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주된 산업이 농업이던 시절, 사람들의 일상은 농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수확기까지의 '농번기'와 추수를 끝낸 이후 다소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농한기'로 뚜렷하게 구분되었다. 농사를 짓느라 힘겹게 노동을 해야만 했던 시기를 지나 한 해의 수확을 마무리한 후에, 사람들은 농번기와는 달리 조금은 한가롭게 지낼 수가 있었다. 그들은 농한기의 남는 시간을 활용해서 수확물을 털어내고 남는 짚을 이용하여, 자신들이 사용할 다양한 물건들을 만들 수가 있었다. 낡은 지붕을 손질하여 다시 새로운 짚을 엮어 올리기도 하고, 세끼줄을 꼬거나 다양한 용도의 물건을 직접 제작하기도 했다. 여유로운 시간 활용이 가능하고 노동력이 충분했기에, 각자의 손재주를 이용해 다양한 물건을 만들어 사용했다고 하겠다.
이 책은 과거에 짚으로 만들어 사용했던 다양한 물건들을 소개하는 ‘사진으로 보는 짚문화’라는 항목으로부터 시작된다. 농업이 사양 산업으로 인식되어 농사를 짓는 이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지금과 달리, 농업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던 시대의 상황이라고 이해된다. 당시 경제적으로 그다지 여유롭지 못했던 농민들은 추수를 끝낸 곡물의 줄기를 말린 지푸라기를 활용하여 이처럼 다양한 물건을 직접 만들어 사용했었다. 물건을 직접 만들어 사용하기보다 값싼 기성품을 구입해 사용하는 것이 더 편리해진 지금과는 전혀 다른 환경이었기 때문이라고 하겠다. 이 책에 소개된 물건들만을 보더라도, 짚으로 만든 살림살이들은 참으로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농사를 짓는 이들에게는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흔하디 흔한 재료’인 지푸라기가 사람들의 손재주를 빌어 귀중한 살림살이로 탈바꿈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서민 생활과 짚문화’는 긴밀하게 연관될 수밖에 없었고, 점차 사라져가는 민속을 찾아 전국을 답사하며 자료를 모으고 사진을 찍어 소개하는 저자의 열정이 바로 이 책의 내용으로 채워질 수 있었다고 하겠다. 이제는 전국의 민속마을이나 박물관에서나 만날 수 있는 짚으로 만든 물건들에는 이를 활용했던 사람들의 지혜가 담겨 있다. 적극적으로 보존하고 계승하지 않으면, 아마도 짚으로 물건을 만드는 기술은 언젠가 사라져버릴 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이 책은 농업이 주된 산업이었던 시대 서민들의 지혜로운 삶의 방식을 이해할 수 있는 내용으로 여겨지기도 한다.(차니)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