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일기

[날아(捏娥)]

2월 6일 반찬봉사의 날. 예전엔 멸치 다듬기 등이 주업무였는데 계란말이를 위해 계란을 분리합니다. 네모난 큰 스텐 다라이 앞에 모자간의 봉사가 시작됩니다. 탁~ 내용물을 분리해 내어 다라이에. 계란 껍질 속 끈적한 흰자가 길게 흘러내립니다. 소록도 천사 마가렛 할매(오스트리아, 88세 선종)가 생각났지요. 빵과 쿠키를 만들 때, 남은 흰자를 일일이 손으로 훑어 내리셨다는 일화. "아깝다. 이것도 구하지 못해 굶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으냐."... 소중한 식량. 굶주리고 배고프던 한국을 체험하신 푸른 눈의 수녀님들을 기억합니다.

다듬고 씻고 데치고 다지고, 볶고 무치고...집에서 하는 일의 반복이라 그리 어려울 것 같진 않은데요, 글쎄. 메뉴 작성과 하하님들의 동의. 장보기. 분량에 맞는 여러재료들 구입의 지능적 계산도 필요하겠지요. 주방에 들어가면 큰 조리기구에 우선 압도당합니다. 열기와 함께. 낑낑 들고나와 분리,배분. 반찬통들에 듬뿍 담아내는 넉넉한 손들. 그리고 말예요. 간이 맞는지 손에 들고 와 하하님들에게 아~시식시키는 모습들도 정겹습니다. 양념들 똘똘 뭉쳐진 봉사축제의 현장입니다.

흰가래떡. 잘 먹었어요. 아주 옛날. 설이 돌아오면 며칠 전 방앗간은 떡 뽑으려 오는 사람들로 북적였지요. 바쁜 엄마를 대신해 길게 늘어선 줄에 다라이 앞에 두고 하염없이 순서를 기다리던 추억이 쫄깃한 가래떡에 어립니다. " 도대체 엄마는 언제 오시나." 김 모락모락 피어나던 방앗간처럼 그저 꿈같이 가물거립니다.

나와 조금은 비슷한 처지의 단원과 우연히 이야기를 나뉬는데(일치하는 부분에 공감하며) 매사에 근심,걱정보다는 기다리는 여유를 지닌 초월적 사고에 용기를 얻게됐지요. '나는 행복하다'고 믿고 감사하는 자세. /아마 어떻게 잘되겠지.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희망이 좋은 결과를 주었다./즐거운 나의 집(공지영)-자유스러운 그녀의 영혼에 흠뻑 빠진 하루였습니다. 그래~행복해지자.

[한아]

나는 행복하다, 오늘도 이 감정을 선택하렵니다. 언니에게도 행복한 하루이기를 바랍니다 ❤️

[비채]

명절을 앞둔 시골 방앗간의 풍경이 떠오르네요. 하얀가래떡 또 먹고싶은걸^^
오늘도 행복하게,
명절은 즐겁게 보내시길 바래요~
언니! 복많이 받으세요♡

[마리아]

하하문화를 다져가는 도시락봉사
훌륭하십니다

수녀님, 계란 흰자를 훑어내리셨군요.
부러 가장 가난한 나라에 오신
외국 신부님들,,
그 분들 영혼,,
쉽게 언급하기도 송구합니다.