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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문학 권두칼럼>
‘k 정나눔’의 시대적 역할과 소임
- 삶의 잠언(箴言)과 공동체 인식
엄창섭(가톨릭관동대 명예교수, 사)k 정나눔 이사장)
1. ‘더불어 함께’라는 공동체 인식
치열한 경쟁력이 요청되는 문화의 21세기, 따뜻한 감성의 소유자임을 자처하지 않더라도 각박한 삶의 처소에서 ‘미끄러짐의 미학’으로 분별력을 지니되 직면한 현상에서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며 ‘생각의 속도’를 조절하여야 한다. 비록 개념도 불투명한 이념의 문제로 갈등과 대립이 극한상황으로 치닫는 시간대에 지구상 유일한 문화인 ‘더불어 함께’라는 공동체 의식의 생산적 결과물인 ‘온전한 정(情)문화’가 절실히 요청되는 시간대이다. 까닭에 비록 우리가 예술지상주의의 신봉자는 아니어도 비정한 이기주의로 치닫는 시대적 상황에서 가뜩이나 동물적이고 금속적인 언어공해로 가슴앓이를 하며 저마다 살아온 날을 뒤돌아보며 자기성찰의 시간을 지녀야 할 것이다.
까닭에 심적 외상(Trauma)을 창조적 에너지로 창출하는 골드브레인(Golden Brain)과 영혼의 상처를 치유하는 문화 환경조성에 정치권 안팎에서도 변화와 대국적인 통찰이 주어져야 한다. 또 한편 타자에 대한 분별력은 더없이 요청될 것이나 푸른 식물성 언어를 소통의 기표로 사용할 일이다. 여기서 김준태의 시편인 “전쟁 통엔 죽은 병사들의 머리를 세고/지금은 엄지에 침을 발라 돈을 세지/그런데 먼 훗날엔 무엇을 셀까 몰라.(감꽃)”을 떠올리거나 인간존재의 불확실성을 점철한 “공동의 세계가 무너져 믿을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다.”라는 독일의 신학자인 폴 틸리히(Paul Johannes Tillich)의 <현대의 특징>을 헤아려 심사숙고할 일이다.
일단 지구상에 한국의 고유문화 요소인 정(情)의 개념이라면 ‘정’을 떠올릴 수 있는 좋은 방법은, 흠이 있거나 또 나쁘거나 좋았을 때 그 순간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이다. 따라서 정은 의도적으로 또는 고의적으로 만들 수 없고, 오랜 기간에 걸쳐 발전된다. 정은 인간, 동물, 장소, 또는 물건에 상관없이 단순한 애착을 뛰어넘는, ‘깊이 맺힌 따뜻한 마음과 애정’을 의미할뿐더러 한국 문화의 핵심을 이루는 중요 인자(因子)’이다. 그 같은 양상에서 한국관광공사의 이참 사장이 해외 홍보영상을 제작하면서 한국의 매력을 ‘감성적 에너지인 정(情), 신명의 에너지인 흥(興), 신비로운 에너지인 기(氣)로 표현’하고 TV 광고로 이미지화하며 '영감(靈感)의 시작'이라는 통합 콘셉트로 해석하였음은 새삼 그 의미가 차별성을 지님에 틀림이 없다.
그 같은 맥락에서 지난 십여 년 전「동아일보」의 “한국 특유의 정(情)-제도화의 필요성”의 논설은 뒤늦은 감이 없지는 않으나 지극히 건강하고 생산적인 제언이다. 또 한편 영국 이스트 런던대학의 팀 토머스 교수가 ‘한국의 정은 인류의 삶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세계의 아름다운 단어’라고 지적하였듯 한국인 고유의 끈끈한 정(情)은 ‘친근감을 느끼는 심정’을 뜻하는 의미로, 암울한 현상에서 일부 지자체에서 시행하는 ‘마을가꾸기 사업, 공동육아와 마을공동체 운동’ 등의 정책은 ‘새로운 민주주의의 양상(樣相)으로 세계화지향에 변화·발전할 우리 정신문화의 진정한 자긍심에 연유한다. 까닭에 ‘천만의 버무림, 김장, 세계와 정을 나누다.’라는 2014년의「제1회 서울 김장문화제」또한 한국인 고유의 정을 바탕으로 한 공동체 문화의 다양성을 일깨워 참된 의미를 계승하기 위한 가치가 빛나는 국민적 축제임에 틀림이 없다.
이처럼 문화예술인들은 신선한 감동과 충격을 불러 일깨우고 영혼의 상처를 치유의 효과가 있는 공생(共生)의 로제토 효과(Roseto effect)의 깊은 상처치유의 가능성도 그렇거니와 "한순간 분노가 치솟아 오를 때, 좋은 기억이나 아름다운 시구를 떠올리면 마음에 평정을 얻는다."라는 미국의 성직자인 놀란 핀센트 빌(Norman Vincent Peale)의 일깨움은 기억에 담아둘 일이다.
2. 선비정신의 현대적 변별성과 삶의 교시
각론하고 「선비정신의 현대적 변별성과 삶의 교시」라는 합리적 해법에서 비록 실존주의의 철학가이며 소설가인 사르트르(Sartre, Jean Paul)적 사고에 견주어 인간의 실존성과 형이상학의 종합적 인간 구축에 그 목적을 확정할 당위성은 무관치 아니하다. 까닭에 17세기 조선조의 호서유학자로서 선비의 가부를 결정짓는 조건이라면 ‘출처지변(出處之辯), 의리지변(義利之辯), 화이지변(華夷之辯)’에 타당성이 주어진다. 무엇보다 선비정신은 ‘절의 정신, 예의 정신, 조화정신’의 추구에도 적극성이 주어질 것이기에 왕도정치의 실현으로 대동 사회에 잇닿는 핵심 덕목이다. 차제에 ‘수기치인(修己治人), 이용후생(利用厚生), 대덕조화(大德調和)의 정신’을 시대적 흐름에 적응시켜 현대사회의 병폐를 해결하는 지극히 생산적인 방안으로 발전시켜야 함은 정신작업의 종사자로서 감당할 시대적 소임이다.
근자에 정부 차원의 ‘인문학 및 인문정신문화의 진흥에 관한 법률’이나 ‘인성교육진흥법’의 시행으로 선비정신을 잘 활용한다면 훌륭한 인성교육의 콘텐츠 즉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융∙복합형 인성교육 모델로 적용하여 인류사회에 공헌할 세계인을 육성 배출하여야 한다. 각론하고 비열한 이기주의로 치닫는 지식∙정보화 사회에서 어느 특정 층위를 구분 지어서 선비로 일컫기에는 다소의 어려움이 주어질 것이나 건강한 세계시민의 대책 방안은 응당 마련할 일이다.
모름지기 21세기의 화두는 공동체 인식의 소중함이 더없이 요청되기에, 복효근의 시집『누우 떼가 강을 건너는 법』은 지극히 교시(敎示)하는 바가 지대하다. 까닭에 우리 민족은 경천사상(敬天思想)을 신앙처럼 떠받들었기에 단군은 우리에게 종교가 아닌 핏줄이고 얼(정신)이고 문화이다. 이처럼 역사의식이란, 자신이 역사적 존재임을 인식하고, 미래의 비전을 창조하는 것이기에 창조하는 영혼은 아름답고 위대한 것이다. 따라서 절망의 끝이 보이지 않는 혼돈의 시간대에 몸담고 있는 이 땅의 진정한 문화예술인들은 고정관념(틀)을 부숴버리고 문화에 대한 안목의 확장은 보다 밝은 미래지향적인 창조 정신에 의한 지극히 건강한 역사적 소임을 지녀야 할 것이다.
각론하고 시대적 흐름에 편승하여 도전·실험정신을 지니고 허락된 조건을 생산적으로 전환시키어 통섭(通涉)과 상생의 논리에 근거하여 항시 경계를 허무는 작업을 인간이 신 대신에 등장하고 신이 퇴위한 현대사회에서 엄숙하게 수행할 일이다. 이 같은 맥락에서 영국 경제학자인 슈마허(EF. Schumacher)가 그 자신의 첫 수필집인『작은 것이 아름답다.』라는 지론이 인간성의 회복에 있어 유념할 사항이기에, 오늘날 진행되는 컴퓨터 기술의 발달이 사회조직의 소규모화라는 새로운 조직 원리의 가능성을 열어주었음은 새삼 주지할 바다.
차제에 경제적 어려움으로 고통을 받는 시간대에 메세나 운동의 보편화를 ‘문화의 바람개비 운동’을 통하여 다시금 확장해 나가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지역마다 다채로운 문화풍경의 조성으로 문화의 지역구심주의의 양상이 현저함은 긍정적으로 수용하여야 한다. 일찍이 러시아의 농민작가인 레르몬또프(Mikhail Yuryevich Lermontov)가 진리탐구의 정신을 끝까지 선명하게 반영시켜 ‘러시아 문학을 가장 러시아 문학답게 만들었듯이’ 우주적 현상을 객관화해야 할 문화예술인들은 높은 식견으로 직면하는 일상에 관심을 지니고 역사적 소임을 엄숙히 수행하여야 한다.
3. 문화 감성 시대와 블루오션 전략
비록 국가적으로 정체성이 퇴색된 시대에서 문화 인식에 대한 쌓기와 허물기를 반복해야 할 조직사회의 구성원들은, 미의식을 상실했을 때 그것이 언어공해의 요인임을 결단코 상실하지 말아야 한다. ‘고통을 통해 얻어진 것은 진실한 것’이듯, 어떠한 상황에 처해 있을지라도 열려 있는 사고로 식별력을 지닌 지식인으로서 고구려의 어머니들처럼 역사 인식을 각별히 지녀야 한다. 모름지기 이기주의로 치닫는 현대사회에서 보수와 진보라는 이분법으로 경직된 사고를 진정한 나눔의 감동으로 몸소 회복할 수 있다는 자긍심을 몸소 일깨우며 손뜨개질한 목도리에 태극마크를 부착해 감사카드와 함께 IOC 조직위원회와 선수촌에 직접 전달하며 따뜻한 인류애를 확인하였다. 그 같은 맥락에서 2017년 11월 초 사전에 교감이 주어져 필자가 주저함 없이 사단법인 K-정나눔의 이사장직을 수락하고, 임병두 사무총장과 함께 일차적으로 ‘흰 털실 목도리의 선물’이 마침내 한국의 순수하고 따뜻한 정감을 표현할 수 있다고 판단한 까닭이다. 또 한편 이 운동엔 2001년 보스턴 마라톤대회 우승자인 이봉주 선수와 장윤정 가수, 김혜영 언론인을 포함한 저명한 인사들 다수가 거부감 없이 홍보대사를 수락해 주었다.
특히 뜨개질 자원봉사에는 운동 취지에 공감한 8세 어린이부터 80세 할머니까지 다양하게 참가해 주었으며 국립 강릉원주대학교는 공간을 쾌히 제공하여 주었다. 그렇다. 비록 지나친 세월이지만, 당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기간에 해외 참가자에게도 한국인의 따스한 정(情) 문화의 일례로 흰색 목도리를 전달하는 ‘니팅 포 유(Knitting for you)’ 운동의 전개를 ‘당신을 위한 뜨개질’이라는 이름으로, 사) K-정나눔이 주도한 일은 못내 자랑스럽다. 그렇다. 2024년 1월 19일 개막으로 시작하여 13일 동안 총 70여 개국 2,900여명의 청소년이 참가하는 국제적 겨울 스포츠축제인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 개최되는 정황에서 지극히 2024년 청소년 희망 프로젝트의 가시화로 생산적인 결과를 창출하는 활력의 동기부여를 응당 조성할 일이다.
그 같은 일례로 지난 2020년 11월 7일부터 12월 30일까지 사단법인「k 정나눔」의 임병두 사무처장이 소금강 풍류마을 갤러리에서「아흐, 들국화 세상이다」라는 주제로 ‘노래하는 화가’ 권순창 화백과 김동명학회 회장인 필자의 시화전 및 국화축제를 화려하게 주관하여 지역주민과 현장을 찾아준 관광객에게 일상의 감동을 회복시켜준 일은 매우 뜻깊다. 차제에 ‘꿈의 황제’로 일컬어지는 미국의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의 <쥬라기 공원>이나 제임스 카메론의 <타이타닉>처럼 예술작품이 상품화된 경제효과도 그렇지만, 근간 한류 열풍에 편승하여 오페라 <명성왕후>, TV드라마 <겨울 연가>나 러시아를 비롯해 68개국에서 절찬리에 상영된 <대장금> 등을 통해 일본인들이 우리 국민에게 갖는 부정적 갈등을 변형시킨 동기부여는 못내 신선하다.
어디까지나 ‘승려와 시인이 살이 찐다는 것은 그 시대가 불행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라는 인도의 격언처럼 사회 현상에서도 “사회가 썩어 문드러져 똥 밭에 나뒹굴지라도 시인은 눈부신 시의 꽃을 피워야 한다.”라는 저명한 영국의 예술평론가인 죤 러스킨(John Ruskin)의 역설은 수시로 가늠해야 한다. 모처럼 기분 좋은 변화와 생산적인 비판 정신, 그리고 사유에서 비롯되는 민족의 역사요, 혼인 국어를 소통의 도구로 하여 행복한 언어의 집짓기를 통해 일시적인 인기에 영합하지 말고 높은 자유와 미래를 향한 밝은 꿈을 추구하고 의미망을 확장하여 영혼의 상처를 치유할 일이다.
모름지기 국가적으로 겪는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으로는 메세나 운동을 통하여 이를 지혜롭게 극복하여야 한다. 1930년대 세계공황의 위기를 미국의 루즈벨트 대통령은 ‘미연방 예술 프로젝트’를 제시하면서 문화예산에 투자를 확대하여 극복하는 계기를 부여했다. 그 같은 발전적 결과가 1999년 10월, 미 연방정부가 기업의 참여를 독려하여 예술지원 프로젝트로 연 17억 불을 지원하고 정부의 최소화 간섭으로 예술의 창조 정신을 위해 60년대를 기점으로 90년대 중반까지 문화예술 분야의 성장을 주도하였다. 110개의 오케스트라는 230개로, 56개의 비영리극장은 425개로, 37개의 무용단은 450개로, 27개의 오페라단은 120개로 급격히 증가하였다.
또 한편 해마다 여름이면 프랑스 남동부의 작은 소도시로 199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확정된 아비뇽과 영국 스코틀랜드 수도 에든버러는 세계적인 축제로 세계인의 관심을 모으기에 부족함이 없다. 이처럼 세계적인 공연예술 축제로 쌍벽을 이루는 '아비뇽 페스티벌(7월 5~25일)'과 '에든버러 페스티벌(8월 7~29일)'은 제2차 세계대전으로 인한 인류의 상처 치유를 위해 1947년 같은 해에 각각 개최된 이후, 오늘까지 그 연륜을 더해가는 추세도 기필코 망각하지 말고 유념할 일이다.
특히 문화의 21세기에 문화정책추진위원회가 문화예술 활동을 종합 지원하는 일본의 <아트플랜 21>이나 프랑스 정부의 <2000년, 프랑스, 유럽, 세계, 새로운 바람>, 그리고 영국의 <문화를 통한 인간의 삶의 풍요>라는 확고한 인식과 구체적인 비전이 내포된 마스터플랜은 물론 인문학과 예술교육을 핵심으로 창조적인 부분의 제작행위에 맞물린 <크리에이티브(creative) 아메리카> 정책 수립이다. 이처럼 치열한 시장 논리로 급변하는 21세기에 살아남기 위해 국가나 기업, 개인은 상상력에 의한 미래상품을 명백하게 변화·발전시켜야 한다.
까닭에 지난 10월 6일 추석 연휴 기간 이국의 알라스카 썬크루즈 여행길에서 ‘길 위의 시인’ 배선희 대표가 한인잡지『코리아 데이』에 수록된 자료사진과 함께 카톡으로 “2018년 평창·강릉에서 개최되었던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 때, 강릉에서 활동하시는 사)k-정나눔의 엄창섭 이사장을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확산되었던 ‘사랑의 손뜨개 목도리 기증’ 운동을 통해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민간인들의 주도로 한 물품이 올림픽에 참가한 선수들과 임원, 관계자들에게 전달된 사실이다. 우리의 정을 세계인들에게 따뜻한 손뜨개 목도리를 나눔으로 ‘한국 정 나눔 문화’를 세계인들이 체험하게 되었다.”라는 기사의 내용을 이같이 보내준 것도 우연일 수 없다.
결론적으로 지역의 자치행정의 양상에서 일단 침체된 지역경제인 노점상의 시장 입주 조치 및 전통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예산을 점차로 투자하는 양상이다. 까닭에 지역특산품의 집산지 및 물류거점의 기능 확대는 물론 다양한 미래의 관광 상품개발을 서둘러야 할 일이기에, 모쪼록 성공적인 미래전략을 모색하여 지역마다 식품 가공이나 농수산특산물 직거래 추진 및 제품의 브랜드화를 창조적인 이벤트 전략으로 국격(國格)을 갖춘 지역주민의 의식전환과 문화에 대한 인식을 확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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