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3쪽 | A5 크기 | 12,000원
ISBN 979-11-91332-61-2
2025.10.1.
재생종이로 만든 책
<호숫가마을 이야기>
개정증보판
최선웅
잇달아 실패했습니다.
1쇄 절판 소식을 듣고 개정판 작업을 결심했습니다. 『호숫가마을이야기』는 이미 과거의 이야기였습니다.
반면, 책 속의 사건과 인물은 여전히 살아서 저마다의 역사를 이어갔습니다.
목격자이자 관련자로서 저는 그 서사의 최전선을 기록해야 할 책임 의식 같은 걸 느꼈습니다.
그 의식이 짙어질수록 저는 되려 미루고 외면했습니다. 지난 글을 읽기가 싫었습니다.
쓰기는 어김없이 어려웠습니다.
매일 밤, 깜빡이는 커서를 멍청히 바라보다 승리 없는 작업을 마무리해야 했습니다. 고역이었습니다.
그러면서 태연하게도, 동료와 후배들에게 이런 말을 해왔습니다.
우리에게 기록은 사회사업을 잘하기 위한 도구일 뿐이다.
실천이 좋으면 그 실천을 담은 글이 나쁠 리 없다. 그러니 부담 갖지 말고 쓰자.
얼마나 대작을 쓰려고? 문학 전공자도 아니니 너무 잘 쓰려고 하지 말자.
주제넘게 쏟아놓은 말들이 되돌아와 그 주인을 격려하듯 비웃었습니다.
그 사이, 그러니까 제가 도망치고 있던 사이, 호숫가마을의 새로운 이야기는 쌓여갔습니다.
새로운 이야기, 그러나 별 새로울 것도 없는 사람 사는 이야기. 그리고 그 이야기는 하나둘 휘발 되어갔습니다.
이미 늦었습니다.
기존 원고의 틀을 유지하되, 옛 글을 얼마간 다듬었고 새 글을 160쪽가량 추가했습니다.
1쇄와 2쇄 사이에 쌓인 이야기를 잘 담고 싶었습니다.
1쇄를 작업할 적에는 가급적 저의 개성을 지운 일종의 매뉴얼 같은 글을 쓰고자 했습니다.
읽고 나면 누구나 얼마쯤 자기 자리에서 적용할 수 있는 사회사업 설명서 같은 글 말입니다.
간결하게 똑떨어지는 사고의 전개가 서툰 사람이 그런 글을 쓰려니 갑갑하고 어색할 때가 많았습니다.
개정증보판은 더 편히 써보려고 했습니다.
덜 다듬어 다소 거친 생각도 그대로 두고, 가족 동료 이웃의 일상도 담았습니다.
제가 드러나는 이야기도 얼마쯤 써야 했습니다.
그래야 제 안의 호숫가마을을 온전히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책이 꽤 두꺼워졌습니다. 아픈 지구를 생각하면 잘하는 짓인가 싶지만은 그렇게 되었습니다.
2012년부터 2025년까지,
13년을 모은 글입니다.
사람 사는 이야기입니다.
사회사업가의 이야기입니다.
- 개정증보판 '시작하며' 가운데
[책 구매]
https://cafe.daum.net/coolwelfare/SD5b/1
시작하며 _2
호숫가마을도서관 _4
호숫가마을 _6
책
저자와의 대화 _12
대화의 변화 _18
학습 모임: 아픔을 공부하는 아픔 _40
책 읽고 놀고 먹는 모임 _45
고학년 책모임: 책놀먹의 선배들 _48
소리 내어 책 읽는 엄마 모임 _50
동네 방송 <책 읽는 이웃> _54
심야책방 _62
마을 책장 _65
여행
호숫가 아이들의 여행법 _71
제주도 걷기 여행 _73
실패한 여행 _89
작별하며 _98
졸업 여행 _102
자전거 여행 _113
매드맥스: 여행의 확장 _118
해외 여행 _126
관관관 여행 _131
마을 행사
행사 철학 _135
설명회 _138
마을영화제 _140
슈퍼 극장 이야기 _146
Community Cinema _151
영화 제작 _153
야영 _160
밖에서 잔다: 야영의 발전 _168
기지 만들기 _173
동네 어른이랑 놀기 _175
크리스마스 _177
새해맞이 _187
벼룩시장 _191
탁구대회 _196
동요회 _200
연극 _208
마을 나들이 _218
마을 선생님 _221
수료회 _237
도서관
재개관 준비 1: 인사 _239
재개관 준비 2: 이사 _244
재개관 준비 3: 공사 _248
재개관식 _253
도서관 인력 _258
외부 기관 연수 _264
실습 지도: 시골사회사업팀 _265
지하 책방 _274
수해나기 _277
겨울나기 _280
학교와 협약 _285
소박했던 행복했던 _287
도서관 리모델링 _292
10주년 행사 _300
도서관 철거 _307
단편
아이들을 사랑하십니까? _327
아이들을 어떻게 대하면 좋을까? _328
The Boyhood _332
아이들이 싸웠을 때 _348
정말 아이들이 다 하나요? _353
떠먹여 준 이유 _354
쉬울 리가요 _356
지역사회의 신뢰 _357
도시에서도 될까요? _358
이럴 때는 어떻게 하지요? _359
리서치와 실천의 순환 _360
『호숫가마을이야기』의 이야기 _361
Compassion fatigue _365
죽음 또는 어떤 상실 _366
호숫가마을을 떠나는 사람들 _367
마치며: 꿈과 환상의 나라 호숫가마을 _371
본문 미리 읽기
코로나가 한창이었던 2020년 12월 9일.
라디오 여성시대 양희은 님이 <호숫가마을 이야기> 초판을 읽고 이렇게 방송했습니다.
당시 오늘은책방 이준화 선생님이 소식을 알렸고, 최선웅 선생님이 방송을 녹음하여 받아 적었습니다.
미래를 내다보는 학자들은 미래로 갈수록
인간성, 휴머니즘, 인간의 체온이 그리울 것이고 강조될 것이라고 내다보았습니다.
첨단 과학의 발달이 오히려 개인을 소외시킬 거라고 보았기 때문이지요.
코로나19 사태까지 예상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올해 여러 면에서 인간이 그립습니다.
사람이 없어도 되는 첨단 기기가 공장에 매장에 많이 등장하고 있고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사람과 사람 사이를 가로 막고 있으니까요.
이렇게 가다가는 비대면이 일상이 될까 두려워지고.
동시에 끈끈한 인간애로 뭉친 집단에 대한 그리움
기게가 아니라. 몸으로 마음을 다해 하는 일에 대한 간절함도 커집니다.
무엇이 더 소중한가?
이 가치에 대한 질문은 우리 심장을 계속 두드릴 겁니다.
늘 그래왔듯 대량과 효율이 최고라고 여기기도 하고
소규모와 개성을 위에 놓기도 하고
온실 속 화초를 선택하기도 하고
들판에 야생화를 흠모하기도 하고...
그런 면에서 대전시 동구 호숫가마을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요.
이 마을은 작은 도서관을 중심으로
마을 사람들이 직접 모여서
재미난 일을 위해 회의하고 아이들이 나서서 마을 행사를 기획합니다.
마을 탁구대회도 열고 부모님의 연애시절 사진 전시회도 열고
책 저자를 섭외해서 모셔다가 이야기를 듣는데
청소년들이 다 추진합니다.
손님 마중가고, 손님오면 차를 내드리는 일두요.
아빠들이 소리내어 책 읽는 시간도 갖고
엄마들이 여행가고 아이들끼리 여행가고
벼룩시장 동요회
동네 슈퍼마켓에서 영화보기
그런데 그 과정 과정이 다 의논을 거치고 협조를 구하고
마을 사람들이 다 함께 돕는다는 데 특별한 점이 있습니다.
전국 곳곳에 그런 공동체를 지향하는 마을들이 있지요.
대안학교나 소모임으로 비슷한 가치를 추구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문화 행사든 영화 관람이든 독서든 놀이든
그냥 기획된 상품을 소비만 하는 것이 아니라
같이 의논하고 같이 만들고 매 순간을 함께하는 것
그 속에서 사람의 체온을 느끼며 성장하는 것을 추구하는 분들입니다.
진정한 성장은 사람속에서만 가능하다 하시는 그분들 말씀에 귀를 더 기울이게 되는 요즘입니다.
당분간은 이 사람 속에서 가능한 성장을 어떻게 비대면으로 가능하게 할 것인가
그게 가장 큰 과제가 될까요?
여성시대 아침 창가에서 양희은입니다.
2020년 10월. 1판 안내문 https://cafe.daum.net/coolwelfare/OX67/127
첫댓글 동료이자 후배에게 선물 받았습니다. 책이 많이 두꺼워져서 놀랐어요.
어떤 이야기가 더해졌을지...기대됩니다. 잘 읽겠습니다.
저자 최선웅 선생님, 좋은 책을 만나게 해주는 구슬꿰는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