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티다. 헹거에 위풍당당 격있게 줄지어 싣고 올라 온 한복을 특별한 룸에서 왕비마마가 되어 상궁이 입혀주는 놀이에 몸을 맡기고 있다.
기품있게 하나하나 입혀주고 매어주는 황홀한 시간이 꿈인지 생신지 모르게 흐른다. 연이어 정갈하게 입혀진 세담일 두고 스르륵 커텐이 제쳐진다. 여기에 모인 세사람. 남편과 아들과 예비 며느라기다. 눈만 커지며 아무 소리 없는 수초가 지나간다. 곧이어 이쁘게 봐주는 감탄소릴 내어주자 부끄러움이 더해지는 세담인 기분이 최고가 되어간다. 입술을 꼬옥 붙이고 신중히 나를 바라보는 며느라기가 "어머니 이 색상도 입어 보세요." 거기서 거기같은 미세한 차이의 저고리 색상을 두고 먼저 입을 뗀다. 남편과 아들은 따로 말은 않지만 꿀 먹은 벙어리가 짓는 찰라의 미소를 세담에게 딱 잡혔다.
커텐을 제치고 나올 때 마다 서로서로 찰칵찰칵 사진을 찍는다. 포토라인? 오호라~ 나를 향한 섬세한 사랑을 느끼며 세담이 입가에 미소가 내려올 줄 모른다. 한복 파티가 열렸다. 이옷도 저옷도 다 이뻐서 어떻게 골라야 할지 정말 모르겠다. 다 마음에 들었다. 계속 왕비마마가 된 이 상황 속에 전문가들의 조언도 귀담아 들어두고 아들과 며느리의 반응도 놓치지 않았지만 결국은 남편이 골라 준 한복으로 모두의 의견을 마무리 했다.
사실 누구의 말 보다 세담이 생각도 남편 눈에 제일 예쁜 한복을 입을 생각이였다.
그리고 사이사이 조심스러우면서도 총기 가득한 목소리로 "어머니~" 하며 부르는 소리가 이런 기분일 줄 드디어 나도 경험했다. 그냥 좋다. 많이 좋다. 예쁘게 보이려 애쓰는 모습이 좋다.
자리가 사람을 바꾼다는 말이 맞다.
어느새 활짝 웃고 리듬감이 충만한 기분파 세담이에서 한템포 생각하며 점잖을 부르는 행동이 영락없는 시어머니 모습이였다. 세담이 예비 며느라기가 하는 말과 몸짓을 두고 눈과 귀가 바쁘게 움직인다. 고부의 탐색전이다. 꼼꼼하게 체크하고 물어 보며 챙기는 모습이 안심이 된다. 점수가 훅 간다. "아버님~ 어머님~" 말 끝마다 붙여서 말하는게 아직은 어색스럽지만 고맙고 예쁘다. 길지 않은 시간을 가져 보니 내가 생각하는 큰 며느라기의 성향을 갖고 있다. 시원스럽고 야무진 음성에 친화력도 높아 보였다. 거기다 꼼꼼함과 섬세한 안목도 있어 보였다.
혼자 짊어지고 끌고 가는 가정이 아닌 서로 나누며 함께 의지가 되는 가정이 될것 같다는 생각에 안도감이 든다. 특정 요일을 비워 양가 어른들을 모셔가며 정성과 예의를 갖추는 모습들이 사랑스럽다. 더불어 앞으로 의지가 될것 같은 든든한 마음이 들면서 애쓰는 수고에 마음이 간다.
다 맞춰보며 백년해로의 내짝을 찾는 다는게 요즘 시대에 쉬운 일은 아니다. 아들이 소개 만남을 재작년에 갖더니 얼마되지 않아 성격이 진짜 잘 맞다고 말했었다.
늘 여자친구 있어? 물어 보면 입버릇 처럼 말했었다. "인사 시키면 결혼할 사람입니다." 그래서 아직까지는 한번도 얼굴 본 여친은 없었다. 그런 아들이 중간 중간 잘 만나고 있느냐는 말에 실실 웃음으로 "넵" 대답하더니 딱 일년을 지내고 결혼을 하고싶다는 말을 전하며 인사를 시켰다. 그후로는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장가가라고 부모가 먼저 앞장서면 왠지 부모가 바쁘겠지만 상황이 거꾸로 되고 보니 본인들이 적극적으로 나선다. 나로서는 꽤 편하게 장가를 보내게 된 것 같다.
남편은 아이들을 어려서 부터 자립심이 강하도록 교육시켰다.
덕분에 아들 결혼식이 나의 또 다른 축제가 되어 고운 한복을 맘껏 입어 본 파티를 즐겼다. 하하님들 저 내년에 아들 장가 가요. 아주 재미있고 기쁜 날이였다. 🤗
첫댓글 아드님의 결혼을 미리 축하합니다. 와~세담이에게 며느리가 생기다니요. 세담 눈에 합격 수준이면 꽤 괜찮은 사람이리라 믿습니다. 설레고 바쁜 날들이 되겠네요. 예쁜 왕비마마, 예쁜 공주님들(따님, 며느리) 기대됩니다.
마음에 딱 맞는 며느라기 맞이하시는 언니~ 축하드립니다. 한복 입은 모습이 얼마나 단아하게 예뻤을지 상상이 갑니다.
맵씨좋은 세담 님 보고 혹 모델 제안이 있지않았을까요?...
자신의 삶에 책임감있고 바르게 성장한 아들이, 빈틈없는 세담 님 마음에 흡족한 며느리를 반려자로 택했으니 참으로 축복입니다. 제 마음도 뿌듯, 기쁨이 가득합니다.
세담 님의 아드님 결혼 축하드립니다.
어머나! 세담님 집안에 새식구가 들어오는군요~
축하해요😊🥳🥳
사이좋은 고부간의 한폭 그림을 떠올려 봅니다♡
좋겠다~~~~
흡족한 혼사를 앞두고 얼마나 뿌듯할까~
복된 가정 일굴 아들 며느리 축하해요~~
벌써, 며느님 보시군요 ^^
흐뭇하시겠구려 ~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