 기뻐할 이, 나 이(台)로 쓰인다. 또 해운대(海雲臺), 태종대(太宗臺)에 나오는 돈대 대(臺)자의 약자를 대(台)자로 쓰기도 한다. 결국 이(怡)는 ’기뻐하다, 온화하다, 화기(和氣)가 있다‘는 뜻으로 사용된다.
따라서 담이(潭怡)는 우선 ‘기쁘고 온화하여 화기 있는 연못’이라는 뜻을 가진다. 마음이 나 자신과 하나가 되어 기쁘고 따뜻하고 부드러운 기운으로 평화로운 상태를 의미한다. 깊어서 고요한 연못처럼. 담이(潭怡) 부모의 심성이나 삶의 자세와 언행 나아가 담이(潭怡) 친가 외가의 가풍으로 볼 때 담이(潭怡)는 연못처럼 성정이 따뜻하고 부드러우며 속정이 깊고 넓게 꽉 찬 충만한 사랑을 받고 줄 수 있는 사람이 될 것을 믿는다.
다음으로 담이(潭怡)는 우공(愚公)처럼 끈기와 꾸준함으로 산을 옮기는(愚公移山) 사람, 그리고 시냇물이 흘러 이내 바다를 배우고 이르게 되는 백천학해(百川學海)를 이루게 될 것이다. 연못(潭)은 인위적이든 자연적이든 수심이 깊고 넓어서 물이 많이 고여 있는 곳이다. 어지간한 가뭄이 들어도 잘 마르지 않는다. 그리고 끊임없이 흐르고 흘러 바다에 이르게 된다. 이는 용비어천가(龍飛御天歌) 제2장 “샘이 깊은 물은 가뭄에 아니 그치므로 내를 이뤄 바다에 가나니[源遠之水 旱亦不竭 流斯爲川 于海必達(원원지수 한역불갈 유사위천 우해필달)]”처럼 담이(潭怡)는 “샘이 깊은 물(源遠之水)”이 되어 바다에 이를 것이다.
끝으로 ‘김(金)담이’는 금(金)을 담는 이(사람)가 될 것이다. 성이 김(金)이니 금이요, 담이는 담는 이(사람)이니 말이다. 그 금(金)이 학문, 기술, 예술, 과학 등 담이(潭怡)가 관심을 갖는 어떤 분야에서건 그것을 이루어 세상에 보탬과 유익을 주는 가치 있는 것이 되리라 믿는다.
담이(潭怡)는 ‘연못처럼 기쁘고 온화하여 화기가 있는 깊고 고요하고 그윽한 사랑과 평화의 샘터가 되어 스스로 금을 담고 세상에 나눌 사람’이 될 것이다. 수심이 깊은 연못을 아름답게 일컬어 금담(金潭 금빛나는 연못)이라고 한다던가.
‘깊고 그윽한 사랑과 평화의 샘터’를 그리며 떨리는 마음으로 첫 손녀의 이름을 불러 본다.
김담이(金潭怡)!
담이(潭怡)야!
첫댓글 당연한듯 작명을 부탁드린 부모보다도 더 열심히 여러 날을 기도하며 고심해주신 할아버지의 마음을 담이도 느끼고 있을거예요🙂
온 가족의 관심과 사랑 속에 담이가 무무하기를❣️
담이 엄마~ 축하합니다 🎉 💕
연못처럼 기쁘고 온화하여 화기가 있는, 깊고 고요하고 그윽한 사랑과 평화의 샘터, 담이. 너무나 귀하고 예쁜 이름 그대로 잘 자라나기를 축복합니다.
나도 모르게 담이야~하고 속으로 불러보니 친근하고 단아 단정 정갈함이 느껴집니다.
고심하고 또 고심하여 이름 지었을 담이.
세상의 모든 축복을 받은듯합니다.
불현듯 담이의 미래가 그려집니다.
복되고 반듯하여 모두의 사랑을 받아 유익한 사람이 될것입니다.
손녀를 맞이하심을 축하드려요.
축복과 축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엄청무지무지 깊은 뜻이 있었군요
그냥 기쁜 연못이 아니군요,
潭怡 공주님이니 축복합니다.
얼마전 듣기로,
임신 초기
"아들!입니다 " 이럴 때
대성통곡들 한답니다.
산부인과 의사는 산모를
달래줘야 한답니다.
딸, 하나 ,원했건만
아들이라니 ㅠ
너무 놀라
울기부터 하는
젊은 여성도 저는 귀엽고
사랑스럽습니다.
모계 중심으로 이동중ㅡ
새움 따님도. 따님을 원했군요,
기쁘시겠어요
장한 따님이십니다
潭怡는 눈만 꿈뻑여도
온가족 특히 할배 할매가 재롱을 피워
아기천사를 기쁘게 즐겁게
바라보는 화기애애 연상합니다
축복합니다.
흐뭇합니다.
눈에 넣어도 안아프다니 ~~~^^
얼마나 기쁠까
기쁘시겠어요,
아기가 은총누리길 축복합니다
평화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