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매입맛이 트렌드? 2030 여성 입맛 저격한 '약과' 품절대란
최근 약과가 젊은이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달콤고소하고 기름진 맛이 일품인 한국의 전통 다과 '약과'. 옛날에는 고급 간식으로 취급되었지만 현대에 들어서며 명절때나 먹는 심심풀이 과자로 전락했던 약과가 소셜미디어에서 소소하게 입소문을 타더니 현재 디저트계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있다. 데이터 기반 디지털 마케팅 업체 인크로스데이터랩(IDL)에서 6월 발간한 할매니얼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와 올해 4월 약과의 소셜미디어 언급량은 38,657회에서 87,686회로 약 2.27배 증가했다. 특히 할매니얼(할머니+밀레니얼 세대의 합성어로 젊은 세대에 녹아든 어르신 문화를 뜻함.)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약과는 다른 디저트에 비해 압도적인 검색량을 기록중이다. 리포트에 따르면 약과를 비롯한 한국 디저트에 관심을 가지는 찐 할매니얼 세대는 2030여성으로 그중 30대 여성의 비율이 28.8%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최근 약과의 매력에 빠진 직장인 이모씨(28)씨는 다양한 가게의 약과를 맛보기 위해 노력했다. 이모씨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돼 품절대란이 일었던 한 과자점의 파지 약과를 맛보게 된 이후로 약과의 맛에 눈을 떴다. 이모씨는 "수제 약과는 우리가 흔히 먹는 공장식 약과에 비해 훨씬 맛있다. 지역과 가게마다 모양과 특색이 다르기 때문에 여러 곳에서 사서 맛보는 재미가 있다."며 약과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약과를 사기 위해 오픈런을 뛰거나 인터넷에서 광클을 시도하기도 했지만 실패한 적도 많다. 괜히 약게팅이란 말이 나온게 아니다. 그래도 지금은 거의 다 먹어봤다." 며 약과에 대한 인기를 실감했다. '약게팅'이란 '약과'와 '티켓팅'의 합성어로 인기 과자점의 약과를 구하기가 인기 가수의 티켓팅만큼 치열하다는 의미로 만들어진 단어다.
약과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다보니 업계에서도 소비자들의 니즈를 파악하고 관련 상품들을 내놓기 시작했다. CU는 4월, 5월 신상품으로 약과 아이스크림과 약과 타르트, 약과 쿠키 등 약과 관련 상품 3가지를 연달아 출시했다. 그 외에도 GS25, spc 삼립, CJ 올리브영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신제품을 출시하며 약과 대란에 끼어들었다.
약과의 인기에 힘입어 디저트 업계에서는 약과를 더 다양하게 즐길 수 있도록 여러 나라의 디저트와 접목시켰다. 약과 쿠키부터 시작해 마카롱, 휘낭시에, 와플, 빙수, 케익, 라떼 등 심지어는 약과 스무디까지 등장했다. 마포구에서 디저트 가게를 운영 중인 한모씨(32)는 "요즘 약과가 유행이라 다양한 상품들을 개발중이다. 매번 서양 디저트만 만들다가 한국의 약과가 들어간 디저트를 만들다 보니 레시피 개발하면서도 색다르고 재밌다. 손님들도 약과 디저트에 관심을 가지고 상품들도 잘 팔리니 정말 좋다."고 말하며 약과 대란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갑자기 찾아온 할매니얼 트렌드와 약과의 인기 덕분에 한국 디저트 시장은 크게 증가했다. 인크로스데이터랩 리포트에 따르면 한국 디저트 시장 수익 추이는 할매니얼이 처음으로 언급된 2020년 10.15($10만)에서 2023년 12.71로 증가했고 24년에는 13.55 까지 설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떡과 한과를 판매하는 디저트 전문점의 작년 대비 매출액 증감률 또한 66%로 타 디저트에 비해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