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플랫폼에 버젓이 ‘불법도박사이트’ 홍보
가입연령 제한도 없어…고교생 도박빚 수백만원에 학업 차질도
유모(21)씨는 고교시절 친구의 권유로 사설 불법 도박을 시작했다가 고교 재학중 빚이 이미 200~300만원이 생겼다. 현재까지도 온라인 도박의 버릇을 고치지 못하고 20대 초반에 도박빚이 무려 3천여만원에 달한다.
박모(18)군은 친구가 가입한 스포츠도박 사이트에 친구 이름으로 들어가 호기심에 시작했는데 도박 결과에 따른 심적 타격과 흥분 등으로 학업에 지장이 생길 정도로 중독성이 심해진 케이스다. 이처럼 무방비로 불법도박 사이트에 노출되면서 “처음에는 장난삼아” 시작한 불법 도박의 늪에 점점 빠져드는 10대, 20대의 사례가 늘고 있어 당국의 보다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가장 큰 문제는 이들이 불법도박사이트에 무방비로, 아주 쉽게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이다. 불법도박 사이트를 경험한 피해자들에 따르면, 10대 청소년과 20대가 이들 불법도박 사이트에 가입하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구글, SNS에 불법 사설 스포츠 토토 사이트 등이 아무런 제재 없이 올라와 있기 때문. 가입 방법은 정상적인 공인인증이 아니라 번호가 없는 (가짜) 여권번호를 대충 기입하면 휴대전화 본인인증도 하거나, 아예 연령제한을 두지 않거나 하는 사이트들이 다수를 차지한다. 이런 불법도박 사이트들이 청소년들이 즐기는 웹툰 플랫폼에 버젓이 올라와 있지만 아무런 제재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 웹툰 플랫폼 자체도 저작권을 위반해 타인의 작품들을 거리낌없이 올리는 불법사이트인데 문제는 청소녀들이 이들을 자주 이용한다는 것이다. 이는 10대, 20대의 일상적 문화 소비 과정에 불법도박의 어두운 유혹이 무방비로 침투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합법화된 스포츠토토의 경우, 1회 10만원을 초과하면 구매가 불가능한데 이들 불법 토토들은 구매 한도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일부 토토 사이트는 계좌와 00주식회사라는 이름 자체가 자주 바뀌는데 이른바 대포통장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사태의 심각성에 비해, 당국의 대처가 미온적인 것과 관련, 김포경찰서 사이버 수사대 한 관계자는 “불법 토토 사이트들은 대개 해외IP를 사용하기 때문에 막을 방법이 없다”고 했다. 국제 공조 수사 전담팀 구성 등 보다 적극적인 경찰당국의 온라인 불법도박 사이트 단속이 필요한 시점이다.
(저작권 침해 등 그 자체로 불법인 한 웹툰 플랫폼에 올라와 있는 불법 토토 사이트 홍보메시지들.)
김재엽·윤예찬 대학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