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 : 돌샘/이길옥 - 봄이 붓 하나 들고 뒷짐을 진 채 팔자걸음에 게으름을 달고 주춤주춤 산의 초입에 듭니다. 잿빛 풍경에 수묵으로 떨고 있는 가지를 안쓰럽게 쳐다보던 봄이 뒷짐을 풀고 붓끝에 연두를 묻히네요. 뭐하나 두고 봤더니 목숨을 담보로 휘청이는 가지를 타고 ..
- 시 : 돌샘/이길옥 - 냉장고 안에는 아내가 꺼내 쓰는 갖가지 언어들이 항상 준비되어 있다. 그것들은 아내가 끼니때마다 식탁에 쓰는 시의 재료들이다. 식구들의 입맛을 길들여 온 노련한 손놀림으로 다듬어 자르고 양념으로 곱게 주물러 버무리면 한 연이 마무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