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수님은 질문하면서 가르치셨다
어떤 때는 답보다 질문이 더 중요할 수 있다. 왜냐하면 질문의 유형에 따라 답이 전혀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대학 등록금 인상을 억제하려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와 “대학 등록금 인상을 억제하려면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는 서로 단어 하나밖에 차이가 없지만 대답은 전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질문의 힘이 어느 정도인지를 느낄 수 있는 아주 가까운 예를 들어보겠다. 예전에 대통령 대선후보 결정을 위한 여론 조사를 한 적이 있었다. 민주당 노무현과 국민통합 정몽준 의원과 통합대선주자를 선정하는 가운데 여론 조사를 하기로 합의를 보았다. 그런데 가장 크게 문제점으로 대두된 것이 여론 조사의 질문에 대한 문제였다. 각자 자기가 주장하는 질문을 넣어야 한다고 한참 동안 서로 의견을 조율하지 못하고 대립했던 적이 있었다.
“한나라당 이회창과 경쟁하여 이길 수 있는 후보가 누구냐?”와 “대선에서 이길 수 있는 후보가 누구냐?”의 질문을 두고 실랑이를 벌였다. 언뜻 보면 두 질문 모두 “대선주자를 누구로 결정하면 유리할까?”로 같은 질문인 것 같다. 그런데 왜 그렇게 질문사항을 놓고 심혈을 기울일까? 그것은 어떻게 질문하느냐에 따라 답이 다르게 나오고 결과도 다르게 나오기 때문이다.
도로시 리즈Dorothy Leeds는 그의 책 질문의 7가지 힘에서 오랜 실험과정을 통하여 질문에는 7가지 힘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 내용을 간단하게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질문을 하면 답이 나온다. 2)질문은 생각을 자극한다. 3)질문을 하면 정보를 얻는다. 4)질문을 하면 통제가 된다. 5)질문을 하며 마음을 열게 한다. 6)질문을 귀를 기울이게 한다. 7)질문에 답하면 스스로 설득이 된다.
예수님은 질문의 힘을 알고 계셨다. 예수님의 생애를 기록한 복음서에는 약 백여 개의 질문들이 나온다. 이것은 예수님이 얼마나 질문을 많이 사용하셨는가를 알려주는 좋은 예이다.
그중에 몇 가지 예를 적어 보면, “건강해지고 싶으냐?”(요한 5,6), “안식일에 좋은 하는 것이 합당하냐? 남을 해치는 일을 하는 것이 합당하냐? 목숨을 구하는 것이 합당하냐? 죽이는 것이 합당하냐?”(마르 3,4), “목숨이 음식보다 소중하고 몸이 옷보다 소중하지 않으냐?”(마태 6,25), “너희가 무엇을 보러 광야에 나갔더냐?”(마태 11,7), “누가 내 어머니이고 누가 내 형제들이냐?”(마태 12,48) 등이 있다.
예수님의 질문은 사람들로 하여금 생각하게 하는 특징이 있다. 예수님은 이미 마음속의 생각을 읽고 질문하기에 그 질문은 능력이 있었고 질문 하나로 할 말을 잃게 하는 힘이 있었다.
오늘 우리 교육의 현장에서는 질문이 활발하게 일어나야 한다. 질문을 하고 싶어도 주저할 수밖에 없는 폐쇄적인 분위기를 바꾸어야 한다. 어떤 질문이라도 자유롭게 하면서 생각을 칼처럼 다듬어 가도록 해야 한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교사들의 질문법 계발이 요구된다. 질문으로 수업을 이끌어가고 질문 하나로 인생의 방향을 바꾸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강의로 교육하는 것은 지루하지만 질문으로 시작하면 흥미를 갖고 적극적으로 동참하게 된다. 천재 교육으로 유명한 유다인들의 교육 방법은 암기가 아닌 스승과 학생들 사이에 계속되는 질문과 대답 그리고 토의와 설명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들은 수천 년을 두고 문제에 대해서 토론을 했다. 삶에는 미리 정해진 답이 없고 상황에 따라서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살았다. 그런 이유로 유다인은 대답보다는 질문을 평가한다. 질문을 잘하면 이미 답을 얻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래서 프란시스 베이컨은 이렇게 말했다.
“기술적인 질문을 던진다는 것은 이미 그 문제에 대해 절반은 알고 있다는 말이다.”
우리의 문화는 질문보다는 순종을 강요해 왔다. 그저 어른들의 말을 듣고 지내는 것이 미덕으로 여겨져 왔다. 이런 문화적 배경이 결국 우리로 하여금 질문에 약하게 만들었다. 다른 사람에게뿐 아니라 자신에게도 끊임없는 인생의 질문을 해야 한다. 그것이 자기를 계속적으로 성장시키며 사고 능력을 배양하는 길이다. 우리 교육의 평가는 대답을 원한다. 그러나 알고 보면 대답보다는 질문을 평가해야 한다. 질문을 던질 수 없는 교육은 죽은 교육이요, 자기에게 응용이 아직 안 된 상황이다. 새롭고 창의적인 것은 답이 아니라 질문을 통해서 만들어진다.
첫댓글 아멘. 아멘.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