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역살리기? ... 볼멘소리
행정안전부가 지역사랑 상품권 발행 지원 종합지침을 변경했다. 이에 따라 연매출액 30억 원 이하인 경우에만 가맹점 등록을 허용한다.
강원 춘천시의 경우 약 290여 개 사업장에서의 사용이 중단될 예정이다.
춘천시의 상품권 주 사용처인 하나로마트, MS 마트, 벨몽드 등에서 상품권 사용이 제한된다.
춘천시에 따르면 연 매출액이 30억 원을 넘는 가맹점은 전체 가맹점이 3%에 불과하지만, 결제 금액은 약 31.8%가 집중돼 있다. 이번 지침 변경으로 인해 사용이 제한되는 곳이 그만큼 소비자들의 상품권 사용이 많은 곳이다.
춘천시 읍면 소재지 농촌의 경우 고령 시민들이 바로 옆 하나로마트를 이용하지 못하고, 시내까지 나가서 생필품 등을 구매해야 하는 등 심각한 불편이 초래될 수 있다.
춘천시 신북읍에 거주 중인 이모(89) 씨는 “읍내에서 농사짓는 노인네들 다 여기 하나로마트 가서 상품권 쓰는데 버스 타고 시내까지 나가서 장본 걸 들고 다니라는 소리지 뭐.”
“노인네들이 시내 나가는 버스 노선이나 제대로 알아? 그나마 여긴 걸어 다닐 수 있는 거리니까 다녔지.”라고 불편함을 토로했다.
또한, 신북읍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점주 강모(54) 씨는 “우리는 가맹점이라 상품권을 일반 지폐처럼 손님들이 계산할 때 쓸 수 있어요. 우리 가게로 그 상품권이 들어오면 주로 MS 마트 가서 내가 쓸 것 장 보고 있었는데…. 여기(신북읍)서 시내는 알다시피 멀잖아요. 가까워서 자주 가던 MS나 농협에서 쓸 수 없다고 하니 애물단지가 될 것 같네…. 일일이 바꾸기 귀찮아서 장 보는 데 사용했던 건데 그냥 이참에 우리도 가맹 끊고, 지역 상품권 안 받을까 생각 중이에요.”
이처럼 가맹 점주들은 직접 읍 소재지 행정처에 가서 현금화를 해야 하는 등 또 다른 불편함을 겪고 있다. 오히려 가맹을 끊고, 상품권을 취급하지 않는 방법을 선택해 불편함을 해결하고자 한다. 이와 같은 불편을 겪는 점주들이 늘어난다면 사용처 제한이 시 내 유통 위축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지역 내 소비를 살리고, 영세 소상공인 지원이라는 정책 취지가 오히려 소비자들의 불편함과 유통 위축 등을 불러일으킬 우려가 있는 만큼 현실을 고려하지 않는 법안으로 읍면 주민의 불편과 혼란을 줄 것이라며, 춘천시의회는 22일 열린 본회의에서 가맹점 제한 철회 촉구 건의안을 채택하고, 행정안전부 등에 전달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