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인연이란 게
언제 어디서 맺어질지 모르는 일.
그 인연에 감사하며
벌써 20년 넘게 이어오는
이 두 분의 정에 놀라워, 기록을 위해
사진을 찍겠다고 말씀 드렸다.
옥순엄니야 당신 주머니 털어서라도
불쌍한 거지며 오가는 동네사람들 죄다 불러 뭐라도 해먹이는 분이라,
집에 누가 오기라도 하면
나는 내 손님도 아닌데
부엌에서 접대하느라 바쁘다.
그러던 중 오늘
말로만 듣던 그 죽다 살아난 분이
엄니댁에 인사를 왔다.
20여년 전, 엄니댁 마당에 쭈그리고 앉아 다 죽어가던 그는
째깍 엄니 눈에 발견되었고
엄니는 얼른 잔치국수를 만들어
김치 한 종발과 함께 내밀었다.
고물상을 하는 그는
너무 허기지고 지친 상태라
감나무 아래 쓰러진 상태였는데
엄니의 국수 덕에 기운을 차려
60대 중반인 지금까지
엄니를 찾아오는 것이다.
목숨을 살려주신거나 다름없어
그는 곧이어 부인과 함께
다시 찾아왔으나
그 인사가 20년도 넘게 계속 이어지고 있으니, 이런 아름다운 인연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전혀 일면식도 없는 이에게 베푼 엄니의 선행도 아름답지만,
그 은혜를 가슴에 새겨
매해 계절마다 인사를 오는
그도 대단한 일이다.
엄니 모시고 굳이 나까지 동행해서
점심먹으러 가자시길래
다음주를 약속했다.
우리 어머니 잘 부탁드린다며
그는 깍듯이 허리굽혀
인사를 하고 돌아갔다.
사람이 떠나가고도 한참이 지나도록
여운이 남는 일.
내가 본 사람중 몇 안되는
참 아름다운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