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과이불개(過而不改)
(광주푸른꿈창작학교 교장, 전 광주Y 이사장)
2022년 말 교수신문은 올해의 사자성어로 '과이불개'(過而不改)'를 1위로 뽑은 바 있다.
공자는 '과이불개 시위과의(過而不改 是謂過矣)'< 잘못하고도 고치지 않는 것, 이것을 잘못이라 한다 >(논어, 위령공편)고 했다.
과이불개를 추천한 박현모 여주대 교수는 “우리나라 지도층 인사들의 정형화된 언행을 이 말이 잘 보여주기 때문”이라며 “여당이나 야당 할 것 없이 잘못이 드러나면 ‘이전 정부는 더 잘못했다’ 혹은 ‘야당 탄압’이라고 말하고 도무지 고칠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이유를 밝혔다.
어디 지도층뿐인가. 그 지도층이 ‘갑’이라면 또 을(乙)은 어떤가? 병(丙)은? 정(丁)은? ……. 혹시 나도 그중 어느 부류에 해당하지 않나 돌아보게 된다.
우리 사회의 ‘잘못’에 대한 태도는 너무 잘못되어 있다. ‘잘못’은 ‘잘하지 못한 일. 또는 옳지 못하게 한 일‘을 의미한다. 잘하지 못한 일은 더 잘할 수 있도록 연마하고 노력해야 하고, 옳지 못한 일을 했다면 당연히 옳지 못한 것을 인정하고 책임지며 바로 잡아야 한다. 이는 어린 시절부터 보고 배우고 익혀온 바로 누구라도 이에 어긋나면 사람으로 상대하지 않는다.
우리 사회 곳곳에서 잘못을 부끄러워하며 반성하고 고치기에 힘쓰기는커녕 오히려 뻔뻔하게 ‘내가 뭘 어쨌다고?’ 하는 말과 행동으로 사람들을 어리둥절하게 한다. 지식인이나 지위가 높은 사람, 권력이 있는 사람 등 소위 지도자들 다수가 이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더 가관인 것은 이런 모습들이 횡행함에 따라 이런 부류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고, 당연시하고 부러워하며 흉내 내는 모습에 기가 막힌다.
사람은 누구나 잘못을 할 수 있다. 문제는 잘못에 대한 태도다. 그 잘못을 인정하기보다는 자기합리화와 적당한 수사와 변술로 정당화시키는 태도의 한심스러움에 한숨이 절로 난다.
적어도 더 배우고 분별력 있는 지도층 사람이라면 잘못을 인정하고 부끄러워해야 하지 않겠는가. 또 그것이 용기와 배움과 상식이 되는 사회와 문화라야지 않겠는가. 아쉽고 안타깝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다시 과이불개(過而不改)를 곱씹는 것은 아프고 슬프다. 공자의 제자 증자는 “하루 세 번 자신을 반성해 본다”고 했고, 자공은 “군자의 잘못은 마치 일식, 월식과 같다. 그가 잘못을 범했을 때는 모든 사람이 다 이를 보게 되고, 그가 그 잘못을 고쳤을 때는 사람들이 다 우러러본다”고 했다. 그 사람의 잘못을 보고 그의 어짐을 알게 된다(觀過 斯知仁矣)’(논어 이인편)는 말이 그 말이다.
지난 한 해 동안 내 잘못은 무엇인가? 누구에게 무엇을 얼마나 잘못했는가? 를 통절하게 물으며 부끄럽지만 용기를 내어 인정하고 고쳐야 한다. 한해를 마치려면서 나의 사람됨과 인격, 존엄을 생각하며 ‘다시 과이불개(過而不改)’한 것들을 눈을 부릅뜨고 살피게 된다.
(전라도인, 2023.12월호)
첫댓글 한 해 동안 잘못한 또는 부끄러운 일들을 생각해봅니다.
내가 왜 그랬을까
그러면 안된다는 것을 왜 자각하지 못했을까.
부끄러움에 몸서리 칠때도 있지만 통열히(?) 반성하고 또 반성합니다.
'다시 과이불개'를 읽고 올해의 과이불개는 몇개나 되는지 적어보렵니다.
괴롭겠지만 아마도 자신을 성장시키는 하나의 방법이 되겠지요.
실수를 알아차린다
잘못을 인정한다.
반복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