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딸과 함께 읽는 소설 여행 6
8. 발가락이 닮았다(김동인) 줄거리
노총각 M이 혼약을 하였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우리들은 뜻하지 않게 서로 얼굴을 마주 보았다. 유곽을 드나드는 방탕 생활을 하던 서른두 살 난 노총각 M이 어느 날, 우리들 몰래 결혼을 한 것이다.
우리들은 M이 지금까지 결혼을 하지 않은 이유를 여러 가지로 들지만, 의사인 ‘나’는 방탕 생활로 인한 생식 불능으로 결론짓는다.
M은 그러한 자기의 치명적인 결함을 숨기고 결혼을 한 것이다. 처음에 M은 탄탄하게 결혼생활을 했으나 신혼 며칠 후 아내를 학대한다는 소문이 들리기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M이 아내가 임신을 했다고 전해진다. M이 ‘나’를 찾아와 검사를 요청한다. 십중팔구는 자신의 생각대로 생식 불능이라는 결과를 알고 있으면서도 M의 아내가 임신한 아기가 자신의 아기라는 일루의 희망을 가지는 그의 심정을 이해한다. 그리하여 M은 아기가 자신을 닮기를 원하고 있는 것이다. 아기가 태어나고 몇 개월 후 아기가 기관지를 앓고 있었지만, 은근히 친자 확인을 하러 온 그에게 ‘나’는, “발가락뿐 아니라 얼굴도 닮은 데가 있네”
라고 말하면서 나의 얼굴로 날아오는 의혹과 희망이 섞인 그의 눈을 피하면서 돌아앉는다.
핵심정리
* 배경 : 부조리한 현실 세계
* 시점 : 1인칭 관찰자 시점
* 주제 : 부조리한 현실 속에서의 인간의 심리 세계
등장인물
* M :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는 소극적인 인물
* 나 : 의사. ‘M’을 관찰하는 인물
이해와 감상1
김동인(金東仁)의 단편소설. 1932년 <동광(東光)>지(誌) 28호에 발표되었다. 자연주의 경향의 작품이지만 강한 휴머니티가 깔려 있다. 횡보(橫步) 염상섭(廉想涉)을 모델로 하였다 하여 큰 논쟁이 벌어져 두 사람(김동인과 염상섭) 사이에는 오랫동안 불화가 계속되었다.
이해와 감상 2
김억(金億)의 잘못으로 염상섭을 모델로 한 소설이라고 논쟁까지 벌인 작품이다.
이 소설은 강렬한 휴머니티를 보여 주는 작품이다. 특히나 마지막 부분에서 의사인 친구에게서 자기 아내가 낳은 아이가 자기 아이라는 보장을 받고 싶어 하는 애틋한 부정(父情)은 눈물을 자아내게 한다. 주인공 M은 그 애가 제 증조부를 닮았다고 말하고, 자기를 닮은 데도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자기 가운데 발가락이 제일 긴 것을 닮았다는 이야기였다.
아내의 부정을 의심하면서도 어떻게든 그것을 삭여 보려는 M의 노력은 눈물겹지만, ‘인생의 가장 요절할 비극’의 한 토막이다.
김동인의 문학적 특징을 확인케 하는 작품이다. 자연과학적 시각과 함께 주인공 M의 심리적 갈등 세계를 표현하고 있다. 따라서 그의 작품이 지니고 있는 특징인 자연주의적 경향과 심리주의적 성격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또한 현실의 부조리를 발견하고도 자신이 만들어낸 또 하나의 부조리 때문에 갈등을 겪는 한 인간의 심리적 갈등을 보여주고 있다.
결국 비극적 상황을 극복하지 못하고 발가락이 닮았다는 이유로 합리화시키려는 M의 의도는 비극과 부조리를 정당화시키는 것밖에 안 된다. 그러한 각고(刻苦)의 노력을 ‘나’를 통해 인생의 가장 비극적인 면을 그려내고 있으면서, 또 하나의 비극을 준비하는 것으로 유도하고 있다.
발가락이 닮았다는 주인공의 심리적 비극을 형상화함으로써 인간으로서의 비극적 숙명이 과학적 사실 앞에 굴복할 수밖에 없는 자연주의적 문학관을 형상화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